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매주 시집가지만..아직 결혼 생각 없어요"

김정욱 기자 2019. 11. 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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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의 여신' 배우 김하영
성우 삼촌 덕에 MBC와 첫 인연
16년째 서프라이즈 안방마님 역할
'나이 든 여고생' 등 별명 많지만
'서프라이즈 걔'가 가장 맘에 들어
반려동물 끔찍이 아끼는 애호가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 맡아
이름 알려지며 '개콘'도 고정출연
개그맨들 순발력 감탄스러울 정도
기회 된다면 많은 役 해보고 싶어
[서울경제] ‘서프라이즈 걔’ ‘서프라이즈 김태희’ ‘서프라이즈 여신’ ‘프로시집러’ ‘나이 든 여고생’···.

MBC에서 일요일 방영되는 ‘신비한TV 서프라이즈(서프라이즈)’의 간판 배우 김하영(사진)씨에 대한 수식어·별명은 많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10년 넘게 출연 중이다. 그동안 얼굴이 많이 알려진 ‘유명한 무명배우’였다가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김하영’이라는 이름도 제법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경복궁 인근 서울경제 건물 1층 카페에서 만난 김씨는 “여러 별명이 다 좋은데 그중에서도 ‘서프라이즈 걔’가 가장 마음에 든다”며 “서프라이즈는 나의 어린 시절, 젊음과 함께한 프로그램”이라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서프라이즈에 처음 출연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상명대 영화학과 출신이라 연기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MBC 성우인 삼촌이 서프라이즈 출연을 연결해줬다. 원래 서프라이즈 팬이었다는 김씨는 너무 기뻐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애청자가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 첫 방송이 2002년인 점을 감안하면 김씨와 서프라이즈는 거의 시작부터 함께했다고 봐야 한다.

“결혼만 수천 번 한 것 같아요. 거의 매주 결혼하는 연기를 하다 보니 ‘프로시집러’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실제 시집 계획은 아직 없어요. 또 결혼 연기 외 죽는 역할도 많이 하는데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이 ‘실제 명은 길 것 같다’고도 말해요. 이런저런 별명들을 붙여주시니 고맙죠.”

얼마 전부터 그는 ‘나이 든 여고생’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서프라이즈 걔’에서 ‘서프라이즈 김하영’으로 인지도와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제 나이도 알려지자 어려 보이는 외모가 화제가 됐다. 여고생 역할을 할 때 어색해 보이지 않지만 그의 실제 나이는 마흔을 넘겼다. 김씨를 만났을 때 깨끗한 피부가 눈에 띄었다. 김씨의 사진을 찍은 본지 사진기자도 “여러 연예인 사진을 찍어봤지만 김하영씨는 포토숍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안 피부 비결을 묻자 김씨는 “내 화장발 때문에 어려 보이는 것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김씨의 화장은 그리 진하지 않다. 그는 “특별히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평소 얼굴 팩도 하고 가끔 피부관리숍도 간다”며 “얼마 전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팩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 보였는데 인터뷰 도중 김씨가 휴대폰으로 보여준 가족사진을 보니 모두 동안 외모였다. 예상대로 김씨 집안에는 동안 외모 유전자가 있었던 것이다.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지 이제 햇수로 16년째인 김씨. 한 프로그램에 이렇게 오래 출연하는 것은 김씨 외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임성훈·박소현씨, KBS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씨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김씨는 이제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배우가 됐다. 김씨를 보기 위해 시청한다는 이들도 많고 하니 시청률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2004년부터 매주 촬영하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김씨는 촬영 때마다 진지해진다. 여름철과 겨울철 촬영이 힘들지만 그래도 이겨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시청자들이다.

“체질적으로 더위도, 추위도 너무 잘 타요. 그래서 여름과 겨울이 너무 힘든데 특히 여름에 사극 촬영할 때는 거의 땀으로 샤워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겨울철에는 핫팩을 10개 이상 붙여도 부족해요. 핫팩을 옷에 너무 많이 붙여 화상을 입은 적도 있었어요.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걱정되지만 시청자분들 덕분에 더위와 추위도 이겨내고 촬영해야죠.”

서프라이즈 스태프들은 개·고양이 등 동물 촬영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서프라이즈에서는 동물이 주인공인 경우도 많고 이런 촬영은 시간도 오래 걸린다. 동물 촬영이 스태프들에게는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지만 동물이 촬영장에 나타나면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환해진다. 동물 애호가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동물 촬영 때면 동물 옆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쉴 때도 촬영장에서 동물 옆에 꼭 붙어 있을 정도다.

특히 좋아하는 동물은 강아지와 고양이다. 현재 집에서 강아지 3마리를 키우고 있다. 김씨는 “강아지를 여러 마리 키우니 힘들지 않느냐고 주변에 묻곤 하는데 그 아이들을 돌보는 게 또 하나의 즐거움과 기쁨”이라며 “모든 동물들을 다 좋아하는데 동물과 함께 있으면 그냥 이유 없이 좋다”고 전했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인 김씨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고 개·고양이 등도 마찬가지”라며 “요즘 반려동물 인구도 증가하는 만큼 유기동물도 많아지고 있어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들이기 위해서는 가족 전체의 동의와 함께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며 “순간적인 기분으로 반려동물을 들여 나중에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프라이즈 배우들은 대부분 고정출연자들이라 서로 무척 친하다. 서프라이즈 촬영은 매주 금요일에 이뤄진다. 예전에는 촬영 후 다 같이 술 한잔 하면서 ‘불타는 금요일’을 보냈는데 요즘은 서로 스케줄이 많아 촬영이 끝나면 잘 모이지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시간을 내 촬영장 외에서도 자주 만난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KBS ‘개그콘서트(개콘)’에 고정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개콘에 출연하면서 김씨가 느낀 것은 ‘개그맨들은 천재’라는 것.

그는 “녹화하다 보면 애드리브(즉흥 대사나 연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개그맨들은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를 어려움 없이 척척 소화한다”며 “개그맨들이 개그를 직접 짜는데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면 끝없는 아이디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 회의 때 김씨는 거의 말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그는 또 “관객들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무척 긴장되지만 개그맨들은 관객들 앞에서 떨지도 않는다”며 “개그맨들은 머리도 좋고 입심도 좋은데다 연기력도 훌륭한데 생각할수록 정말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씨는 서프라이즈와 개콘 고정 녹화, 이외 다른 방송들 게스트 출연, 행사 초청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이에 요즘 취미생활을 자주 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영화관람이나 독서 같은 차분한 취미를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낚시를 즐긴다. 정확히는 엄청난 낚시광이다. 그의 이런 취미와 잘 맞아떨어지듯 낚시전문 채널인 FTV에도 출연하고 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가리는 것 없이 무슨 역할이든 맡겨지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베테랑 연기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연기자가 하고 싶은 역할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특정 역할을 가릴 게 있나요. 여러 장르나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서프라이즈 걔는 어떤 역할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서프라이즈·개콘·FTV 시청자·서울경제 독자 여러분, TV에서 자주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She is

△1979년 서울 △1995년 계원예고 △1998년 상명대 영화학과(3학년 휴학 중) △2004년 서프라이즈 출연 △2017년 하남시 홍보대사 △2018년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 △2019년 개그콘서트 출연 △2019년 FTV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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