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가요] B급 장르의 반란..대한민국은 지금 트로트 열풍

김민지 기자 2020. 6.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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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올 상반기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트로트 전성시대였다. 지난해 방송된 TV조선(TV CHOSUN) '미스트롯'의 인기 덕분에 재조명받았던 트로트는, 올 상반기 '미스터트롯'까지 흥행에 대성공하며 중장년층은 물론 1020 세대까지 즐기는 장르로 거듭났다. 덕분에 'B급 정서'로 취급받았던 과거를 벗어나 'A급 콘텐츠'로 도약했다.

올 1월2일부터 3월12일까지 방송된 '미스터트롯'이 쏘아 올린 공은 올 상반기 가요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음원 차트다. 트로트 열풍 전 음원 차트는 아이돌 음악, 혹은 힙합 장르의 곡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간간히 발라드도 순위권에 들긴 했지만, 트로트를 메인 차트에서 찾아보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하며 차트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이달 24일 일간 차트 톱100에는 임영웅의 '이젠 나만 믿어요'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영탁의 '찐이야'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진입했다. 들어가기조차 어렵다는 톱100 차트에 트로트가 4곡이나 포함됐다는 건, 그만큼 이 장르를 즐겨 듣는 사용자들이 늘었다는 걸 의미한다. 실시간 차트에도 김호중의 '할머니'를 비롯한 트로트 곡이 종종 진입해 그 인기를 가늠케 한다.

TV조선 © 뉴스1
미스터T/WithHC © 뉴스1

트렌드를 읽은 트로트 가수들은 발 빠르게 활동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미스터T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미스터T는 '미스터트롯' 출신 강태관 김경민 이대원 황윤성이 결성한 4인 트로트 그룹. '미스터트롯' 프로그램 종영 이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이들이 아이돌처럼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 시너지를 발산하겠다는 의도다. 미스터T는 지난 18일 첫 번째 싱글 '딴놈 다 거기서 거기'를 발매해 호응을 얻으며 활동 중이다.

미디어랩 시소 © 뉴스1

올 상반기엔 스타들 역시 트로트를 적극 활용했다. 코미디언 김신영은 지난 5월 가수 부캐(부캐릭터) '둘째이모 김다비'로 트로트 장르의 신곡 '주라주라'를 발표했다. 직장인들의 고충과 애환, 바람을 간절하게 풀어낸 가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리스너들의 공감을 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장수 혼성 그룹 코요태 역시 트로트에 도전했다. 그간 흥겨운 댄스 음악으로 사랑받아온 코요태는 이달 20일 레트로 댄스 트로트 '히트다 히트'를 발표, 새로운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활동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개그맨 김재욱 역시 11일 '인생한방'이라는 곡을 공개해 트로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뉴에라프로젝트, MBC © 뉴스1

올 상반기엔 드라마 OST에도 트로트 바람이 불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OST에는 '미스터트롯' 5인방이 참여했다. 장민호 '대박 날 테다', 이찬원 '시절인연', 김희재 '오르막길', 영탁 '꼰대라떼', 정동원 '친구야' 등은 드라마에 삽입돼 극을 더 풍성하게 했다. 역시 '미스터트롯' 출신인 류지광은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OST '님과 함께'에 참여했으며, 고재근 역시 TV조선 '어쩌다 가족' OST를 불렀다.

장르의 흥행 덕에 아이돌 그룹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이전보다 더 높은 빈도로 트로트 가수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난 수개월 간 MBC '쇼! 음악중심'에는 태진아 임영웅 영탁 김수찬 김신영 조명섭 마이진 등이 출연했으며, SBS '인기가요'에도 임영웅과 태진아가 무대에 올랐다. 트로트의 인기 덕에 가수들이 설 무대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났다.

‘미스터트롯’ 신인선(왼쪽), 이대원 © News1

올 상반기 트로트가 대세로 떠오른 배경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로 들어선 요즘, 자식을 다 키운 어르신들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중장년층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생겼고, 이에 대한 관심이 트로트 장르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 세대들 역시 부모, 조부모를 보며 같이 트로트를 즐기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트로트가 꾸준히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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