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한소희 "비혼 장려 드라마? 나도 결혼 못 할 듯"[EN:인터뷰]

뉴스엔 2020. 5. 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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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말 그대로 '비혼 장려' 드라마였다.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을 펼친 한소희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배우 한소희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에서 이태오(박해준 분)와 불륜을 저지르는 필라테스 강사 여다경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화려한 외모에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불안과 의심 등 수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여다경을 세밀한 눈빛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그려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난 한소희는 여다경을 연기하며 느낀 고민들을 털어놨다. 특히 그는 "여다경이 대체 왜 이태오에게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 빠졌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처음 제가 풀어나가야 할 관건 중 하나가 이 부분이었다. '어리고 금수저인 다경이가 왜 애 딸린 유부남을 사랑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한소희는 "다경이라는 캐릭터는 부모님의 권력에 등 떠밀려 살았던 인물이다. 자기 꿈, 직업, 미래를 중요시한다기보다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자극을 주는 것에 대한 결핍이 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캐릭터 설정에 '꿈 없이 산다'는 워딩이 있다. 반면 태오는 쥐뿔도 가진 게 없지만, 열정 하나로 예술 산업에 뛰어들지 않았나. 그런 것들이 다경이 눈에는 멋있어 보였을 것 같다"고 밝힌 뒤 "그리고 선배님이 실제로 진짜 잘생겼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김희애의 뒤통수를 때렸던 식탁 신이다. 한소희는 "너무 무서웠다. 기억에 남는 것보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굉장히 공포로 다가왔다. 그 사건이 저희가 떠나게 되는 계기가 되니까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또 선우 선배님이 바다에 들어가는 신도 기억에 남는다. 모든 상황의 종지부처럼 보였다. 선배님이 웃으면서 들어가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허망함과 허탈함을 느끼면서, 미묘하게 편안함까지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불륜녀임에도 불구, 방송 후반 여다경은 '불쌍하다'는 동정을 얻기도 했다. 한소희는 "저희 드라마에서 끝까지 구원받지 못하는 캐릭터가 두 명 있는데, 이태오 선배님과 손제혁(김영민 분) 선배님이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아이가 생긴 기점부터 다경이를 향한 동정의 감정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정말 소름 끼치게 똑같을 만큼 지선우 선배님의 초반 감정과 다경이의 감정선이 비슷해진다. 그렇다 보니 동정 어린 시선도 생긴게 아닌가 싶은데, 그건 정말 소수에 불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다경이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중에 다경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시청자분들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던 것 같다. 절대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건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이해를 해주는 분들이 생기니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부부의 세계'는 '비혼 장려 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만큼 결혼의 환상을 깨는 작품이었다. 미혼인 한소희 역시 많은 생각을 했을 터. "저도 결혼을 못 할 것 같다"고 입을 연 한소희는 "단순히 불륜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고예림(박선영 분) 손제혁 선배님의 서사에는 의심과 불안, 불신에서 오는 박탈감이 있고, 설명숙(채국희 분) 선배님은 비혼으로 살면서 직장에서 겪는 부조리함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정말 완벽한 것 같은 가정이 무너지는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는 감히 결혼이라는 걸 시작도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에 지선우 선배님의 감정을 보면 '애'와 '증'이 공존한다. 그 감정이 너무 이해가 되더라. 저 역시 결혼을 하면 누군가를 죽도록 싫어하고 사랑할 텐데 그 감정이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사랑만 하고는 살 수 없는 게 부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소희는 "남자친구도 안 사귀려고 하더라. 아기가 있는 친구들은 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기도 했다. 딱 제니 나이의 아이를 가진 친구들은 일단 남편 차 트렁크 같은 걸 이야기하더라. 세컨드 폰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생생한 반응을 전했다.

뜨거운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리뷰 및 패러디 영상들도 쏟아졌다. 특히 '부부의 세계'를 '또라이의 세계'라고 표현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영상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소희는 "태오 선배님이 현장에서 알려줬다. 어쩜 그렇게 제목을 잘 지으셨는지. 정말 '또라이의 세계'가 맞다. 저도 봤는데 굉장히 재밌더라. 본가에 계신 저희 할머니 반응과 비슷했다"며 웃었다.

"실제 할머니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걱정했다. 베드신을 보고 '소희야. 너 이거 뭐니? 이거 어떻게 된 거니?'라고 하셨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나중에는 너무 재밌다고 하셨다. 김희애 선배님의 '찐팬'이 되셨다"고 덧붙였다.(사진=9ato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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