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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계절' 최성재 "2019년, 내겐 잊지 못할 한 해" [인터뷰]

2019. 11. 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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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조혜련 기자] ‘배우’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걸어온 덕분일까. 배우 최성재의 꾸준함이 2019년 빛을 발했다. KBS 2TV 미니시리즈 ‘왜그래 풍상씨’로 한 해를 시작해 일일드라마 ‘태양의 계절’로 마무리하게 된 것. 

배우 활동으로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그는 “2019년을 행복하게 보냈다. 잊지 못할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 “2019년, ‘태양의 계절’로 마무리합니다”

최성재는 최근 종영한 ‘태양의 계절’에서 윤시월(윤소이 분)을 향한 순애보를 지닌 재벌 2세 최광일을 연기했다. 재벌 그룹을 물려받을 유일한 후계자지만, 정작 사랑을 위해서라면 제가 쓴 왕관도 버릴 수 있는 남자. 그랬기 때문일까, 윤시월에게 배신당한 뒤에는 걷잡을 수없이 흑화 해 놀라움을 안겼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사랑을 최우선 순위로 꼽을 만큼 순수했던 남자가 결국 사랑에 배신당하고 180도 달라진다는 설정에 매력을 느꼈다는 최성재는 “초반에는 ‘재벌 2세가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지질한 면도 많았지만, 변화할 캐릭터를 생각하며 빠져서 연기했다”고 곱씹었다.

“극 후반부에는 최광일이 흑화 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흑화 한 이후에도 시청자들이 ‘나쁜 놈’보다는 ‘불쌍한 놈’이라고 이해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극 초반에는 ‘더 지질하게, 더 바보같이 연기하자’고 생각했고요.”

그의 예상대로 극 말미 최광일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다만 짧은 시간 사이에 몰아친 사건들로 인해 변화한 캐릭터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해맑고 순수했던 인물이었는데, 너무나 갑자기 ‘나쁜 놈’이 됐다는 지적도 봤어요. 방송 시간상 2주 정도 사이에 극 중에 너무나도 많은 사건들이 터졌거든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최광일의 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웠겠다 싶기도 했어요. 다만 대본 속 자신의 캐릭터를 정당성 있게 소화해야 하는 것도 연기자의 몫이기에, 내가 공감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 “광일아, 이젠 행복해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최광일이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던 산속 장면을 꼽은 그는 “제왕의 사주를 타고났다고 했지만, 결국 그의 인생에는 윤시월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가 윤시월마저 포기했다는 건 더 이상 삶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며 “죽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간 최광일을 유월이와 시월이가 찾으러 왔고, 시월이가 유월이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고 우발적으로 총구를 겨눴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한 회의 마지막 장면이자, 다음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했던 이 장면에 대해 최성재는 “파주의 한 숲속에서 여섯 시간 정도 촬영했다. 중요한 장면이다 보니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서 찍어주신 것 같다. 그래도 감정 장면들을 배려해주셔서 무리 없이 촬영했다”면서도 “다만 진짜 총으로 촬영했는데, 총이 무거웠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 인터뷰를 끝으로 지난 6개월여를 함께 한 자신의 캐릭터 최광일과 이별하는 최성재.

그는 ‘캐릭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 달라’는 기자의 제안에 “‘너도 이제 널 기다려주고 사랑해주는 유진이에게 잘 해주면서,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광일이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 “꾸준히, 오래 연기하고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지만, 생계가 유지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일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생계를 꾸릴 것인가. 하지만 길은 두 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부수입을 찾는 방법도 있다. 

가수 송가인도 ‘미스 트롯’ 1등으로 호명되기 직전까지 노래를 하기 위해 비녀를 만들어 팔았다. 한 소설가는 “내게는 여러 개의 내가 있다. 그중 가장 소중한 나는 소설가이고, 얘만큼은 평생 글을 쓰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다른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얘를 먹여 살린다”고 방송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10년 넘게 배우 생활 중이지만, 아직 작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최성재 역시 연기 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내 연기 활동을 전적으로 응원해주시고, 이번 ‘태양의 계절’ 촬영 스케줄도 모두 맞춰주신 고마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래 한 아르바이트 덕분에 주차 하나는 자신 있다. 이것도 언젠가 연기에 도움이 될 날이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계기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최성재는 배우로의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켜켜이 쌓인 노력은 그에게 tvN ‘푸른 거탑 리턴즈’(2013)라는 데뷔 기회를 안겼다. 2017년에는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로 주연 자리도 꿰찼다. 그리고 올해는 시작부터 끝까지 꾸준히 달렸다.

다른 누군가와 비교를 시작하자면 출발선에서 이미 ‘지각’ 딱지표가 붙었을지도 모를 테지만, 최성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기회를 노렸다. ‘연기하는 스타’가 아닌 ‘오래도록 연기하는 배우’가 꿈이기 때문이다.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잖아요.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배우가 아닌, 대부분의 배우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은 작품을 하고 싶을 거예요. 나 역시 그런 배우고요.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꾸준히 주어진다면 계속 꾸준히,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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