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살린 '호텔 델루나' 아이유 원맨쇼 아니라 더 좋았다[TV보고서]

뉴스엔 2019. 9.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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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델루나’ 포스터, tvN 제공
‘호텔 델루나’ 제작발표회, 뉴스엔DB

[뉴스엔 황혜진 기자]

아이유(이지은) 원맨쇼 드라마가 아니라 더욱 볼 만했다.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오충환)는 9월 1일 방송되는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7월 13일 첫 방송된 이래 2개월 만의 종영이다.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 분)이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으로 취직하게 되고,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 장만월(아이유 분)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긴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아이유와 여진구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라는 점뿐 아니라 그간 KBS 2TV '쾌걸춘향', MBC '환상의 커플',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을 히트시킨 홍자매(홍정은, 홍미란)가 tvN '화유기'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선보인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 막을 올린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들의 호평과 화제성, 시청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전작 '아스달 연대기'가 화려한 라인업과 높은 제작비에도 불구, 5~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10% 벽을 넘는 데 실패한 만큼 그 바통을 이어받은 '호텔 델루나'의 어깨가 다소 무거웠던 것이 사실.

그럼에도 똘똘 뭉친 출연진과 제작진은 오랫동안 회자될 tvN 대표작을 만들어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7.3% 시청률로 출발한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 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끝에 10회 만에 10%를 돌파했고, 전 회 동 시간대 1위, 7주 연속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드라마 화제성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태연 '그대라는 시'를 시작으로 헤이즈 '내 맘을 볼 수 있나요', 거미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폴킴 '안녕' 등까지 발매된 OST는 이례적으로 연이어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tvN '도깨비' 이후 최고의 OST 열풍을 일으켰다.

이 같은 흥행의 중심에는 아이유가 있다. 전작 tvN '나의 아저씨' 이지안 역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입증한 아이유는 '호텔 델루나' 속 괴팍하고 사치스러운 주인공 장만월로 극을 듬직하게 이끌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그 어떤 캐릭터보다 입체적인 캐릭터였지만 섬세한 감정 연기로 맞춤옷처럼 소화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신마다 바뀐 화려한 패션만큼이나 보는 재미가 있었다는 평이다.

이외에도 아이유는 장만월 명의로 인스타그램 계정(fullmoon.long)을 개설, 직접 찍은 배우들의 비하인드컷을 공개하며 흥행 요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준기 설리 김수현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직접 카메오로 섭외하는가 하면,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 12회 엔딩신에 걸맞은 배경음악 '해피엔딩' 작업과 가창을 맡기도 했다. 드라마에 대한 아이유의 깊은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

아이유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이 아니었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상대역으로 나선 여진구는 완벽한 스펙의 능력자이지만 귀신만 봐도 까무러치는 연약한 호텔리어 구찬성으로 분해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회가 거듭될수록 귀신 손님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을 치유해주며 지배인으로서 감동적인 성장사를 보여줬고, 장만월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티격태격하는 사장과 직원으로 출발해 애틋한 연인으로 발전해가며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설레게 했다. 전작 tvN '왕이 된 남자'에 이어 '호텔 델루나'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며 믿고 볼 만한 멜로 장인으로 거듭난 셈이다.

델루나 직원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배해선과 신정근은 각각 뼈대 있는 조선 명문가의 종손 맏며느리 출신 200년 경력의 객실장 최서희 역, 장원급제자 출신 500년 경력의 스카이바 바텐더 김선비 역을 맡아 이른바 '델루나 어벤저스'를 완성했다. 프런트맨 지현중 역의 피오, 인턴 김유나 역의 강미나는 풋풋한 로맨스 연기로 드라마 챙겨보는 재미를 더했다.

정식 직원은 아니지만 델루나에 시시때때로 등장했던 사신 역의 강홍석은 델루나에 머물다 나가는 손님들을 택시에 태워 저승으로 인도하는 인솔자로서 '츤데레'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이숙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생사고락을 관장하는 마고신으로 분해 고난도 1인 12역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아이유와 함께 과거를 살다 환생한 연우 역의 이태선, 고청명 역의 이도현, 이미라 역의 박유나 역시 사실상 1인 2역 캐릭터를 소화하며 주연 못지않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카메오급 분량의 귀신들도 저마다 기구하고도 흥미로운 사연으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단언컨대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했고, 모든 캐릭터들이 반짝반짝 빛난 드라마였다. 비록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들의 곁을 떠나지만 드라마가 선사한 여운은 오래도록 지속될 전망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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