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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어쩌면 우리는 같은 슬픔을 지닌 사람들 [TV와치]

박은해 입력 2020.06.29. 11:03

tvN 토일드라마'사이코지만 괜찮아'(연출 박신우/극본 조용)에서 쓸모 없는 자식은 필요하지 않다는 국회의원에 말에 문강태(김수현 분)가 분노하며 한 말이다.

부당한 일이 있어도 늘 묵묵히 참아내던 문강태가 처음으로 제 속내를 드러내 순간이었다.

분노한 어머니에게 뺨을 맞으면서도 권기도는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 맞는 사람은 안다. 그렇게 맞으면 기분이 안 나쁘거든"이라고 말하며 행복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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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그럼 낳지 말았어야지!"

tvN 토일드라마'사이코지만 괜찮아'(연출 박신우/극본 조용)에서 쓸모 없는 자식은 필요하지 않다는 국회의원에 말에 문강태(김수현 분)가 분노하며 한 말이다. 부당한 일이 있어도 늘 묵묵히 참아내던 문강태가 처음으로 제 속내를 드러내 순간이었다. 필요하기 때문에 자식을 낳았다는 국회의원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문강태는 어린 시절부터 자폐증을 앓는 형 문상태(오정세 분) 보호자로 살아왔다. 상태가 어쩌다 맞고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머니는 강태부터 혼냈다. 왜 형을 지켜주지 않았느냐고. 술에 취한 어머니는 어느 날 강태를 꼭 끌어안고 "키우는 건 엄마가 할 테니 넌 형을 지켜줘야 한다. 엄마가 그러라고 너 낳았다"고 말한다.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된 어린 강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강태는 그렇게 형 상태를 지키기 위해 정신병원 보호사가 되고, 철저히 상태의 보호자로 살아간다. 형을 지키는 것이 제 존재 이유임을 증명하듯 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강태의 삶은 고문영(서예지 분)을 만나고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참고 묵묵히 견뎌내던 자신과 달리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구는 문영은 항상 솔직하다. '갖고 싶다' '예쁘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 없는 문영이 강태는 낯설고 불편하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가끔은 불퉁한 마음이 든다.

6월 29일 방송된 '사이코지만 괜찮아' 4회에서는 어린 시절 학대로 조증과 노출증을 앓게 된 권기도(곽동연 분)가 결국 아버지 선거 유세장까지 가서 모든 사실을 폭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를 도운 것은 문영이었다. 분노한 어머니에게 뺨을 맞으면서도 권기도는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 맞는 사람은 안다. 그렇게 맞으면 기분이 안 나쁘거든"이라고 말하며 행복하게 웃었다.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부모의 작은 관심이었다는 듯이.

극 중에서 문영은 동화를 "현실 세계의 잔혹성을 역설적으로 그린 잔인한 판타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상처는 결국 문영의 동화 '좀비아이'에 투영된다. 동화 속에서 좀비처럼 식욕만 남은 아이를 지하실에 가두고 가축을 훔쳐다 줬던 어머니는 가축이 없어지자 제 팔 다리를 내민다. 몸통만 남은 어머니를 끌어안은 아이는 "엄마는 참 따뜻하구나"라고 말한다. 진정으로 원한 것은 먹어 치울 가축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었다는 듯.

'좀비아이'는 문영의 이야기기도 했다. 문영은 '좀비아이'를 통해 자신을 자식 아닌 완벽한 작품으로 대했던 어머니, 자신을 죽이려 했던 아버지에게 자신이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당신들의 관심과 사랑이었다고 말한다. 늘 어머니의 사랑이 고팠던 강태는 '좀비아이'를 읽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이내 문영이 아버지에게 목이 졸렸다는 말을 듣고는 다급하게 문영을 찾아 나선다. 강태는 깨달았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슬픔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아동학대를 겪고 자라난 이들이 가슴 속에 품어온 상처와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서로에게 "넌 나를 절대 모른다"고 단언했던 강태와 문영. 두 사람이 서로의 결핍을 서로의 온도로 채워줄 수 있을지 앞으로 전개가 주목된다.(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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