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웃음+눈물 속 졸업, 여운 가득한 21년 마침표[TV와치]

이하나 입력 2020. 6.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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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가 슬픔까지 웃음으로 승화하며 21년 역사를 마무리 지었다.

6월 26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는 105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1999년 첫 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2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10회도 채우지 못하고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허다한 방송 환경 속에서 21년 동안 명맥을 이어 온 '개그콘서트'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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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개그콘서트’가 슬픔까지 웃음으로 승화하며 21년 역사를 마무리 지었다.

6월 26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는 105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은 21년 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추억의 코너와 인기 캐릭터가 등장했다.

1999년 첫 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2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개국공신인 김대희, 김준호를 비롯해 박준형, 정종철, 이수근, 유세윤, 강유미, 안영미, 신봉선, 박나래, 장도연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스타를 배출했으며, 방송을 통해 탄생한 유행어도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개그콘서트’는 급변하는 방송 트렌드와 유튜브의 성장, 스타의 부재 등으로 최근 몇 년 간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힘을 잃었다. “재미없다”는 시청자들의 비판 속에 늘 ‘폐지론’이 따라다녔고, 오랫동안 일요일 밤을 지키던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12월 토요일로 편성을 옮긴 지 4개월 만에 금요일로 자리를 옮기는 처지가 됐다.

부진을 거듭하던 ‘개그콘서트’는 결국 21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이로써 지상파 3사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모두 사라졌다. 마지막 녹화를 앞둔 순간에는 한 신인 개그맨이 KBS 본사 연구동 건물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안팎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됐지만, 출연자들은 마지막 녹화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매순간 개그맨 본능을 잃지 않았다. 26일 방송은 ‘개그콘서트’ 장례식 콘셉트의 ‘마지막 새 코너’가 포문을 열었다. 김대희는 “21년 살았으면 호상이다. 이 정도면 됐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박성광은 “1등 시청률만 기억하는 더러운 KBS”라고 외치며 일침을 날렸다. 박준형은 눈물을 흘리며 무를 갈았다.

또 지난 10년간 프로그램을 지켜온 일부 개그맨들은 “우리 개콘 10년 씩 했다. 근데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우리를 못 알아본다”고 셀프 디스를 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개그콘서트’의 영광을 함께한 출연자들도 대거 등장했다. 박휘순, 안상태, 강유미, 윤형빈 등은 ‘봉숭아학당’ 코너에 출연해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유행어를 재연했다. 그 중 강유미는 베놈 캐릭터로 분장해 “희극인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KBS 코미디는 절대 죽지 않는다. 우리가 선배님 때처럼 다시 최선을 다해 만들면 새로운 포맷을 만들 수 있을 거다”고 외치면서도 “이제 유튜브가 대세다. 빨리 채널 만들어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개그맨들은 ‘첫사랑’, ‘선물’, ‘내 인생의 가장 오랜 직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등으로 ‘개그콘서트’를 표현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 이날은 ‘개그콘서트’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이태선 밴드가 등장해 의미를 더했다. 현장에 참석한 개그맨들은 이태선 밴드의 등장에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도 무대에 올라 함께 춤을 추며 서로를 격려했다.

10회도 채우지 못하고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허다한 방송 환경 속에서 21년 동안 명맥을 이어 온 ‘개그콘서트’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남긴다. 비록 여러 문제로 등 떠밀리듯 퇴장했지만, 21년간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왔던 시간과 노력만큼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날 방송 말미 제작진은 “개콘 졸업식에 오신 시청자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기약 없는 이별이지만 언젠가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이 더 큰 웃음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 캡처)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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