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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아닌 희생이 주제" '장사리' 김명민의 사명감(종합)

장아름 기자 입력 2019.09.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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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④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명민이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합류한 뒤 촬영하며 느꼈던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이하 '장사리') 주연 김명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장사리'는 한국전쟁 중 기울어진 전세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었던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된 772명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명민은 '장사리'에서 출중한 리더십과 판단력으로 유격대를 이끄는 리더 이명준 대위 역을 맡았다. 이명준은 772명의 학도병들과 함께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되는 인물. 상륙한 해변에서부터 인민군들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난관에 봉착하지만 최선을 다해 작전을 성공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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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명민은 "영화에 참여해보니까 단순히 배우가 영화 찍고 개런티 받고 흥행하고 안 하고 떠나서 사명감 같은 게 되게 많이 느껴지더라. 추모식에 손자, 손녀까지 오고 살아계신 몇 안 되는 참전용사 분들이 오셨다. 먼저 간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등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존재할 수 있는 건 이분들 덕이구나 했다. 이순신 장군부터 (나라를 지키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다. 가장 가까이에서 6.25 큰 전쟁 치르면서 동 시대에 살고 있어서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 속에 계신 분들과 대화하고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벅찬 감정을 느꼈고 뜨거운 눈물을 많이 흘리고 왔다"며 "그건 그렇게 해오긴 했지만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작품의 성패를 떠나서 하는 날까지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배우로서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되게 뭉클했고 곽 감독님 만의 묵직한 감성을 끌어내는, 기교 없는 연출이 너무 좋았다. 언론시사회는 3자 입장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도병들이 주지만 모두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려야 하는 모든 분들이 그렇다. 학도병들,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로 모두 전쟁하게 됐다. 2대 독자, 3대 독자가 많았다고 하더라. 다큐멘터리 다 찾아보고 유가족 분들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영화 참여했던 사람으로서도 믿어지지 않더라. 가슴 아픈 역사가 이렇게 묻힐 수 있나 이해가 안 됐다. 1997년이 돼서야 유골과 잔해가 발견됐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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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은 영화 출연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처음에 장사상륙작전에 대해 잘 몰랐다. 전작 '물괴'와 같은 제작사인데 제작사의 한쪽 부서에서 장사리 준비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고증에 의해 만들어내고 있었다. 굉장히 오래 준비했던 프로젝트였다"며 "막상 캐스팅 제의가 오면서 '그게 뭐지?' 했다. 남의 얘기처럼 받아들인 거다. 성공한 작전이었지만 극비라 묻힌 작전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말도 안 되는 작전이었더라. 하나씩 나오는 증언들이 장난이 아니더라. 곽경택 감독님이 메가폰을 급히 잡으시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캐스팅이 됐다. 굳이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다가 장사상륙작전에 대해 인지가 되면서 감독님과 대화가 오고 가면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영화의 성패를 떠난다는 얘기가) 무책임한 얘기일 수도 있고, 당연히 배우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인데 저 같은 경우는 작품 선택할 때 그걸 많이 보는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제가 해야겠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무모하게 도전하는 그런 측면이 많은 배우"라며 "영화는 당연히 흥행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많이 보셔야 이런 역사를 알게 되신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보시고 직접 느끼시고 후손들에게, 아이들에게 얘기해주고 그게 요즘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영화 흥행과 상관 없이. 당연히 흥행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어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뽕 영화'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 영화의 주제를 말씀드리면 어린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야기다.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 가슴 아픈 역사를 다뤘다"며 "그 얘기(국뽕)를 빗대서 많이 얘기를 하시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다. 보는 관점이 다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한 건 이것은 희생에 대한 이야기고, 곽경택 감독님도 반전영화라고 하셨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걸 염두에 두셨고, 스태프들에게 브리핑하실 때도 희생에 포커스를 맞춰 촬영하셨다. 촬영 기사님과 스태프들이 학도병의 얼굴, 감정 위주로 잡아내려고 했다. 카메라 3~4대가 아이들 얼굴 팔로우를 했다. 어린 친구들의 얼굴까지도 잡아내려고 했던 것 보면 주제가 바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존인물인 이명흠 대위를 연기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그 당시에 이명흠 대위가 계셨다면 이렇게 했겠지'라고 시대 초월해서 공감하려 했다. 쉽사리 감정적으로 표현될 수 없는 게 많았다. 나는 김명민이기 때문"이라며 "감정적으로 올라오는 걸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자 했다. 리더는 이성적이어야 한다 생각했다. 학도병들과 얘길 나누는 것도 박찬년(곽시양 분) 쪽으로 돌렸다.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겠다는 리더십과 굉장한 죄책감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 처음에 이명준을 죽여달라고 했다. 학도병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이들을 전장으로 데리고 온 인물로서 죽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며 "하지만 실제 이명흠 대위는 마지막까지 군번 줄을 찾아주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하셨다. 이명흠 대위가 끝까지 학도병들의 희생을 알리려 노력하셨기 때문에 죽음으로 몰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뉴스1

전투신 등 쉽지 않았던 촬영 과정에서 저체온증도 경험했고, 후배의 부상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명민은 지난해 10월 수조세트 촬영 당시를 돌이키며 "정말 기억에 남았다. 수조세트 물이 10도, 12도라는데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이라고 하더라. 1시간 지나면 저체온증이 걸리는데 저도 처음 경험을 해봤는데 몸을 못 움직이고 인지가 안 된다. 사람을 잘 못 알아보더라"며 "(김)인권이 상태가 매우 안 좋았었다. 되게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부상은 일일이 따지면 헤아릴 수 없다. 파편 때문에 (최)민호가 눈 근처에 부상을 입었다. 진짜 위험한 상황이었다. 얼굴에 흙먼지가 덮여 있어서 파편 상처인지 진짜 피인지 가짜 피인지 모르겠더라. 민호와 (김)성철이의 마지막 장면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했다"며 "민호가 원래 복귀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분장 덧칠하고 촬영했다. 후배지만 정말 멋지다, 배우로서 최고의 자세였다.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거다. 본인이 하는 건데, 안 해도 상관 없는 건데 본인이 그런 결정 내렸다는 건 박수 쳐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할리우드 배우 메간폭스와의 촬영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교류를 기대했지만 사실 교류가 전혀 없었다"며 "아쉽지만 그렇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잠깐 만나긴 했다. 포스터 촬영할 때"라며 "그리고 갑판신 찍을 때 멀리서 보기만 했다. 그 분은 갑판 위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고, 우리는 그 밑에서 처절하게 싸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그는 "그분도 누가 누군지 몰랐을 거다. 얼굴에 분장도 칠하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몰랐을 것"이라면서 "학도병들이 야간에 상륙하면서 그런 치열한 모습 속에 (메간 폭스가 등장하는) 그런 톤이나 그런 연기들이 좋더라"

한편 '장사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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