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재미가 전부는 아니죠.. 가치·감동에 집중하는 예능

임소연 2019. 10. 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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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퀴즈 온더 블럭' 사람여행
"서민들 일상 이야기 듣으며 힐링"
MBC '같이펀딩', 아이디어 + 펀딩
초반 태극기함 펀딩 등으로 화제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하면 가장 첫 번째로 '재미'와 같은 웃음의 요소가 떠오르지만, 최근 재미보다는 다른 것에 주안점을 둔 예능들 또한 주목받고 있다.

가치와 감동에 집중하며 소소한 웃음을 전달해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예능 두 편을 준비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돼 매주 화요일 밤마다 전파를 타고 있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자기' 조세호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람 여행을 한다. 이들은 전통이 살아있는 서울 종로구 계동·서대문구 연희동의 입담 좋은 시민들을 만나고, 이태원, 신당동 등 도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 문을 두드리고 퀴즈 타임을 가진다.

시민들은 저마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고, 유재석과 조세호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시청자 또한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유퀴즈'는 최근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특집방송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집 '나의 땅'에는 94세 독립 애국지사 승병일 선생님, 옥매광산 강제동원의 유일한 생존자인 김백운 선생님이 출연했고, 이들은 하루하루 독립을 소원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시청자들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또 지난 9일 한글날 특집에는 문해교육학교를 다니는 늦깎이 학생 서태종, 박묘순 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부부는 글을 몰라 경험한 아픈 기억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15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특집에서는 전국체전에 참가한 선수들을 찾으며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기존 '유퀴즈'가 그간 이어온 '자연스러운 만남'과는 달랐지만, 여전히 '사람 여행'이 담긴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이 담고자하는 바를 진득하게 담아냈다.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생각지 못한 부분을 건드려줍니다. 의미 있고, 감동과 재미까지 잡았다" "사람 냄새나는 '유퀴즈' 응원합니다"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잊고 있던 '가치' 찾았다… '같이 펀딩'

지난 8월부터 매주 일요일 방송되고 있는 MBC '같이 펀딩'은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같이'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는다. 예능에서는 생소한 포맷인 '크라우드 펀딩'을 접목했고, 독특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다보니 반향과 함께 생소하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매회 감동이 더해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한 8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진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방송에서 유인나는 자신의 따뜻한 목소리를 살린 '오디오북 프로젝트', 노홍철은 개인의 일상을 응원하기 위한 '소모임 특별전', 유준상은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태극기함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특히 방송 초반부터 태극기함 펀딩으로 화제를 모은 유준상은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묵직한 감동을 줬고, 올해 국군의 날 행사에 초청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태극기함을 직접 선물하기도 했다.

'같이 펀딩'은 여느 예능처럼 쉴 새 없이 웃음을 주기보다는, 잊고 있던 가치를 되새기는데 중점을 두며 틈틈이 웃음을 준다. 시청자들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프로그램 전개에 '지루하다'는 평을 하는 반면, '이런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고 반응하기도 한다.

최근 '같이 펀딩'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어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프로젝트 '같이사과'를 시작했다. 태풍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한 장도연의 아이디어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시청자들이 원하는 가치와 부합해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가 높아진다.

이밖에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꽉 쥐고, 재미까지 전달하는 예능은 저마다 활약하고 있다.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에서는 역사 선생님이 국내 곳곳에 숨겨진 역사를 파헤치며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고,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의 '집 고민'을 해결해 주기위한 꿀팁을 준다. 집중하다보면 상식은 물론 자연스러운 재미가 따라오는 이들 프로그램이 예능에 다양함을 더해주고 있다.

임소연기자 a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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