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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보조교사 된 개그우먼 장효인 "갑작스런 엄마와의 이별, 무대에 설 수 없었어요" [인터뷰]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입력 2020.04.07. 09:07 수정 2020.04.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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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 두근두근 코너에서 국민 썸녀로 인기를 모았던 개그우먼 장효인, 스포츠경향과 만나 무대를 잠시 떠나 유치원 보조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사진 장효인

“뚜~뚜루뚜뚜~뚜루뚜뚜~”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인 ‘두근두근’에서 개그맨 이문재와 함께 사랑과 우정 사이에 서 있는 두 남녀를 코믹하게 그린 개그우먼 장효인, 그의 근황이 화제다. ‘개콘’ 무대에서 잠시 내려와 유치원 보조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스포츠경향은 개그우먼 장효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벌써 교직 생활 4년차 베테랑 선생님으로 경기도 동탄신도시 한 유치원에서 제 2의 꿈을 이뤄가고 있었다. 무대에 서는 것도 꿈이었지만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도 꿈이었다는 장효인의 요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모 유치원에서 보조교사로 재직 중인 개그우먼 장효인. 무대에서 갈고 닦은 연기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실감나는 구연동화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장효인

■일찍 떠난 어머니, 무대 설 수 없었다

“원래 어릴 때부터 꿈이 많은 아이였어요. 사춘기때 연극배우로 진로를 정하면서 유치원 선생님의 꿈은 잠시 미뤄뒀거든요.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두근두근’ 코너를 하면서도 교사 자격증 시험도 알아보고 했었는데 쉽지는 않더라구요.”

뜬구름을 잡듯 막연하게 꿈꾸던 유치원 선생님, 무대에서 유치원으로 무대를 옮기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그의 곁을 떠나면서다.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제가 좀 충격을 먹었어요. 특히 엄마는 제가 방송하는 모습을 너무 좋아했던 분이라 무대에 오르기가 더 쉽지 않았어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힘들고 제 아픔을 추스리지 못 하다보니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자체를 더이상 못하겠더라구요.”

인생의 고비였다. 사회생활 조차 힘든 시기에 모든 일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유치원 교사인 사촌의 권유로 오랜 꿈이었던 유치원 보조교사 일을 시작하게 됐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제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웃고 있더라구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아실거예요. 아이 보는 일이 힘들어도 그 아이가 주는 행복이 있어 커버가 되잖아요? 제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고 있더라구요.”

방송 복귀가 가능해질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는 유치원 측에서 그를 잡았다.

“원장님과 이사장님이 유치원 선생님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며 붙잡으셨어요. 비단 여기가 아니더라도 아이 교육 공부는 더 해보라고 권하셨죠. 저도 생각해보니 지금 아니면 이 일을 더이상 못할 것 같더라구요. 아이들하고 있으면 이렇게 마음이 편하니, 제 길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고 ‘1년만 더 해보자’했던 것이 이제는 어엿한 4년차 유치원 보조교사가 됐다.

유치원 재직 4년차인 개그우먼 장효인은 유치원 선생님들을 위한 ‘힐링 토크 콘서트’ 무대에 서며 서로 고충을 나누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진 장효인

■무대서 갈고 닦은 연기력, 이제는 구연동화로

현역 개그우먼 출신 장효인은 유치원 내 단연 인기 최고 선생님이다. 그는 타고난 개그본능으로 아이들을 웃기고, 열다섯 살부터 배운 연극 수업으로 리얼한 구연동화를 펼칠 수 있다.

“부모님들이 날 보자마자 경계심 없이 굉장히 가깝게 다가오더라구요. 또 제가 구연동화를 하면 모든 연기가 가능하다 보니 ‘동화 맛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매일 아침 20여명의 아이들이 책 한 권씩 들고 제 앞에 줄을 선답니다(웃음).”

그에게 유치원 보조교사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직업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상 개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터라 더욱 아이들이 보고 싶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쉬는 날 유치원에 간 적도 있고요. 토요일에도 평일인 줄 알고 출근준비를 한 적도 있어요.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무대를 아주 져버린 것은 아니다. 때때로 들어오는 행사는 유치원 생활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소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보육교사를 위한 ‘토크 힐링 콘서트’ 무대에 서기도 했다.

“유치원 선생님은 정말 스트레스 많은 직업 중 하나예요. 요즘은 부모님들의 요구사항이 구체화됐고, 아이들을 조심히 보육해야 하는 시대라 선생님의 손동작 하나, 말 한 마디도 신중해야 하거든요. 선생님들은 스트레스 해소가 여의치 않아요. 술을 마실 수도 없고 노는 것도 맘 편히 놀지 못해요. 제가 강연 무대에서 그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웃음을 주니 선생님들 반응이 좋더라구요. 공연은 코로나19 탓에 8월9일에 다시 시작할 예정이에요.”

개그우먼에서 유치원 선생님으로… 장효인의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50세 쯤에는 연극무대에 서고 싶다.

“제 멘토인 임하룡 선배님과 요즘도 가끔 통화해요. 선배님은 ‘때라는 건 없다. 그때가 때인 거야’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방송을 하면서도 유치원 보조교사의 꿈을 이뤘으니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싶어요.”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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