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비자 단절' 국내 활동 日연예인 어쩌나? [스경X이슈]

한국 아이돌 그룹 내 일본인 멤버, 트와이스 사나, 아이즈원 사쿠라, NCT127 유타. 사진 각 소속사

한일 비자 단절, 한국에서 활동 중인 日연예인들은 어떻게 될까?

지난 5일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인이 90일 이내 단기 체류 시 무비자로 일본을 방문할 수 있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우리 정부도 ‘비자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 6일 일본 비자 면제조치와 이미 발급된 사증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인 출신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가요계는 K팝을 위시한 ‘다국적 글로벌’ 콘셉트 그룹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아이돌 그룹 내에는 일본인 출신 연예인들이 다수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국내 체류 중인 일본인 멤버 ‘살얼음’

걸그룹 내 일본인 멤버는 ‘트와이스’ 미나·사나·모모, ‘아이즈원’ 사쿠라·히토미·나코, ‘로켓펀치’ 쥬리가 있으며 보이그룹에는 ‘NCT127’ 유타, ‘펜타곤’ 유토 등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중앙정부 부처장의 추천서로 발급되는 ‘E6-1’이라는 공연흥행 비자를 갖고 활동 중이다. 이 비자는 최대 2년 기간으로 비자가 발급되는데, 연예 활동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2년마다 갱신을 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당장 일본인 멤버가 당장 국내 체류가 불허되거나 활동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재입국을 하려는 해당자에게만 비자 정지 효력이 발휘된다. 즉 이미 한국에 입국해 활동 중인 일본인 연예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기화가 문제다.

일본의 무비자 중단은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양국의 갈등은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 지난 7월 일본의 한국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국내 일본산 불매운동 그리고 이번 ‘비자 단절’까지 이어지면서 일본인 멤버들은 냉랭하게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서 살얼음을 걷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이들이 국내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양국 비자 문제가 제한 조치된 상황에서 일본 연예인이 해외 출국한다면 향후 국내 입국이 불허될 수 있다. 국내에서 활동을 지속하더라도 ‘자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심리적 압박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류스타 슈퍼주니어 해외 공연 이미지. 사진 SM엔터테인먼트

■K팝 공연 시장도 ‘꽁꽁’

한일 양국의 비자 단절 조치로 국내 K팝 공연계도 피해를 빗겨갈 수 없다. 예정됐던 한국 가수의 일본 콘서트는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분위기이다. ‘코로나19’ 여파는 물론 일본이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한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슈퍼주니어는 오는 25~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기로 했던 공연을 보류하며 ‘대체 공연 유무, 환불 상세 내용은 이후 홈페이지에 알리겠다’고 공지했다. 스트레이 키즈도 오는 21~22일 개최하려던 월드투어 오사카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CJ ENM은 다음 달 3~5일 일본 도쿄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 2020 재팬(KCON 2020 JAPAN)’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케이콘 재팬’은 K팝 공연뿐만 아니라 뷰티, 푸드,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대표적 한류 축제로 일본 내 티켓은 이미 매진된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는 다수의 K팝 그룹은 물론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트와이스, 아이즈원의 출연이 예정돼 있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