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ei) "잘할 수 있는 건 노래 뿐..가수인 것에 감사" [DA:인터뷰①]
혹자는 끝없이 양산되는 아이돌이 가요계의 수준을 낮췄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이돌 위주로 짜여진 K-POP은 이제 전세계에 먹히는 상품이 되었다. 가요계에서 아이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은 이제 무의미해 졌다. 그들이 산업의 주류임이 명확해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돌들은 다르다. 그들 역시 가수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한다.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남기 위한 과정은 녹록치 않지만 그들 역시 안무로, 콘셉트로, 세계관으로 끝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데뷔 5년차인 러블리즈의 보컬 케이(kei)도 이런 고민에서 탄생한 결과물을 막 세상에 내놓았다. 본명을 걸고 내놓은 첫 솔로 앨범 ‘Over and Over’가 그 결과물이다.
“솔로 앨범이 나왔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아요. 드디어 제 꿈들 중 하나를 이뤄낸 것 같아서 행복해요. 이번 앨범 발매를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해주세요. 저를 응원해 수지는 분들이 많아서 잘해야 겠다는 욕심만 점점 커지네요.”
케이는 이번 솔로 앨범에 총 6곡을 눌러 담았다. 함께 활동해 온 멤버나 대세 래퍼의 피처링 같은 도움 없이 담백하게 자신의 목소리만을 실었다. 또한, 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줬다. 여기에 본명인 김지연 이름 석 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러블리즈 케이의 앨범임에도 오롯이 솔로 가수 김지연으로 서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러블리즈일 때는 최대한 예쁘게 부르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많이 주고 불렀어요. 창법도 변화를 주고 그동안 못 보여드렸던 감정들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저를 아는 팬들이 더 재미있게 들어줄 것 같아요.”
언제부터일까. 아이돌이 만능이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은. 예능은 예능대로 연기는 연기대로 잘하는 아이돌을 요구하고 아이돌도 그런 다양한 활동을 원하게 된 시대다. 그런 시대에 활동하지만 케이는 한 길만을 고집한다. 노래로 희망을 주는 가수만이 그의 유일한 꿈이다.
“제가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 보아 선배님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듣고 나서부터였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가수의 꿈을 꿀 때의 설렘이나 초심들이 떠올라요. 그리고 지금 가수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도 떠오르죠. 조금씩 가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가수의 꿈을 꾸고, 러블리즈로 데뷔한 이래 솔로 앨범을 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 그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케이의 가능성과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러블리즈 안에서도 우리의 색을 꾸준히 유지하자는 쪽이에요. 하지만 솔로에서는 조금씩 변신을 하고 싶어요. 스타일적으로도 단발이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음악적으로도 모든 장르에 한번씩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처럼 여린 겉모습과 달리 단단한 속내를 지닌 케이다. 여기에 러블리즈로서, 솔로 가수로서의 욕심도 마음껏 드러내는 강단도 지녔다. 그는 “어떤 큰 성과를 내기 보다 내가 이번 활동으로 첫 단추를 잘 꿰서 다른 멤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작은 바람도 전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럴 수 있었던 건 절 지켜주고 응원해 준 분들 덕이에요. 그걸 돌려주고 싶어요. 전 결코 어디 가지 않고 여러분들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으로 남을 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울림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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