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바람 부는 '부부의 세계' 2막 궁금하다면 이들을 주목해라

민경원 입력 2020. 4.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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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닥터 포스터'로 본 관전포인트
아들 둘러싼 2차전, 승자는 누가 될까
새로 등장한 썸남, 불륜녀 반전 기대
‘부부의 세계’의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 부부. 서로 멱살을 잡고 싸웠다. [사진 JTBC]

“이 드라마 오늘 끝나나요? 아무리 봐도 마지막 회 같은데.”
지난 11일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6회 방영 후 시청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통상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배우자의 외도 상대를 찾고 복수를 하기 위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는 것과 달리 ‘부부의 세계’는 6회 만에 그 모든 일을 마쳤기 때문이다. 극 중 부부였던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는 이혼을 하고 불륜녀 여다경(한소희)과 함께 고산을 떠난다. 7회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와 성대하게 벌이는 결혼식 겸 환영파티로 시작된다.

2015년 영국 BBC에서 방영된 원작 ‘닥터 포스터’ 시즌 1이 1막에 해당한다면, 이제 2017년 방영된 시즌 2를 기반으로 한 2막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시즌 1, 2는 각각 5부작으로 16부작인 한국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여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진 원작과 달리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며 “부부를 다룬 다른 작품들이 보여주지 못한 깊은 부분까지 치고 들어갈 것”이라 공언했던 터다. 이에 원작을 토대로 ‘부부의 세계’ 2막은 어떻게 전개될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원작 ‘닥터 포스터’에서 부부 연기를 선보인 젬마(슈란느 존스)와 사이먼(버티 카벨). [사진 BBC]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JTBC는 ‘부부의 세계’ 후속으로 ‘닥터 포스터’를 편성했다. 현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와 왓챠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시즌 3 제작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작에서 여주인공 젬마 포스터 역을 맡았던 배우 슈란느 존스는 최근 영국 주간지 ‘라디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즌 3 관련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냐고 답해왔지만, 내 생각에 젬마의 이야기는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내용에는 ‘닥터 포스터’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엄마가 더 싫어, 아빠가 더 싫어?”

아들 이준영(전진서)이 아빠에게 가겠다고 하자 ’그럼 죽어버리겠다“며 협박하는 모습. [사진 JTBC]

지선우 입장에서 보면 1막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남편이었다면, 2막에서는 아들 이준영(전진서)이 그 바통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혼 후 평온함을 되찾은 그의 삶에 다시 한번 파문을 일으키는 탓이다. 항상 일로 바쁜 엄마보다는 자신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 아빠에게 심정적으로 의지했던 준영의 삶도 꼬이기 시작한다.

원작에서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가 아닌 ‘엄마가 더 싫어, 아빠가 더 싫어’ 사이에 고민하다 둘 다 떠나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만 16세면 독립을 할 수 있는 영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만 19세는 돼야 법적으로 성인이 되기 때문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학업을 둘러싸고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원작에서는 외할아버지·외할머니의 사망 경위를 전혀 모른다. 하지만 한국판에선 교통사고를 둘러싼 전사가 추가된 만큼 사고에 얽힌 비밀을 직접 파헤치게 될지도. 지선우 역시 이 사고의 영향으로 의사의 길을 택했다.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이 제대로 붙으면

지선우와 여다경(한소희)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스타일은 다르지만 닮은 구석이 있다. [사진 JTBC]

지선우는 2막에서 새로운 복수극을 계획하게 될 것이다. ‘굴러들어온 돌’에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빼앗길 순 없기에 ‘박힌 돌’의 저력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순간이 왔다고 해야 할까. 1막에서 남편 친구이자 친한 동생의 남편인 회계사 손제혁(김영민)과 하룻밤을 보내고, 이를 톡톡히 써먹은 경험은 2막에서도 재현된다. 상대가 한때 자신의 남편이었지만, 지금은 남의 남편이 된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전 남편과 재회는 새로운 무기가 된다.

하지만 현 부인 여다경이 이를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다. 원작에서 케이트(조디 코머)는 비교적 순순히 계략에 걸려들지만, 여다경은 비중이 한층 커진 만큼 새로운 반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걸크러시 캐릭터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고, “그 남자의 취향이 곧 나”라는 전 부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할지도 모른다. 사업가의 딸로서 의사 못지않은 명석한 두뇌를 지녔음을 몸소 보여줄지도.


그날 그 하룻밤은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손제혁(김영민)이 혼자서 흠모하던 지선우의 손을 얼굴에 갖다대고 있는 모습. [사진 JTBC]

손제혁의 부인 고예림(박선영)도 2막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 부부는 주요 인물 중 가장 각색이 많이 된 인물로 부부 관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원작에서는 외도가 하룻밤 실수처럼 지나가지만, 한국판에서는 손제혁이 오랫동안 지선우를 마음에 품고 있는 설정이다. 그 마음이 지선우에게 득이 될지, 혹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그에 따라 고예림이 조력자가 될지, 혹은 배신자가 될지도 달라질 테니 말이다.

예림과 준영의 남다른 유대감도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엄마를 어려워하는 준영이 이웃사촌인 예림을 더 엄마처럼 생각하는 것은 원작과 같다. 하지만 아이를 원하지만 남편 뜻에 따라 딩크를 택했다거나 여전히 배란일을 체크하며 아이 갖는데 협조하라고 종용하는 모습은 한국판에서 추가된 설정이다. 엄마가 아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죽인 것처럼 묘사한 드라마에서 아들을 갖고 싶은 또 다른 엄마가 무슨 일을 벌일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새롭게 등장한 썸남+스파이의 정체는

병원에 새로 온 신경전문의 김윤기(이무생). 이혼남으로 지선우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사진 JTBC]

가정사랑병원에 새로 부임한 신경전문의 김윤기(이무생)도 주목할 만하다. 원작 시즌 2에서는 두 명의 인물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김윤기는 이 두 사람을 섞어놓은 듯한 캐릭터다. 한 사람은 아들이 다니는 학교 과학 교사로 여주인공의 새로운 ‘썸남’. 다른 한 사람은 새로온 신경의라는 설정은 같지만, 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었다. 전 남편의 대학 동창으로 새로운 정보원인 동시에 오래전 이혼을 경험한 동병상련의 처지로 급속하게 친해진다.

그렇지만 이 남자마저 빌런으로 변해버릴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부부의 세계’에 나오는 모든 남자가 지선우에게 해를 끼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각색 과정에서 저마다 지닌 악한 면모가 최대치로 높아진 탓이다. 특히 바텐터이자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민현서(심은우)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의 백수 남친인 박인규(이학주)의 악행 강도도 세졌다. 과연 누가 끝까지 지선우 곁에 남을지도 궁금증을 더한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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