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10년이면 경제효과가 56조원

김태훈 기자 입력 2019. 12. 7. 11:36 수정 2019. 12. 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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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해마다 79만 명 외국인 관광객 더 유입… 올해 월드투어 매출액만 2000억원

7명의 청년이 전 세계에서 이끌어내고 있는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명실상부한 K팝의 해외 진출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음반 및 공연 매출은 물론 각종 수상 이력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면서 K팝의 브랜드 가치와 영향력은 극대화되고 있다. 2019년 한 해도 지난해의 기록을 갈아치운 BTS의 경제적 파급력이 2020년에도 새로운 차원의 ‘BTS 이코노미’ 생태계를 촘촘하게 엮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2018년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BTS의 한 해 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4조1400억원에 달했고, 타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인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4200억원을 더해 총 5조5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데뷔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인기가 상승한 평균수준을 2023년까지 유지한다고 봤을 때 10년간 유발하는 총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액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추정한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41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아미 회원 1만여 명이 3월 10일 서울광장에 모여 방탄소년단 공연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효과보다 높아

특히 2019년 BTS가 월드투어 등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효과 상승폭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분석의 지표로 활용된 구글 트렌드의 관심도 지표를 보면 올해 5월 BTS의 검색지표는 98포인트로 보고서가 나온 2018년 12월의 83포인트보다 더 높아졌다. 보고서에서는 BTS의 구글 트렌드 지표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3개월 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0.45%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BTS의 인기로 해마다 국내에 79만6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더 유입됐고, 의복과 화장품, 음식류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소비재 수출액 증가 효과도 11억1700만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이런 경제효과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방탄소년단의 인기 상승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문화산업 선진화와 한류 케이팝의 수출 연계, 외국인 관광수요 확대 등을 통해 문화산업 전반으로 한류가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실적만 봐도 세계 무대에서 자리 잡은 이들의 경제적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0월 마무리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를 통해 올린 공연 매출액만 약 2000억원에 달했다. 5월부터 시작된 이번 월드투어에는 세계 10개 도시에서 열린 20회 공연에 102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모였다. 앞서 진행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까지 전체 기록을 합산하면 30개 도시에서 열린 62회 공연에 206만 명이 들어왔다. 1인당 입장권 가격을 평균 10만원으로 계산해도 2000억원을 넘는데다 팝업스토어·기획상품(굿즈) 매출과 공연 중계 수익 등을 더하면 매출은 더 늘어난다.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가 지난 8월 회사 설명회에서 밝힌 상반기 매출액만 2001억원으로 빅히트로선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2018년 연간 매출액 2142억원과 맞먹는 수준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도 올해 상반기 391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41억원의 3분의 2 수준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빅히트는 기업가치가 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며 몇 해 전부터 기업공개와 상장 여부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BTS가 막대한 현금을 벌어오고 있어 빅히트에 자본을 조달할 여유는 충분하므로 가시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방 대표는 음악산업 혁신 방안을 공개하며 “빅히트는 음악산업을 혁신하는 데 집중해 기존 부가가치가 생성되고 확장하는 과정에 변화를 일으켜 매출을 증대시키는 한편 시장 규모도 확장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올해 상반기 매출 역대 최고

그럼에도 빅히트로선 현재까지 BTS 한 팀에 절대적인 의존을 하고 있다는 점을 넘어서야 한다. 빠르게는 2021년부터 다가올 멤버들의 입대에 따라 활동 공백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줄곧 최고점을 경신해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빅히트가 사업을 어떻게 다각화할지가 음악·연예산업 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영업이익만 따져도 빅히트는 지난해 연예산업 업계의 3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477억원), JYP엔터테인먼트(287억원), YG엔터테인먼트(94억원)의 실적을 모두 넘어섰다. 올해 월드투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전후해서는 주식시장의 관련주들까지 한동안 강세를 보이며 시장이 들썩이기도 했다.

BTS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에 소속사 빅히트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입지를 언제까지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BTS의 후배 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도 올해 연말 음악대상 자리에서 신인상을 받는 등 BTS의 후광을 누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얼마나 창출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기획사로서의 업계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 가장 눈에 띈다. 빅히트는 8월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을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중형 이상의 연예 기획사를 더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BTS라는 초대형 아이콘을 보다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신사업 다각화 방안을 결합하는 행보도 점쳐지고 있다. 새롭게 설립한 자회사에 플랫폼서비스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비엔엑스’와 출판 사업을 담당하는 ‘비오리진’ 등이 등장한 것도 콘텐츠산업 분야로 활동무대를 더욱 넓히는 한편 최대한의 수익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연예산업을 담당하는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빅히트의 기업공개 여부는 여전히 국내 자본시장에서 단기간에 가장 큰 관심을 모을 이슈이긴 하지만 빅히트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대형 연예산업 기업집단으로의 틀을 갖추는 과정을 먼저 거칠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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