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팝송에 한국어가..'영어중심성' 허무는 K팝 스타들 피처링

김효정 2020. 3. 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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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영국 '걸크러시' 가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팝스타 두아 리파와 마마무 화사의 '피지컬'(Physical) 리믹스 버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K팝 스타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국어 가사를 팝 음악에 녹이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대중에 호소할 수 있고 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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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두아리파, BTS 슈가-할시 협업곡 등 한국어로 피처링 잇따라
두아 리파 '피지컬'에 피처링한 화사 [RB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보람 기자 = "서로의 눈치만 보지만 / 네 속마음 들킨걸 아는 걸 / Don't you agree(그렇지 않니)?"

한국과 영국 '걸크러시' 가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팝스타 두아 리파와 마마무 화사의 '피지컬'(Physical) 리믹스 버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화사가 "이 밤은 흘러가고 / 더는 숨기려고 해도 의미 없어" 등 한국어 가사로 자기 파트를 부르고 후렴구를 지나 두아 리파가 영어로 이어받는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K팝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K팝 스타들이 유명 팝 가수 노래에 피처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K팝 스타들이 모국어인 한국어로 목소리를 보태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피지컬' 리믹스 버전이 지난 18일 정오 발표되자 국내 음원사이트 등에서는 '도입부가 한국어로 나와 놀랐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내에서 두아 리파 음악 유통을 담당하는 워너뮤직 코리아 측은 "워너뮤직 코리아에서 한국어 가사로 노래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고, 두아 리파가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두아 리파가 발매한 '두아 리파(컴플리트 에디션)' 앨범에는 블랙핑크가 참여한 '키스 앤드 메이크업'이 수록됐는데, 여기서도 블랙핑크는 한국어로 일부 파트를 소화했다.

영국 출신 팝스타 두아 리파 [워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가 최근 '매닉'(Manic) 앨범에 수록한 '슈가의 인터루드'(SUGA's Interlude)에서도 방탄소년단 슈가의 한국어 랩과 할시의 영어 노래가 어우러진다.

슈가는 이 곡에서 "해가 뜨기 전 새벽은 무엇보다 어둡지만 / 네가 바란 별들은 어둠 속에서만 뜬다는 걸 절대 잊지 마"라며 한국어 가사로 진솔한 메시지를 전한다. 할시가 지난 1월 유튜브에 공개한 가사 비디오(Lyric Video)도 슈가 파트를 한글 그대로 보여준다.

영미 음악이 주류를 차지한 팝계에서 한국어는 과거만 해도 이질적인 요소였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말한 영화계의 '1인치 장벽'(자막)이 팝 음악계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K팝 스타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국어 가사를 팝 음악에 녹이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대중에 호소할 수 있고 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언어 장벽이 점차 허물어지는 셈이다.

'슈가의 인터루드' 가사 비디오에는 슈가 파트를 영어로 번역하지 않아 좋다며 "그의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신호 같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에는 국경이 사라진 지 오래다. K팝은 이런 '초 국경적' 플랫폼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지분을 넓힌 장르 중 하나다. K팝 팬층이 확장되면서 해외 팬들이 한국어 용어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쓰는 현상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한국어를 비롯해 여러 언어와 문화 요소가 혼재된 음악이 오히려 젊은 청자에게 '핫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제이홉과 베키 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세계적 인기를 끈 방탄소년단 제이홉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도 한 사례다. 이 노래에서 제이홉은 한국어로, 멕시코계 라틴 팝 가수 베키 지는 스페인어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냈고 함께 영어로 후렴을 부른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은 요즘 문화계의 전체적 화두"라며 "기성 인기가수들보다는 비교적 젊은 세대에 호소하는 뮤지션들이 이런 전략을 쓰는 것은 젊은 층에 먹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영어 중심의 글로벌 팝 음악계에서 비(非)영어, 비서구권 언어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도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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