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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열고 '우아한가' 닫고, 여자들이 쓴 새 역사[2019 종편 결산①]

뉴스엔 입력 2019.1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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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2019년에도 종합편성채널 드라마는 여성 파워가 강했다. 상반기 'SKY 캐슬'이 역사를 썼다면, 하반기에는 '우아한 가'가 자존심을 세웠다.

종합편성채널 4개 회사(JTBC TV조선 채널A MBN)는 올해 총 20편의 드라마를 론칭했다. JTBC는 12편, TV조선은 4편, MBN은 3편, 채널A는 1편을 선보였다. 그간 JTBC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드라마에 있어 큰 힘을 쓰지 못했던 게 사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낮은 기대 속에서 출발했던 '우아한 가'는 MBN의 새 역사를 썼고, 시청률 0%에서 시작했던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역시 상승세를 기록하며 채널A 드라마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반면 TV조선은 주연 배우 강지환의 '조선 생존기' 중도 하차로 큰 위기를 맞았다.

상반기 방영된 JTBC '눈이 부시게'처럼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 작품들도 있었다. JTBC '멜로가 체질'은 방영 내내 1%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20대 30대 마니아들에게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1%→23% 대반전 'SKY 캐슬' 걷는 길이 곧 역사

한 마디로 '기록의 드라마'였다. 인기가 어찌나 대단했는지 '2019 AFC 아시안컵' 생중계로 인해 종영이 연기됐을 때, 대한축구협회 측이 공식 SNS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지난 2월 23.77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종영한 'SKY 캐슬'은 그간 JTBC 드라마가 세운 기록을 깨고 깨고 또 깼다.

하지만 'SKY 캐슬'이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SKY 캐슬'은 대중의 관심 밖에 있는 작품이었다. '핫하다'고 평가되는 톱스타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 작가도,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없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탄 'SKY 캐슬'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고,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의 기록을 깨면서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됐다.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보니 고충도 있었다. 'SKY 캐슬'은 방송 내내 스포일러 탓 몸살을 앓았고, 17회 18회 대본은 통째로 유출되기까지 했다. 제작진이 스케줄 공유 카페를 두 차례나 재개설하고, 스케줄표에 신넘버 외 촬영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등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유출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배우들 역시 방송 내내 주변 지인들에게 스포일러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물론 이 모든 게 작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기에 벌어진 결과였다. 작품이 끝난 이후로도 'SKY 캐슬' 유행어는 오랫동안 회자됐고, 주연은 물론 조연 배우들까지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우아한 가' 낮은 관심과 채널의 한계도 이겨냈다

'우아한 가' 역시 MBN의 새 역사를 쓴 작품이다. 지난 8월 2.689%의 시청률로 출발한 '우아한 가'는 5회에서 3.7%의 시청률을 경신, MBN 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4%, 5%의 벽을 뚫은 '우아한 가'는 2시간 동안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MBN 8.5%, 드라맥스 1.6%를 기록, 합산 시청률 10.1%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N 최초로 포상휴가를 다녀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우아한 가'가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MBN이라는 채널의 한계 때문이다. MBN은 지난 2011년 12월 개국 이후 '왓츠업' '갈수록 기세등등' '뱀파이어 아이돌' '사랑도 돈이 되나요' '수상한 가족' '천국의 눈물' 등 다양한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0%대 시청률로 조기 종영을 하는 등 각종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해 초 3년 만에 드라마를 부활시키고 '연남동 539' '마성의 기쁨' '설렘주의보' '최고의 치킨' '레벨업' 등 다양한 작품을 편성했지만, 역시나 대부분 작품이 저조한 시청률로 쓸쓸한 종영을 맞았다. 이에 '우아한 가'를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높지 않았다.

