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광 감독 "'타짜' 세계관, MCU처럼 확장되는 날 왔으면" [DA:인터뷰]
처음엔, 필명이 아닐까 싶었다. ‘타짜 : 원 아이드 잭’의 연출자의 이름이 오광이라니.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어릴 적에는 이 이름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권오광 감독은 “‘오’자 돌림에 할아버지께서 ‘광’을 붙여주셨다”라며 “무슨 운명인지, 지금 내가 ‘타짜’ 연출을 하고 있다니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11일 개봉한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순항 중이다. 개봉 첫날 33만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찾았다. 이는 ‘타짜’(13만 6950명)와 ‘타짜-신의 손’(20만 1749명)의 기록은 물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작인 ‘내부자들’(23만 949명)의 오프닝 스코어까지 넘겼다. 개봉 2주차에도 꾸준히 2위를 지키며 관객을 모으고 있다.
<이하 권오광 감독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다른 ‘타짜’ 시리즈와 달리 동시대로 설정을 잡았다. 이유가 있나.
- 작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내겐 큰 도전이자 부담이었다. 어떻게 하면 전작들과 다른 지점을 둘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도박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동시대로 옮겨오면 이야기가 풍부해질 것 같았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 중에 ‘상대적 박탈감’, ‘염세주의’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에게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
Q.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이 바뀌었다. 극 중에서 나오는 용어들이 낯설어 이해하기 어렵던데.
- 인터뷰도 하고 현장을 다니며 자료 조사를 하기도 했다. 카드와 화투의 큰 차이점은 사이즈라는 점이다. 화투는 손바닥에 숨기는 기술이 있다면 카트는 크기 자체가 크고 52장이라 화투에서 쓰는 반칙은 쓰기 어렵다. 게다가 팀으로 움직여 한 사람을 완전 넋이 나가게 하는 것이 기술이다. 인터뷰 했던 분이 “사기꾼들의 궁극의 기술은 ‘믿음’이다”라고 했었다. 상대방이 나를 100% 믿게끔 하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Q. 포커를 쳐본 적도 있나?
- 김광빈 감독과 홍석재 감독과 한 번 쳐 본적이 있다. 서로 막말을 할 정도의 절친이라서 장난삼아 포커를 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말을 대사로 쓰기도 했다. 예를 들면 “수학여행 왔어?” 같은 대사다.
Q. 영화가 챕터별로 구성돼있다.
- 첫 번째 챕터 ‘도일출’ 이 이야기가 갖고 있는 욕망이 밀집돼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부터 캐릭터들이 소개가 되면서 케이퍼 무비처럼 이야기가 전개된다. 챕터를 나누니 장면의 분위기가 무게를 각각 달리할 수 있었다.
Q. 박정민을 ‘도일출’역으로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 박정민이 독립영화에 나오던 시절부터 보고 있었다. 사실 박정민은 선택할 때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시리즈물은 어찌할 수 없는 비교대상이 있다. 배우에겐 스트레스였을 텐데. 그럼에도 박정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꼭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
Q. 류승범은 인도네시아까지 가서 만났다고.
- 통화를 하는데 자꾸 신호가 끊겨서 아예 내가 가기로 했다. 어디냐고 하니 인도세니아 롬복이라더라. PD와 함께 갔는데 맨발로 살고 있더라. 그 때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바닷가에서 영화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Q. 류승범이 연기한 ‘애꾸’는 원작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 다른 사람보다 늦게 들어왔지만 아주 훌륭하게 해줬다. 굉장히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다. 늦게 들어왔지만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최유화는 캐스팅 물망에 있었던 배우였다. 관람을 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출을 잘못한 나의 탓이다.
Q. 박정민과 최유화의 베드신도 있었지만 섹슈얼한 느낌은 나지 않더라.
- 일부러 그렇게 촬영했다. 그 장면이 섹시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사운드도 그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넣었다. 도일출과 마돈나는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정사 장면은 서글프고 감정에 메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일출이 맞을 때 마돈나가 떠나는 장면은 처연한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데 베드신 역시 격정적이지 않게 촬영하려고 했다.
Q. ‘타짜 : 원 아이드 잭’이 상업영화 데뷔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 아무래도 상업영화이니 많은 것들을 고려하게 된다. 촬영에 뺀 것도 많다. 예를 들면 애꾸가 도일출에게 소개시켜주는 여성 같은 경우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등장하는데 팔이 하나 없는 채로 나온다. 메시지로는 좋은데 그로테스크한 면이 없지 않아 그 장면은 삭제해버렸다. 아무래도 선택을 해야 할 경우 대중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Q. 연출을 하며 가장 힘든 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
시리즈라는 중압감이 컸다. 최동훈, 강형철 감독님 작품을 보고 영화를 배우다시피 했으니 그 부담감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주조연 8명의 배우들의 하모니를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각 캐릭터마다 색이 다 다르니 이걸 다 살려주고 싶은데 하나의 영화로 만들려니 어쩔 수 없이 삭제되는 경우도 있었다.
Q. 만약에 4편이 제작이 확정된다면 연출할 생각이 있는지.
- 없다. 예전에 강형철 감독님이 2편을 만들고 ‘3편 만드는 사람 고생하라’고 하셨다고 하던데 나 역시 마찬가지다. 4편은 스케일이 좀 더 크고 오락이 많다. 한 마디로 버라이어티하다. 저는 ‘타짜’라는 세계관이 확장됐으면 좋겠어요. MCU도 코믹북으로 시작했듯 ‘타짜’도 영화로 옮겨지면서 장점이 늘어나는 시리즈가 되면 좋을 것 같다. 4편 감독님, 연출 잘 하세요! (웃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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