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in BIFF①] "염원했던 부국제, 행복합니다" 이주영·이준혁 해운대 회포

조연경·박정선 입력 2019. 10. 8. 13:00 수정 2019. 10. 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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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박정선]
"아름다운 부산국제영화제의 밤입니다, 하하"

'핫'한 배우들의 만남이다. 지난 2007년 데뷔 이래 가장 높은 주목도를 자랑하고 있는 이준혁(36)과,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도 제 자리는 올곧이 지키고 있는 독립영화계 아이돌 이주영(28)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BIFF)가 한창 치러지고 있는 부산 해운대에서 만났다.

"사실 부국제에 오려고 찍은 작품이에요" "전 주영이 매니저로 왔어요" 이주영은 솔직했고, 이준혁은 이주영의 말이라면 다 옳았다. 시종일관 티격태격 친남매 같은 모습을 뽐냈지만 그 저변엔 믿음과 애정이 깔려 있다. 물론 쏟아지는 배고픔에 숟가락부터 든 이주영과 달리, 술잔에 먼저 손을 뻗은 이준혁은 서로가 인정할 정도로 정반대 성향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또한 눈여겨볼만한 '케미의 정석'이다.

염원했던 부국제 참석은 현실화 됐다. 이주영과 이준혁은 올해 부국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분에 공식 초청된 영화 '야구소녀(최윤태 감독)'로 부산 땅을 밟았다. 개막식부터 이어진 빼곡한 스케줄로 잠도 제대로 못자며 보내야만 했던 3일. 부산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취중토크 자리에 앉은 이준혁과 이주영은 대구탕을 한 사발 씩 앞에 놓고 서로를 독려하기 바빴다.

'야구소녀'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여고생 야구선수가 금녀의 벽을 넘어 프로야구 진출에 도전한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면서도 꿈을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는 청춘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청춘 영화다. 극중 이주영은 여고생 야구선수 주수인을, 이준혁은 상처 많은 과거를 품은 채 무료한 현재를 살아가는 코치 최진태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4일 첫 상영된 '야구소녀'는 이날 상영작 중 가장 먼저 매진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이주영과 이준혁은 관객들과 첫 상영, 첫 대화의 추억을 함께 하며 맹목적 지지와 응원도 한 몸에 받았다. 개봉 시즌 전, 부국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 취중토크 자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준혁은 "부국제는 진~짜 좋은 곳 같다"며 멋들어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준혁은 '야구소녀'를 통해 만난 이주영을 현 소속사에 직접 추천할 정도로 '배우 이주영'을 아끼는 마음이 남다르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주영의 행보를 "이 시대의 얼굴"이라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이준혁은 이주영을 치켜 세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기승전이주영'으로 끝나는 말들에 이주영조차 손사레를 치며 "선배님!"하고 외치기 바쁜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는 이주영은 조금씩 '배우의 삶'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여전히 유리천장을 느끼지만 과거와는 분명 달라진 환경이 반갑기도 하다. 잘생긴 얼굴이 변했을 리 없지만 유독 최근 '잘생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는 이준혁은 "대체 어디에서 그러냐"며 진심으로 궁금해 하더니 높아진 인기에도 "동의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준혁의 말들에 반박의 뜻으로 지긋이 쳐다보자 "영원한 건 없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분위기 아니냐.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도 관심을 보내주시는 것 같다"며 끝까지 머쓱해 했다.

이준혁은 일찌감치 합류를 결정지은 드라마 '비밀의 숲2' 전 깜짝 특별출연을 준비 중이고, 이주영은 JTBC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파격변신을 꾀한다. 쉴틈없이 바쁜 나날 속 때론 지칠 때도 있지만, 연기하고 일할 때 엔돌핀이 샘솟는건 부정할 수 없다. 피자를 품에 안고 영화를 감상할 때, 강아지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준혁과 이주영이 돌아간 서울에서 잠깐의 행복함을 꼭 느꼈길 바라본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이주영(이하 주영) "주량을 사실 잘 몰라요. '주량의 의미'가 무엇일까요.(웃음) 술을 못 마시는건 아닌데 즐겨 마시지도 않아요. 마셔야 할 땐 맥주보다 소주나 막걸리를 선호하는 편이고요." 이준혁(이하 준혁) "저도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아요. 근데 잘 마시기는 하는 편인 것 같아요.(웃음)"

