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우도환과 김경남이 이토록 주목될 줄이야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0. 5. 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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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같은 인물.

그런 관점에서 보면 조영과 조은섭이라는 두 세계의 완전히 다른 인물을 너무나 익숙하게 오가며 연기하는 우도환은 이 작품에서 특별히 도드라져 보이는 배우가 아닐 수 없다.

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두 인물을 넘나드는 것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보이는 배우가 우도환이라면, 작품 전체의 어떤 비감과 무게를 계속 이어가는 배우가 김경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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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과 김경남이 있어 '더 킹'의 두 세계가 흥미롭다

[엔터미디어=정덕현] 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같은 인물. 사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이 평행세계라는 구조로 인해 연기자들에게도 도전이 되는 작품이다. 두 세계의 관문이 열리면서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한 배우가 1인2역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곤(이민호)과 이림(이정진)은 예외다. 일찍이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 들어간 이림은 그 곳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대한민국의 인물을 죽이고 또 어린 이곤과 평행세계에 사는 아이를 죽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두 세계에 한 존재만 남아 있다.

하지만 정태을(김고은)이나 조영(우도환) 같은 인물은 다르다. 대한민국의 형사인 정태을의 자리를 대한제국의 범죄자인 루나가 세계를 넘어와 차지하려 한다. 정태을의 핸드폰을 통해 그의 정보를 대충 알아낸 루나는 마치 그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얼굴만 같다고 가까운 사람들이 그걸 못 알아볼까. 그를 짝사랑하는 강신재(김경남)에게 갑자기 키스를 하자, 강신재는 루나를 바로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또 이곤 앞에 나타나 정태을처럼 구는 루나를 이곤은 단박에 알아본다.

정태을과 루나라는 두 인물을 이처럼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건 김고은이라는 배우의 몫이 된다. 그는 밝은 이미지의 정태을에서 금세 다크한 느낌의 루나를 오고가며 그 둘이 다른 인물이라는 걸 설득시킨다.

이 부분은 흥미롭긴 하지만 자칫 시청자들에게는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연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인2역으로 한 얼굴이지만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 그런 관점에서 보면 조영과 조은섭이라는 두 세계의 완전히 다른 인물을 너무나 익숙하게 오가며 연기하는 우도환은 이 작품에서 특별히 도드라져 보이는 배우가 아닐 수 없다.

이곤의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대한제국의 조영이 어떤 위협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과 단단함을 보여준다면, 조은섭은 어딘지 허술해 보이지만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진다. 우도환은 심지어 두 인물이 만나는 장면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보여주기도 한다. 표정과 말투, 사투리 같은 것들이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여져 조영과 조은섭은 진짜로 별개의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도환과 함께 이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또 한 배우는 김경남이다. 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두 인물을 넘나드는 것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보이는 배우가 우도환이라면, 작품 전체의 어떤 비감과 무게를 계속 이어가는 배우가 김경남이다. 정태을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대한제국에서 넘어와 살고 있고 그래서 그 출생의 비밀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강신재라는 인물의 무게를 온전히 소화해내고 있어서다.

두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그 부딪침을 그려내는 <더 킹>은 사실 그 세계가 복잡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작품에 몰입감을 주는 배우들이 있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 막중한 역할을 잘 떠받쳐 주고 있는 우도환과 김경남의 연기는, 그들이 연기했던 그 어떤 작품들보다 더 주목되는 면이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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