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MAMA인가' K팝은 Mnet 사업수단이 아니야[SS이슈]

홍승한 2019. 12. 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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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WE ARE K-POP Mnet’이라는 2019년 Mnet의 캠페인 문구가 공허하다. ‘프로듀스’ 조작 논란부터 MAMA 일본단독 개최까지 일련의 행보를 비추어보면 Mnet과 CJ ENM은 K팝을 자신들의 사업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Mnet의 음악시상식 ‘2019 엠넷 아시안뮤직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MAMA)가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돔에서 치러졌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갓세븐, 몬스타엑스, 세븐틴 등 K팝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출연하며 4만명의 현지팬들은 열광했다. 무대는 화려했고 K팝 스타는 빛이 났지만 누구를 위한 시상식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을 모태로 한 MAMA는 2009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한 후 2010년부터는 마카오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무대를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매번 해외 공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가운데 지난해 오프닝 무대 형식으로 한국 개최를 선택한 MAMA는 올해는 여러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일본 단독 개최를 선택했다.

나고야돔 단독개최가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현재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과 이로 인한 일본의 수출규제 강행으로 반일운동까지 벌어진 상황이고, 나고야는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강제로 중단시킨 지역이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왜 무리하게 나고야 단독 개최를 추진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작년 수준이라도 한국에서 MAMA 시상식을 진행했으면 이런 반응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MAMA는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꾸지만 그보다는 대규모 KCON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사실상 매년 홍콩이 MAMA의 피날레를 장식했지만 규모면에서는 2017년부터 다지역 개최지 중 하나인 일본이 성장을 거듭해왔다. 요코하마 아레나(1만5000명), 사이타마슈퍼아레나(2만 4000명)를 거쳤던 MAMA는 올해 일본 5대 돔구장 중 하나인 나고야돔마저 전석 매진 시켰다.

MAMA는 시상식이지만 사실상 유료공연으로 레드카펫 입장권이 5000엔(5만4630원)이고, 본 시상식은 2만2000엔(약 23만8670원)으로 고가다. 시상식 무대는 가수들에게 출연료를 주지 않는 관행으로 Mnet은 수십억에 달하는 입장권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또 나고야돔 개최는 대관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는데 이 역시 향후 CJ ENM과 Mnet의 일본에서의 사업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올해도 몇몇 대형 기획사는 MAMA 참여하지 않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MAMA의 일본 개최는 Mnet에서는 최선일 것이다. 아시아권을 벗어나기에는 해외투어를 하는 K팝 아티스트와의 문제와 무대비용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수지가 맞지 않는다. 일본이 최적의 장소인데 사실상 엠카운트다운의 해외 공연이나 KCON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할 뿐이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입장수익과 관련 수입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Mnet과 CJ ENM이 K팝을 대하는 태도는 ‘프로듀스’ 조작 논란으로 방점을 찍었다. ‘프로듀스 X 101’의 데뷔조 선정 조작 사건과 관련된 CJ ENM 제작진·연예 기획사 관계자 등 8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현재 이전 방영 시리즈인 ‘프로듀스48’는 물론 시즌 1과 시즌 2에서의 조작 혐의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제작진을 넘어 Mnet과 CJ ENM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하나둘씩 실체가 밝혀지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프로듀스’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의 영향력과 매출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몇년 사이 데뷔와 동시에 톱 클래스에 이름은 올리는 아이돌은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 등 프로듀스에서 탄생한 아이돌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Mnet과 CJ ENM의 다양한 사업과 행사에서 프런트맨으로서 활약했기에 과연 이런 조작이 단순히 제작진 수준에서 결정되고 시행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결국 조작의 이면에는 자신들의 입맛과 사업에 맞는 팀을 꾸릴려고 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물론 CJ ENM과 Mnet이 리딩 기업으로서 한국의 문화산업과 K팝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사실상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CJ ENM과 Mnet은 K팝이나 한류라는 가면을 쓰고 산업을 선점하고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또 이러한 현실은 ‘프로듀스’와 MAMA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과연 이들에게 전세계 K팝을 알리고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꾸는 것이 합당한지 다시 물을 때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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