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손담비 "향미 탓 가슴먹먹, 울음 주체 못해 고생했다"[EN:인터뷰]

뉴스엔 2019. 12. 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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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애처로운 향미가 손담비를 펑펑 울렸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호평을 받으며 배우 전향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손담비를 만났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손담비는 멍한 표정과 무덤덤한 말투로 팩트 폭격을 날리는 ‘까멜리아’ 아르바이트생 향미로 등장해 신스틸러 활약을 톡톡히 했다. 극 후반부에는 세상의 편견에 갇혀 상처 가득한 삶만 살다가 죽음을 맞는 모습을 절절한 감정연기로 그리며 공감을 이끌어내며 ‘손담비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손담비는 자신이 연기해야 했던 향미란 인물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손담비는 일단 "어떻게 보면 안된 캐릭터다. 물망초란 데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사랑받지 못한 캐릭터다. 소외당하고 결손가정이라고 무슨 일 일어나면 나만 부르고 어울리지도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 상태로 자라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될 지 모르는 캐릭터다. 그러면서 어긋나고 비뚤어졌다. 왜 자꾸 라이타를 모으냐 했을 때 외로워서 그런 거라 한다. 그런 얘길 들어보면 자기 혼자 끙끙 앓고 어디다가 풀 데 없는 캐릭터인 것 같다"고 향미에 대해 소개했다.

아울러 손담비는 "근데 향미를 바뀌게 해준 사람이 동백 언니라 내 그런 모습들을 성장시키는 캐릭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동백 언니랑 맨날 이런 얘길 했다. 우린 쌤쌤인데 왜 언니만 밝고 빛이 나고 남을 품고 그럴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동백 언니를 보면서 향미에게는 자기 자신도 살 수 있는 게 최종 목표였다. 돈도 동생에게 보내고 빈털털이가 되어 다시 동백이를 찾아갔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우여곡절도 많고 안쓰럽고 보호받지 못한 사람이라 그런 것들에 애착이 많이 갔다"며 향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후반부 그런 향미의 전사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는 향미를 연기한 손담비도 마찬가지였다. 손담비는 "대본을 봤을 때 눈물이 엄청 많이 났다. '이걸 어떻게 표현하지?'란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을 제일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글이 너무 좋다보니 그 글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내 모습을 봤다"며 "동백 언니랑 마지막 대사 할 때도 울음을 주체하지 못해 고생했다. 울음이 많이 나왔다. 그런 것들은 사실 글에 표현이 잘 돼 있어 그것만 잘 표현하면 되겠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비호감이 될 수도 있는 향미 캐릭터를 호감 캐릭터로 둔갑시키는데 성공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손담비는 "아무래도 내 서사가 나와서 그런 것 같다"며 "그게 없었다면 꽃뱀 향미로밖에 안 나왔을텐데 작가 선생님이 나에 대한 성장 과정들을 다 글에다 녹여주셔서 그런 부분이 없었더라면 말 그대로 돈만 갈취하는 향미로밖에 안 남았을 것 같다. 근데 서사를 다 깔아주셔서 편안하게 연기만 하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게 작가의 힘인가 싶었다"고 향미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분석했다.

특히 손담비는 까멜리아 앞에서 동백(공효진 분)과 오토바이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는 많은 시청자들이 향미의 명장면으로 꼽는 장면이다. 손담비는 "제일 많이 울었고 제일 가슴 아픈 신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백 언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둑X인데 아무 말도 안하는 동백 언니를 보면서 '이 언니는 뭘까? 나같은 애까지도 품어주는 건가?'라는 생각을 울분을 토하며 얘기하는 신이다. 그 신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고 연기하면서도 가장 많이 운 것 같다"고 고백했다.

손담비는 향미의 비극적 결말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 손담비는 "죽는다는 걸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 처음 받았을 때도 많은 대본이 나와 있었다"며 "쪽대본이 하나도 없어서 더 쉽게 할 수 있었고, 쪽대본에 치이지 않고 열심히 했다. 처음부터 친구들한테 '나 죽는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긴 했는데 괜히 말했다. 내가 죽긴 죽는데 게르마늄 팔찌 주인공이 나였다는 걸 알고 친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향미가 논두렁에 빠져 새 향미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낚시터에 가면서 죽는건데 그러지 않고 살아있다면 동백 언니 옆에서 새 향미가 되어 돈도 갚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다. 그래도 너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향미만큼이나 뜨거웠던 건 '까불이'의 정체였다. 까불이 정체를 중반부에 알아차렸다는 손담비는 "우리가 생각하던 까불이가 아니었을 때 반전이 컸다. 또 한번 반전을 준다는 것에서 '이건 뭐지?' 싶었다. '또 반전이 있단 말야?' 작가 선생님이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우릴 또 속였어. 또 다른 반전이 있었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반전에 반전이라 생각했다"며 '동백꽃 필 무렵'을 촬영하면서 감탄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밌는 건 손담비 역시 극 초반 까불이 후보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의심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담비는 "왜 다들 자기가 까불이냐 말했지만 까불이의 존재는 여러 사람들의 이슈를 끌어내는데 큰 몫을 했다"며 웃었다.

끝으로 손담비는 인생캐 향미를 연기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밝혔다.

"서사가 있다보니까 많은 걸 느꼈다. '이렇게 자라면 소외받을 수 있고 사랑받지 못하고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 못하는 것들이 많겠구나'라고. 연기하면서 서로 각자의 위치에 대해 얘기하게 되는 서사들이 있는데 동백 언니는 밝게 자란 케이스, 동백 언니는 이렇게 태어났지만 이렇게 바꿀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케이슨데 난 아니다. 밖으로 나돌고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삶은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 사람이 좋아지고 가족같이 느껴지고 이런 것들,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고 연기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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