하지만 '우아한 가'는 시청자들의 낮은 관심과 채널의 한계마저 이겨냈다. 물론 첫 방송 전에는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뻔한 막장극이 아닐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사주일가의 비리와 일탈을 관리하는 '오너리스크 팀'의 세계가 최초로 조명되면서 신선하다는 호평을 얻어냈다.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 탄탄하고 반전 가득한 스토리,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역시 '우아한 가'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특히 '킹메이커' 한제국을 연기한 배종옥은 서사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몰아치는 극의 중심을 잡아준 일등공신이었다. 소재가 진부하고, 대표 드라마 하나 없는 채널에서 방송될지라도, 좋은 작품이라면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눈이 부시게' '멜로가 체질' 시청률 높든 낮든 인생작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생작'이라고 불리며 큰 울림을 준 작품들도 있었다. 특히 김혜자와 한지민이 열연을 펼친 '눈이 부시게'는 우리 모두의 인생이 담겨 있는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 당초 '눈이 부시게' 측은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했었다. 이에 다수의 시청자들은 '눈이 부시게'가 타임워프를 소재로 하는 여타 작품들과 비슷한 장르일 거라 생각했고, 비현실적인 전개가 어떻게 풀릴지 예측이 안 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10회 엔딩에서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 혜자(김혜자 분)가 알츠하이머 환자였기 때문. 유쾌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모든 사건들은 불행하고 억울하게 살아왔던 혜자가 충분히 누려도 될 상상 속 이야기였다. 이처럼 시계라는 소재를 통해 치매 환자의 시각을 관통하고, 스쳐 지나간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눈이 부시게'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고, 김혜자는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시청률 역시 9.73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저조한 시청률과 달리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도 있었다. '멜로가 체질'이 그 주인공. '멜로가 체질'은 올해 초 1,600만 관객을 동원, 역대 흥행 영화 2위에 이름을 올린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 역시 '극한직업'처럼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돋보이는 대사가 가득했다. 이 점이 호불호를 극명하게 가르는 요인이었지만, 마니아 시청자들은 주옥 같은 대사를 '멜로가 체질'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대놓고 PPL을 하는 B급 감성도 '멜로가 체질'만의 매력이었다. 그럼에도 극의 흐름이 깨지거나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작품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 덕분이었다. 현실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처럼 생동감 가득한 캐릭터들, 주조연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도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한 요인이다. 시청자들의 일기장을 훔쳐본 것처럼 현실적인 에피소드 역시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건드렸다.

하지만 '멜로가 체질'은 많은 시청자들을 포용하지는 못했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 만큼 쏟아져 나오는 대사, 어린 시청자들이 공감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이유였을까. 지난 8월 1.79%의 시청률로 첫 방송된 '멜로가 체질'은 끝내 1%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대 30대 마니아들에게 '멜로가 체질'은 안재홍의 대사처럼 가슴을 '폴짝폴짝' 뛰게 하는 '인생작'이었고, 이병헌 감독에게도 '멜로가 체질'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남게 됐다.

▲'조선생존기' 주연 교체→0%대 조기종영, 역대급 민폐 탄생

주연 교체에 조기 종영까지, 작품을 마무리 지은 게 용할 정도다. TV조선 '조선생존기' 이야기다. '조선생존기'는 운명의 장난으로 트럭째 조선에 떨어진 전직 양궁선수 한정록과 얼굴 천재 날라리 임꺽정이 서로의 인생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공간 초월 판타지 활극. 주인공 한정록 역을 맡은 강지환이 20회까지 '조선생존기'를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선생존기'는 10회까지 방영된 시점에서 방송 중단을 맞게 됐다. 강지환이 지난 7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기 때문. 강지환이 맡은 역할은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 그간 여러 배우들이 작품 방영 중 사건 사고에 연루됐었지만, 가장 큰 비중을 가진 배우가 긴급체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주인공인 강지환이 하차하면서 '조선생존기' 측은 휴방을 결정했고, VOD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에 드라마가 조기 종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결국 서지석이 강지환의 자리를 대신하기로 결정했고 '조선생존기'는 2주 만에 간신히 방송을 재개했다. 또 20회로 제작될 예정이었던 '조선생존기'는 4회를 축소한 16회로 조기 종영하게 됐다.

11회부터 등장한 서지석은 긴급 투입됐음에도 불구, 한정록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방송 중단의 여파인지 시청률은 갈수록 추락했고 '조선생존기'는 자체최저 시청률인 0.852%로 쓸쓸한 종영을 맞았다. 또 강지환은 '역대급 민폐 주연' 수식어를 얻게 됐다.

(사진=JTBC, 삼화네트웍스, 화이브라더스코리아 제공)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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