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미화도 왜곡도 없다 [무비뷰]

우다빈 기자 입력 2020. 1.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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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강점을 꼽자면 느와르와 스파이 장르를 오가는 긴박함이다.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양한 장르적 색채가 느껴진다.

앞서 '내부자들'의 이병헌이 거친 말투의 캐릭터로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매력을 선보였다면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은 깔끔하면서도 눈빛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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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 사진=영화 남산의 부장들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강점을 꼽자면 느와르와 스파이 장르를 오가는 긴박함이다. 계략을 꾸미는 이들의 욕망이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한 덕분일까. 정치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나이 많은 관객들에게 작품은 익숙한 역사의 흐름을 복기시킨다. 또 젊은 연령대는 이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에게 다양한 관전포인트를 자랑하는 '남산의 부장들'이 대중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킬까.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10·26 사태 40일 전의 긴박한 이야기를 그렸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통, 실제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등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했으며 영화 '내부자들' '마약왕'의 우민호 감독 작품이다. 이병헌은 극 중 헌법 위에 군림했던 중앙정보부의 수장이자 권력 2인자였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매 작품마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이병헌이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한다.

먼저 작품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만 가상 인물들에 집중하며 상상력의 여지를 열어놓는다. 먼저 실존 인물인 김재규를 김규평(이병헌), 차지철을 곽상천(이희준)이라는 허구의 이름으로 대체해 이야기를 그렸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등 가치 평가를 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는 역사 왜곡 지적을 피하려는 우민호 감독의 의도적 연출이기도.

실제 사건과 허구 그 사이에서 있는 '남산의 부장들'은 최대한 객관적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극 중 박통과 부장들이 정치적으로 거사를 도모하는 순간, 카메라는 박통의 뒷모습을 담는다. 결코 순간의 표정, 기색을 담아내지 않겠다는 지점이다. 이를 보는 관객들은 예기치 못한 사태에 분노했거나 혹은 조금 지쳤을 박통의 표정을 상상으로 그리게 된다.

이처럼 작품은 실제와 허상의 가운데에서 관객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아울러 이미 모두가 알려져 있는 사실임에도 긴장감이 빼곡하다. 김규평이 총을 장착한 순간부터 흐르는 적막과 초조한 기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남산의 부장들 / 사진=영화 남산의 부장들 스틸컷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양한 장르적 색채가 느껴진다. 전반부의 미묘한 긴장감은 스파이와 느와르물에 가깝다. 특히 로비스트와 쫓고 쫓기는 납치와 계략들이 작품의 긴박함을 자아낸다. 이는 고전 느와르 색채처럼 의도적으로 색감을 연출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지점이다. 또 언제 총성이 들릴지 모르는 후반부는 스릴러와 결을 같이 한다.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이 모두 아는 '세 발의 총성'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에 등장해 이야기를 절정으로 이끈다.

작품은 각종 시사회들을 통해 높은 완성도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이는 단연코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완성도다. 이성민부터 이병헌까지 감정의 완급조절이 가능한 명배우들의 열연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꽉 찼다. 눈빛, 제스쳐만으로 만감을 선사하는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빼곡한 감정 갈등이 다소 피로도를 자아낼 터. 어느 한 군데 빠지는 연기 없이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역할 그 이상을 해내며 퍼즐처럼 제 자리를 메꾼다.

앞서 '내부자들'의 이병헌이 거친 말투의 캐릭터로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매력을 선보였다면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은 깔끔하면서도 눈빛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한다. 같은 날 동시 개봉하는 '미스터 주'의 주역 이성민 역시 180도 다른 면모로 다양한 연령대를 공략한다. 이처럼 배우들의 간극 역시 보는 재미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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