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으로 불가능, 매크로 쓴다"..'그알'이 파헤친 사재기 의혹[콕TV]

석재현 2020. 1. 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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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석재현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재기 의혹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2018년 4월, 엑소, 트와이스, 위너 등 인기 아이돌이 컴백할 당시, 무명 가수 닐로가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팬들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가수가 갑자기 정상에 오른 현상에 대해 사재기 의혹을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빨리 올라왔던 케이스다. 30위권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경쟁이 치열해 순식간에 1위를 하는 건 쉽지 않다"며 "역주행은 가뭄 끝에 비가 올 수 있는데 요즘 같은 역주행은 인공 강우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에 닐로 측은 악성루머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주장하며 SNS를 기반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 전략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기획사 관계자는 "그렇게 인기가 많으면 공연 해봐라 하는데 콘서트 예매 빈 좌석을 봤나. 이 정도 인기면 공연이 성황리에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1월 박경이 개인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언급된 가수들 소속사 측은 "사실무근이다", "노력해서 얻은 결과다" 등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수들은 입장이 달랐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과거 한 홍보 대행 업체에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잠 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여기에서는 '저희 목표는 차트 30위다'고 하더라"며 이야기 했다. JJ핫산은 "수익을 7대 3으로 나눠서, 저희는 3을 가지고 가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JK는 "제안은 너무 오래전부터 쭉 받았다. 5년 전부터 알리려고 했었다"며 "'이런 건가요' 노래 가사에 '이런 건가요, 정말 1억인가요'라는 말이 있었다. 그때 업체를 통해 제안 받은 가격이 바로 1억"이라고 폭로했다.

말보는 홍보대행 업체와 한 번 만났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그냥 무작정 진입을 시키는 게 아니라 밑바닥을 다 깔아놓고 사람들에게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거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제 노래를 듣고 곡이 너무 신난다며 미디엄 템포 아니면 발라드 장르에 그리워하거나 이별하는 등 공감하는 내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찾아왔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라고 밝힌 그는 "바이럴 마케팅으로 그렇게 되나 싶어서 저희도 지인의 노래로 해봤다. 그런데 안 되더라. 우리가 아는 방식 말고 다른 게 있다는 생각에 파고 파다 관계자를 접촉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의뢰가 들어오면 팬클럽 개수 맞추고 커버곡 올리고 페이스북 홍보 후 2~3일 후에 작업이 들어가는 거다"며 "컴퓨터 한 대에 유심을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거다.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아이디를 여러 개씩 만들고 있더라"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폭로했다.

한 브로커는 "멜론 100위 안에 올려주는데 1억이었다. 대표가 견적서를 보여줬고, 우리는 한 화면에 무한 스트리밍을 하는 것과 각종 아이디와 IP주소가 담긴 장면을 보여줬다. 아이디를 10만 개 이상 돌려야 100위 안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확보한 모 가수의 음원차트 자동재생 영상을 공개했다. 수십 개의 음원사이트 홈페이지에 사람의 손을 대지 않아도 음원이 자동재생이 되는 영상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수사에 필요하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명의 도용 피해자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피해자는 자신의 명의를 사용해 46개의 아이디를 만들어내 3일에 걸쳐 40통 넘게 음원사이트에서 아이돌 가수의 음원을 구매했다는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들 역시 "전혀 듣지 않았는데 3600번 들었다고 나와있더라"고 증언했다. 이어 음원사이트 측은 이를 알고 있음에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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