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봉준호의 첫 인사 "코로나 극복 중인 국민들께 박수"

나원정 2020. 2. 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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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16일 귀국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

“추운 날씨에 또 많이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 작년 5월 칸에서부터 여러 차례 수고스럽게 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미국에서 되게 긴 일정이었는데 홀가분하게 마무리돼서, 조용히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가게 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

16일 오후 6시경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봉준호 감독은 피로한 기색이었지만 미소 띤 얼굴로 손을 들어 인사했다. 배우 송강호, 이정은, 제작자 곽신애(바른손이앤에이) 대표와 골든글로브 시상식 참석을 위해 지난달 2일 미국으로 출국한 지 45일 만의 귀국이다. 봉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기생충’ 팀은 지난 12일 먼저 입국했다.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휩쓴 봉준호 감독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낀 귀국 인파 속에서 마스크 없이 입국한 그는 코로나19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도 뉴스를 통해 봤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분들에게 박수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저도 손을 열심히 씻으면서 코로나 극복 대열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기생충’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봉 감독의 금의환향에 공항은 도착 시간 한 시간여 전부터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입국장 풍경이 재현됐다. 당시 그는 ‘한국에 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집에 가고 싶다”며 “제가 키우는 강아지 ‘쭌이’가 보고 싶고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16일 봉 감독은 별도의 질문을 받진 않았다. “19일에 저뿐 아니라 기생충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같이 기자회견 자리가 마련돼 있다”면서 “그때 차근차근 자세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감사를 표했다.


"영화 일 힘들 때 하늘이 준 짜릿한 선물"
봉 감독이 돌아온 16일은 아침부터 모처럼 눈이 내렸다. ‘기생충’ 말미 주인공 기우(최우식)가 산에 올라가던 장면처럼. 지난해 칸 귀국 직후 인터뷰에서 봉 감독이 “‘기생충’을 한 장면으로 간직한다면?”이란 질문에 답한 장면이다. 이 장면 촬영 날이 꼭 1년 전, 2월 15일이었다.

“되게 오래 기다려서 찍었거든요. 실제 눈 올 때 찍고 싶어서 9월 초에 70 몇 회차 다 찍어놓고 후반작업 하면서 기다렸는데 그해 겨울에 유난히 눈이 없었어요. 잠깐 왔다가 금방 녹아버리고. 나중엔 하도 기다리다 지쳐서 돌아버리겠는 거예요. 저나 조감독, 프로듀서 ‘악’ 이러다가 2월 15일에 무조건 찍는다. 눈 안 오면 특수효과팀 소금 깔 준비하고 원경은 CG(컴퓨터그래픽)로 간다, 하고 촬영 갔는데 기적의 눈이 오더라고요.”

당시 봉 감독의 말이다. 그는 “실제 눈으로 찍은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짜릿한 통쾌함이 있다”고 했다. “눈 오는데 우식이가 막 (산에) 올라가는 샷을 보면 그래, 이런 게 영화지. 영화 일이 힘들고 괴롭고 그런데 가끔 또 그런 짜릿한, 하늘이 주신 선물이 있지, 그러죠.”



'기생충' 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
봉 감독은 19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과 함께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20일 ‘기생충’ 팀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다.

봉 감독의 귀국 풍경과 절묘하게 겹친 설경 장면도 오는 26일 개봉하는 ‘기생충’ 흑백판을 통해 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인천=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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