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은 우습다..한국영화 제작비 대폭 상승

박정선 2020. 1.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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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의 기준이 달라졌다. 200억원 대작 영화 시대다.

과거 블록버스터라 불리던 100억원 수준의 제작비로는 명함 내밀기도 힘들다. 2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들이 줄지어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의 질 상승과 제작 환경 개선 등을 불러왔으나, 많은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 힘들어졌다.

지난 연말 개봉한 '백두산'은 260억원의 순 제작비를 쏟아부은 작품이다. 손익분기점은 730만 명이다. 연말 개봉작 가운데 가장 크게 흥행,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순 제작비 170억원에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약 208억의 제작비를 들였다. 순익분기점은 500만 명이다. 송중기와 김태리가 출연하는 우주 SF 영화 '승리호'도 260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비상선언'·'모가디슈'·'반도' 등 2020년 개봉하거나 촬영을 시작하는 여러 영화들이 150억원에서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2017년 말과 2018년 여름 개봉한 '신과함께' 시리즈는 두 편을 한꺼번에 제작하는데 300억원을 들였다. 당시 많은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떠들썩한 화제를 모았다. 손익분기점이 너무 높아 흥행 부담이 클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과적으로 '신과함께' 시리즈는 10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 큰 수익을 냈다.

최근 만들어지는 블록버스터 한국영화들에는 '신과함께' 이상의 돈이 들어갔다. 최근 개봉한 '해치지않아'의 경우 비교적 예산이 적게 들어가는 소소한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총 제작비 약 100억원이 투입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작비 상승에는 이유가 있다. 비교적 표준근로계약서가 잘 지켜지는 영화 스태프들의 인건비가 상승했고, 한국영화의 퀄리티가 높아지며 VFX에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다. 한 영화감독은 "최근 2년 사이 한국영화 제작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제대로된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도한 출혈 경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악순환이 계속되다보면 영화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적이다. 한정돼 있었던 시장이 점점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해외 판권 판매가 활발하고, 넷플릭스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도 늘어났다. 정해진 극장과 한국 밖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활로를 계속해서 찾아나가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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