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의 전설' 된 김서형, 1년 전 신드롬 다시 일으킬까

양형석 입력 2020. 3. 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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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에서 지상파 첫 주연 맡은 김서형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송강호 같은 대배우처럼 나오는 작품마다 '인생작'을 만드는 배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은 긴 연기 활동 속에서도 하나의 인생작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MBC 공채 탤런트에도 합격했던 장서희는 언제나 조단역을 전전하며 10년이 넘도록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던 2002년 임성한 작가의 <인어아가씨>에서 주인공 은아리영 역을 맡으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장서희는 2009년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아내의 유혹>에서 눈가에 점 하나 찍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는 구은재를 연기하며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아내의 유혹>이 방영 당시 4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빠른 이야기 전개 덕분이었다. 특히 구은재가 변신한 민소희에게 번번이 당하면서도 절대 굴하지 않는 '메인빌런' 신애리는 <아내의 유혹>의 인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11년 전 신애리를 완벽하게 연기했던 배우 김서형은 2일 SBS에서 첫 방송되는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 <아무도 모른다>에서 극을 이끌어 가는 단독 주인공을 연기할 예정이다.

악녀 연기의 기준을 제시했던 <아내의 유혹> 신애리
 
 김서형은 <아내의 유혹>에서 특유의 중저음을 최대한 가리고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는 '샤우팅 연기'를 선보인다.
ⓒ SBS 화면 캡처
 
170cm에 가까운 훤칠한 신장에 중저음의 목소리를 앞세워 보이시한 느낌의 차도녀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배우 김서형. 1992년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했던 김서형은 1994년 K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해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공채 탤런트 출신 배우들이 그렇듯 김서형도 데뷔 후 많은 KBS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시청자들의 인상에 강하게 남을 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 김서형이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작품은 2003년 봉만대 감독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었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서 과감한 연기로 주목을 받은 김서형은 2004년 인기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쿨한 성격을 가진 한기주(박신양 분)의 전처 백승경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김서형은 2005년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도 금순이 시댁의 첫째 아들과 결혼하는 하성란을 연기했다.

그렇게 보이시한 이미지의 조연급 배우로 연기자 생활을 이어가던 김서형은 2008년 11월 자신의 운명을 바꾼 첫 번째 인생작 <아내의 유혹>을 만났다. 김서형이 연기한 신애리는 자매처럼 자란 친구 구은재의 남편 정교빈(변우민 분)과 바람을 피고 정교빈과의 결혼을 위해 구은재를 살해하려는 인간 쓰레기다. 혹자는 신애리를 '아무리 민폐를 끼쳐도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없어서 본인의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내의 유혹>에서 신애리는 구은재가 본격적으로 복수를 도모하면서 온갖 시련에 내몰리지만 "미인소오오희이이이이!~"를 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부활해 다른 악행을 저지른다.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는 <아내의 유혹> 주요장면을 편집해 만든 '신애리가 보여준 직장인 매뉴얼'이라는 영상이 30만이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서형은 <아내의 유혹>으로 2009년 SBS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사실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난 배우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 김서형 역시 <아내의 유혹> 신애리 이미지에 갇혀 한동안 악녀 역할을 도맡아 했다. <샐러리맨 초한지>의 천하그룹을 손에 넣으려는 야심을 품은 비서실장 모가비와 <기황후>의 권력욕 넘치는 황태후가 대표적이었다. 그렇게 김서형은 대표적인 '악역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듯했다.

< SKY캐슬 > 쓰앵님 이어 <아무도 모른다> 강력계 팀장 변신
 
 김서형은 김주영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SKY캐슬> 엄마들이 만든 단톡방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 jtbc 화면 캡처
 
물론 김서형은 악녀로 남지 않기 위해 꾸준히 변신을 시도했다. 카메오로 출연했던 <개과천선>에서는 인상적인 연기로 고정출연(?)을 꿰차며 높은 존재감을 뽐냈다. 여당 비례대표 홍찬미 역을 맡았던 <어셈블리>에서는 정치적 야심이 강한 초선의원이지만 당의 비리를 폭로하고 양심과 정의를 지킨 국회의원을 연기했다. 김옥빈의 화려한 액션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악녀>에서는 국가비밀조직의 간부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던 김서형에게 2018년 <아내의 유혹>이후 두 번째 인생작이 찾아왔다.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대사 한 마디로 수많은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던 < SKY캐슬 >의 김주영이었다. 김서형은 김주영 역에 캐스팅된 후 자신의 콘셉트를 '4명의 엄마들을 발 밑에 둔 저승사자'로 잡고 캐릭터에 몰두해 엄청난 열연을 선보였다.

김서형은 < SKY캐슬 >을 통해 2019년 올해의 브랜드 대상 올해의 여자배우상과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며 데뷔 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김서형은 2일 첫 방송되는 SBS의 새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1년 만에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온다. 

김서형은 <아무도 모른다>에서 고교 졸업 후 바로 경찰 공무원 시험해 합격해 오직 특진만 거듭하다 광역수사대 강력1팀 팀장까지 오른 '여경들의 전설' 차영진 팀장을 연기한다. 김서형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지상파에서 첫 단독주연을 맡은 작품에서도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기대된다. <아무도 모른다>에는 김서형 외에도 류덕환, 문성근, 권해효, 장영남 등 대중들에게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아무도 모른다>는 27.1%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낭만닥터 김사부2>의 후속으로 방영되는 드라마다. 당초 올해 1월 수목드라마로 편성될 예정이었지만 SBS 드라마 편성 계획이 변경되면서 월화드라마로 편성이 이동됐다. 캐스팅으로 보나 제작 규모로 보나 대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아무도 모른다>가 내심 <김사부2>의 상승세를 이을 거라고 기대하는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출구 없는 매력을 뿜어낼 배우 김서형이 있기 때문이다.
 
 김서형은 <아무도 모른다>에서 <SKY캐슬>과는 다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 <아무도 모른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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