-특별한 주사가 있나요.주영 "21살 때 제 주량을 모른 채로 어떤 영화 뒤풀이에서 고진감래를 마신 적이 있어요. 심지어 한 스태프분과 대결을 했죠. 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가 추태를 많이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그때부터 술을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준혁 "웬만하면 잘 취하지 않으려고 해요. 기분이 좋고 편한 사람과 있으면 빨리 취하기는 하는데, 일 적인 자리나 선배들이 계신다 싶으면 절대 안 취하려고 하죠. 정신력으로 버텨요."

-부산국제영화제에 '야구소녀'로 오게 된 소감은요.주영 "음…. 음…. 하하. 솔직히 이야기하면, 저는 이 영화를 부국제에 오려고 찍었어요. 제가 부국제에 대한 엄청난 애정이 있거든요. 배우로서 시간의 흐름을 부국제를 통해 실감할 정도니까요. 2015년과 2016년에 2년 연속 왔었는데, 2017년에는 초청을 받지 못했어요.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그러다 작년에 '메기'로 다시 오게 됐죠. 물론 '야구소녀'를 찍는다고 해서 '무조건 부국제에 갈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을 한건 아니지만 '잘 만들어보자. 부산에 가게 되면 더 좋을거야'라는 힘의 원천이 됐던건 사실이에요." 준혁 "감독님이 많이 고생하신 덕분에 부산까지 오게 됐어요. 그리고 부국제를 못 왔으면 주영이가 내심 실망했을 테니까, (이주영) 매니저로서 굉장히 바랐죠. 으하하. 농담이에요. 전 어떤 일을 할 때 다음을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너무 멀리 내다보지도 않는 편이죠. 그래도 이 영화를 찍으면서는 저 역시 '부국제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주영이는 물론이고 함께한 많은 분들이 염원했으니까요."

-바랐던 부산에 오니 어떤가요.주영 "최근 몇 년간 부국제가 시끄러웠잖아요. 올해도 태풍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어요. 근데 걱정을 엄청 많이 하면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걱정과는 달리 다시 부흥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한국영화 100주년이기도 하고, 진짜 시끌벅적 축제 같아요. '영화인의 장' 그 느낌 아시죠.(웃음) 길을 걸으면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이곳만의 풍경이 좋아요." 준혁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야구소녀' 팀이었어요.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볼 수 있어 좋았죠. 많은 관객들이 밤을 새며 기다려 주셨다는 말에 감사했고, 진심으로 행복하기도 했고요. 애정의 또 다른 말인 거잖아요. 일정이 많아 당장은 피곤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관객들의 얼굴을 직접 볼 땐 '아무래도 정말 좋은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미있는 행동을 했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런 것들에서 오는 감동이 커요."

