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영화 첫 아카데미상 수상>"내가 못 이룬 일 봉감독이 이뤄내" "올 것이 왔다"

김구철 기자 2020. 2. 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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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거장들의 축하 메시지

한국 거장 감독들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으로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갖고 있는 임권택 감독은 “큰 성과를 거둔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봉 감독의 수상 길을 터준 선배다. 임 감독의 2000년 작 ‘춘향뎐’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2002년에는 ‘취화선’으로 이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봉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춘향뎐’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도 출품됐지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임 감독은 “내가 못 이룬 일을 봉 감독이 이뤄줘 감회가 남다르다”며 “‘기생충’을 보고, 하도 잘 만들어서 봉 감독에게 전화를 해 칭찬해줬다. 후배 감독에게 전화해 영화를 칭찬한 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봉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봉 감독 개인의 성과일 뿐 아니라 한국영화 역량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인상이 좋아져 세계에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장호 감독은 ‘감동적이고 감탄스러운 수상’이라며 “봉 감독에 대한 축하와 함께 한국영화 전체에 대한 축하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한국영화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돼 역경 속에서 오늘에 이르렀다. 사회적 고난과 수난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 ‘흙수저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 세상의 칭찬이 우리를 변화시키지 않으니 계속 갈 길을 가야 한다”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되짚었다.

‘실미도’로 한국영화 ‘1000만 시대’를 연 강우석 감독은 ”임권택 감독님이 칸에서 감독상을 받은 후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으로 방점을 찍었다”며 “칸에서 상을 받았을 때 봉 감독에게 축하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어 “한국영화는 규모는 작지만 질적인 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 작품과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수상이 한국영화가 세계 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그동안 자신의 작품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많이 노력해온 봉 감독이 좋은 결과를 얻어 선배로서 기분이 좋다”며 “‘기생충’의 성과를 통해 국내 영화시장도 탄탄해질 것이고, 장르의 다양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영화계에 바람직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설국열차’ 제작자인 박찬욱 감독은 “봉준호와 그 친구들이 이룩한 놀라운 결과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며 “그냥 ‘올 것이 온 것’일 뿐”이라고 가볍게 말을 던졌다. 박 감독은 “봉준호 같은 재능의 소유자와 동시대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친구로 지내는 일은 크나큰 축복이지만 사실 적잖이 귀찮다”며 “‘기생충’이 공개된 후 내가 아는 외국 영화인들이 자꾸 전화해서 ‘도대체 한국영화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한국 영화인들이 먹는 무슨 약 같은 게 있으면 같이 좀 먹자’ 등의 말을 건넸다. 그들에게 ‘너도 다이내믹 코리아에 살아봐라’고 대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기생충’은 재벌부터 국회의원, 노동자, 백수들까지 우리 한국인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라며 “그러니 이 영화의 성취를 놓고 우리 모두 자축할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첫 ‘쌍천만’ 기록을 세운 윤제균 감독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운 봉 감독님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동료로서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한국영화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윤 감독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며 “꿈으로 여겨온 일을 현실로 만들어준 봉 감독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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