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 임주환에게만 가혹..무지인가, 의도된 동정 유발인가[TV와치]

뉴스엔 2020. 2.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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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를 조작해 무고한 조필두(김용준 분)을 감옥에 보냈던 남우현 형사(박지일 분)가 20년 만에 그의 납골함 앞에서 잘못을 빌었다.

20년 동안 죄 없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고 그의 어린 아들이 여론의 뭇매 맞는 것을 봤지만 자수하지 않았던 남우현의 죄를 작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긴급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도경을 직위해제 처분한다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 사항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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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임주환
임주환

[뉴스엔 최유진 기자]

증거를 조작해 무고한 조필두(김용준 분)을 감옥에 보냈던 남우현 형사(박지일 분)가 20년 만에 그의 납골함 앞에서 잘못을 빌었다. 20년 동안 죄 없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고 그의 어린 아들이 여론의 뭇매 맞는 것을 봤지만 자수하지 않았던 남우현의 죄를 작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잘못을 빈 남우현은 용서받기라도 한 듯 곧바로 김태평(옥택연 분)과 서준영(이연희 분)의 연애에 대한 얘기를 즐겁게 늘어놓는다.

친구를 죽이고 이름을 도용한 뒤 죄책감에 수면제가 없이 잠을 자지 못했다는 구도경(임주환 분)과 상당히 비교되는 상황이다. 왜 '더 게임:0시를 향하여'(이하 '더 게임')은 구도경에게만 가혹할까.

2월20일 방송된 MBC 수목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극본 이지효 /연출 장준호 노영섭) 19, 20회에서 김태평은 구도경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더 게임'은 구도경에게만 유독 가혹하다. 김태평은 구도경이 여고생 이미진 살인사건 용의자로 긴급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언론을 이용해 세상에 알렸다. 시청자들은 구도경이 범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법적으로 따져보자면 그는 단순 용의자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김태평은 구도경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를 태연하게 저질렀다.

언론 보도가 나간 뒤 구도경 상관은 그를 불러 "길게는 안 물을 게. 이미진 양 자네가 안 죽인 거 맞아?"라고 묻는다. 질문 자체가 '안 죽였다'는 말을 의심하고 있다는 어조다. 본인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말했음에도 구도경은 그 자리에서 직위해제 처분을 받는다. 구도경의 말이 묵살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긴급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도경을 직위해제 처분한다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 사항일 수 있다. 게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법의관인 구도경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실제였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파장을 맞아야 한다.

구도경이 받아야 하는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자들이 입장을 듣겠다는 이유만으로 집 앞에서 진을 치며 구도경을 괴롭혔다. 국내 형법에는 '주거침입죄'에 평온과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즉 구도경 집 대문을 두드리는 행위만으로도 이 역시 잔인한 범죄에 해당한다.

'더 게임'은 꾸준히 구도경에게만 가혹한 상황을 적용했다. 대체적으로 그를 무죄가 아닌 유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작가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이기 때문에 구도경에게만 의도적으로 위법 사항을 적용시키는 것인지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런 연속된 사건이 시청자로 하여금 구도경을 연민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면 위법에 위법으로 맞서면서도 본인은 선이라 믿는 김태평의 복수는 시청자 마음을 설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범죄자라는 이유로 구도경이 가혹한 상황을 견디고 있다면 역시 위법을 저지른 김태평도 정의(正義)라고 정의(定義)할 수는 없다.

극중 구도경이 계속해 핍박을 받는 이유가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만들어진 참사일 수도 있다. 무지 때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구도경은 악역이기 때문에' 가혹해도 된다고 설정된 것이라면 '더 게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흐려질 우려도 있다.

'더 게임'이 안쓰러운 악역 구도경과 정의롭지 못한 선 김태평의 자리를 되찾고 시청자들에 본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MBC 수목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 캡처)

뉴스엔 최유진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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