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백마 탄 왕자님은 더이상 멋있지 않다[TV와치]
[뉴스엔 이민지 기자]
재벌을 만나 인생역전 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진부한 소재가 됐듯 백마 탄 왕자님 역시 시청자들을 혹하게 만들지 못하는 시대다. 김은숙 작가는 그동안 외모부터 재력, 능력까지 다 갖춘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 신데렐라와 백마 탄 왕자님 구도로 로맨스를 전개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연출 백상훈 정지현)에는 진짜 백마를 탄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게다가 왕자가 아니라 황제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이 백마 탄 황제는 종종 유머로 소비되고 있다. 마냥 멋있기만 했던 김은숙표 드라마 남자주인공은 왜 유머의 대상이 됐을까.
'더 킹' 이곤(이민호 분)은 설정상 대한제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완벽한 군주이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기미 없이 물 한 잔 입에 대지 않고 몸에 타인의 손이 닿는 것도 극도로 꺼리는, 매일 밤 죽음을 베고 자는 황제이기도 하다.
이 매력적인 설정의 황제는 드라마가 베일을 벗은 후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겼다. 광화문 한복판에 백마를 타고 등장한 그는 혼자만의 호감으로 정태을(김고은 분)을 쫓더니 갑자기 호아후로 맞이하겠다며 프러포즈를 했다. 자신의 나라가 아님을 빠르게 간파한 후에도 툭하면 참수로 협박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미를 맡기는 등 황제 노릇을 멈추지 않았다.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에 티키타카가 되는 말장난을 넣어 특유의 유머 신들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더 킹'에서는 이 신들이 켜켜이 쌓여 이곤 캐릭터를 멋있기 보다 "왜 저럴까" 싶은 황제로 만들었다.
5월 22일 방송된 11회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한제국으로 온 정태을을 구하기 위해 나선 이곤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를 타고 이동하고, CCTV를 이용해 발빠르게 정태을의 위치를 파악한 이곤은 대뜸 백마를 타고 등장했다. '백마 탄 왕자님의 멋짐'을 구현하고자 했겠지만 총과 차가 있는 가운데 말과 칼을 들고 등장한 이곤의 모습은 비효율적이고 쌩뚱맞기만 했다. 대본을 통해 최소한 차를 탈 수 없었던 이유를 만들어줬어야 했다. 게다가 절차 없이 역적들을 베어버리는 모습은 앞서 황제가 농담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참수'가 진짜였다는 섬뜩함만 안겼다.
연출 역시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이곤이 백마 맥시무스를 타고 역적들 사이를 지나가자 맥시무스에게서 장풍이라도 나오는듯 모두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실소를 유발했다. '도깨비'의 유명한 장면을 어설프게 따라했다는 지적만 받았다.
12회에서는 대뜸 군복을 입고 밥을 하는 이곤의 모습이 등장했다. 정태을을 위해 손수 요리를 하는 황제의 다정한 면모를 보여준 장면이었지만 멋있어 보이려는 노림수로 군복을 꺼내입은 모습은 이곤을 오히려 우습게 만들 뿐이다. 이민호의 피지컬을 도드라지게 보여줄 제복핏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그가 군복을 입어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줬어야 했다.
그저 백마만 탄 왕자는 더이상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이 아니다. 멋있는 모든 설정을 그야말로 '몰빵'하기 위해 남자 주인공을 황제로 만들었다면 이 황제가 대한제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도 제대로 보여줬어야 했다. '더 킹'은 이에 실패했다. 황제의 멋짐은 나라와 백성 대한 책임감을 기반으로 해야 하지만 이곤은 사랑에 푹 빠져 궁을 비우고 다른 세계로 떠나버리곤 한다. 직업을 '황제'로 설정했다면 시청자들이 로맨스보다 '저 나라는 어떻게 되는거지'라는데 더 신경쓰게 만들면 안됐다.
무리수 설정, 캐릭터 구현의 실패는 시청률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은숙 작가의 '이름빨'이 먹혔던 첫주가 '더 킹'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작 tvN '삼시세끼 어촌편5', JTBC '아는형님'에 밀려 고전 중이다. (사진=화앤담픽쳐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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