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재능'으로 오디션 왕국 이끌던 안준영·김용범 PD의 추락

박소정 기자 2019. 11. 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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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 조작 논란’ 구속된 안준영·김용범 PD는?

‘슈퍼스타K’ 이어 ‘프로듀스101’ 시리즈 이끈 주역들

‘악마의 재능’ 안PD, "내 연습생 시절은 조연출 때" 인터뷰도

김PD, 18년간 엠넷서 ‘서인영의 카이스트’ ‘댄싱9’ 등 예능 제작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엠넷의 아이돌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생방송 문자 투표 조작 사건은 지난 5일 구속된 담당 PD 안준영(40)씨와 상급자인 총괄 프로듀서(CP) 김용범(45)씨가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연예기획사와 순위 조작을 공모하고, 심지어 자신들이 아이돌 멤버로 데뷔할 연습생을 미리 골라 놓고 1~20위 순위까지 사전에 정해놨던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그동안 ‘오디션 왕국’ ‘악마의 편집’ 등으로 상징되는 엠넷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진 강점과 정체성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공정성이 생명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만든 주범으로 추락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담당 PD인 안준영(오른쪽)씨와 CP 김준영씨의 모습. /연합뉴스

◇안준영PD·김용범CP, ‘오디션 왕국’ 엠넷 이끈 주역의 민낯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안준영 PD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전문 PD’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안 PD는 10년간의 조연출을 거쳐 김 CP가 연출한 ‘슈퍼스타K’ 시즌2를 시작으로 메인 PD로 나섰다. 그는 2016년부터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통해 스타 PD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슈퍼스타K’ 등 시청자 투표 시스템에 ‘국민 프로듀서’라는 이름을 붙여 ‘국프 신드롬’을 일으켰다.

안 PD는 연출하는 프로그램마다 ‘악마의 편집’ ‘피디픽'(PD Pick)’ 논란을 불렀지만, 남다른 스토리텔링 능력 덕분에 ‘악마의 재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로듀스 시즌이 돌풍을 일으키며 이뤄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안 PD는 ‘연습생’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연습생이라는 시절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조연출 때였던 거 같아요. 언제 입봉할지도 몰랐고, ‘입봉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라고 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랬던 시절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라고 하기도 했다.

'프로듀스X101' PD 안모씨 등 제작진이 지난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안 PD와 함께 엠넷의 스타 PD로 활동한 김 CP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2002년부터 엠넷 PD로 활동했다. 이후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을 연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 ‘슈퍼스타K’ 시즌2와 2011년 시즌3을 히트시켰다.

이 밖에도 김 CP는 엠넷에서 ‘SS501의 스토커’ ‘서인영의 카이스트’ ‘댄싱9’ ‘칠전팔기 구해라’ ‘골든탬버린’ 등 다양한 예능을 선보이면서, 음악 채널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후 김 CP는 책임프로듀서로서 엠넷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잘 알려진 시사평론가 겸 방송인 김용민씨의 동생이기도 하다.

◇두 PD의 합작품 ‘프로듀스 시리즈’…아이돌의 산실

두 사람은 각각 PD와 CP로서 ‘프로듀스’란 작품을 탄생시켰다. 프로듀스 시즌을 통해 데뷔시킨 아이돌만 45명이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는 제작자의 연출과 가공을 배제하고, 왜곡 없이 출연자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장르다.

시즌1은 2016년 1월 22일부터 같은 해 4월 1일까지 방영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민이 직접 아이돌 데뷔 멤버를 선발한다’는 콘셉트를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 최고 시청률은 4.4%. 케이블 방송으로선 높은 수치다. 당시 101명의 여자 연습생 중 최종 11명이 데뷔조로 뽑혀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탄생했다.

프로듀스 1~4 시즌 홍보포스터

원조 프로듀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제작된 시즌2는 ‘남자 연습생’ 버전이다. 이듬해인 2017년 4월 7일부터 같은 해 6월 16일까지 방영됐고, 같은 방식을 통해 아이돌그룹 ‘워너원(Wanna One)’이 탄생했다. 최고 시청률은 이전 프로듀스 프로그램보다 높은 5.2%까지 치솟았다.

시즌3인 ‘프로듀스48’은 한·일 합작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제작됐다. 한국 연습생과 AKB48 멤버 총 96명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8년 6월 15일부터 같은 해 8월 31일까지 방영됐고,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 멤버 9명, 일본인 멤버 3명 등 총 12명이 아이즈원(IZ*ONE)이란 이름으로 데뷔했다.

시즌4는 프로듀스X 101으로 올해 5월 3일부터 7월 19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남자 아이돌을 데뷔시키는 순위 경쟁 프로그램이었다. 프로듀스X 101 방송을 통해 최종 결승에 오른 11명이 ‘엑스원(X1)’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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