-'야구소녀' 첫 상영을 관객들과 함께 했죠. 주영 "이미 '야구소녀'에 호감을 갖고 찾아와 주신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이잖아요. 반응은 정말 좋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나도 분위기에 취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못 본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감독님의 영화지만 어느 정도 같이 참여한 배우 입장에서 진짜 감상을 공유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두번째 상영 시간에 다시 봤는데… 피곤해서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또 실패 했어요.(웃음)" 준혁 "전 제가 출연한 작품을 즐겨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과거의 나와 마주치는 것이 좀 힘들어요. '내가 나를 본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드라마보다 영화가 더 한 것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많이 고통스러웠는데, 옆자리에서 주영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는 걸 바라보니 그건 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주영 씨는 야구선수 역할인데 작고 날렵한 비주얼이 돋보였어요. 주영 "감독님의 정확한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날렵하고 얇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야구선수라고 하면 무조건 체격이 좋아 보여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고요. 그래서 야구 외 체격을 위한 운동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준혁 씨는 최코치에 대해 '기피하는 캐릭터'라고 했죠. 준혁 "이전 작품에서 보여드린 이미지, 혹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너무 달랐으니까요. '내가 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고민이 많았는데 선택한 후에는 캐릭터를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아요. 체중도 7kg이나 찌웠고, 연기적인 변화도 주기 위해 노력했죠."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준혁 "가끔은 영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영화의 외적인 것,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나 배우들의 어떤 면들을 함께 보게 될 때가 있어요. '야구소녀'는 감독님의 첫 작품이고, 등장인물의 성장기가 감독님의 어떤 면과 닿아있기도 했어요. 또 '배우 이준혁'의 현재 포지션이 극중 최현태와 비슷한 지점에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어떤 면에서요.준혁 "진태의 고민이 내 고민 같고, 진태의 위치가 제 위치 같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진태의 고민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제 나이대 평범한 이들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고 문제죠. 진태는 어느 한 곳에 안착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때론 어린아이 같고, 때론 외부인 같은 느낌도 들어요. '그런 이의 성장이야기라면 내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주영 "전 선배님이 해주시길 바랐어요. 제가 먼저 '야구소녀'에 캐스팅 됐고, 감독님이 '최코치 역할을 이준혁 배우가 하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죠. 사실 '코치'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있잖아요. 최코치만큼은 그런 전형적 역할이 아니었으면 했어요.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영화'니까요. 때론 판타지스러워도 좋잖아요. 관객들이 보기에 '보기 좋은' 영화가 되길 원했죠." 준혁 "주영이는 정~말 좋은 아이에요.(웃음) 저에게 이번 부국제 일정은 이주영의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는 시간이 맞아요. 하하."
-잘생긴 코치 탄생의 비하인드네요. 주영 "근데 처음 만났을 때…. 야구장이었나? 서로 씻지도 않고 마주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준혁 "캐릭터에 최적화 된 모습이었죠.(웃음) 감독님은 더 바라기도 하셨고요. 결과적으로는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헤요."

-생각해보면 주영 씨는 27살에 18살을 연기한 것이더라고요. 10년 세월의 위화감이 전혀 없어요. 주영 "그런가요?(웃음) 연기할 땐 나이를 크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신경 쓰이네요.(웃음)" 준혁 "제가 주영이 나이 땐 10살 위까지 커버 가능했는데. 하하하. '야구소녀' 최진태도 40대 설정이니까 지금 제 나이보다 많은 캐릭터죠. 데뷔 때부터 그래와서 익숙해요. '나는 전설이다' 땐 8살 많은 (김)정은 선배보다 나이가 많았고,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송혜교 선배보다 오빠로 나왔으니까요."

-준혁 씨는 주영 씨를 지금 소속사에 추천했다고요.준혁 "주영이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니까요. 하하. 좋았어요. 모든 것에는 트렌드라는 것이 있잖아요. 어떤 것이든 그 시대에 맞는 것들이 항상 존재한다고 봐요. 저는 주영이에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JTBC 단막극) '힙한 선생'에 나온 주영이를 보면서 '센세이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흐름이 바뀌고 있구나'라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인연은 '야구소녀'를 하면서 처음 맺은건데 이 친구가 가진 순수함을 더 자세히 알게 됐죠. 주변 환경이 그 순수함을 성립시킬 수 있게 많이 도와주는 것 같아요."

-주영 씨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나요.주영 "'야구소녀'를 촬영할 땐 아니었고, 끝나고 시기적으로 새 회사를 찾고 있었을 때 우연히 준혁 선배님과 밥을 먹게 됐어요. 근황 이야기를 하다가 '회사를 찾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지금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어요. 진짜로요. 회사를 선뜻 소개시켜주시는 게 의외였거든요. 근데 진심이 느껴졌고,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죠. 대표님과 미팅에서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고요. 사실 다른 회사와 이야기 중인 상황이긴 했는데…. 하하. 선택을 결정한 후에는 대표님보다 준혁 선배에게 제일 먼저 전화했어요.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취중토크 in BIFF②] 에서 계속

부산=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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