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무조건 사과하라?".. 교회 카톡방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들
[오마이뉴스 이학후 기자]
'가짜뉴스(Fake news)'란 용어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들을 비판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전적 의미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 사실이 아닌 거짓된 뉴스'를 뜻한다. 특정한 세력이 이득을 취하고자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가짜뉴스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여 빠르게 확산한다. 사실관계를 가리기도 전에 무분별하게 공유가 되는 바람에 검증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다.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MBC |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일본은 맞고, 한국은 틀렸다'는 친일 성향의 유튜브 영상이 개신교 교인들의 카톡방을 휩쓸고 있다. 구독자 31만 명인 '팩맨TV'는 수출 규제 품목을 국산화하자는 문재인 정부에 속지 말라는 주장을 펼치며 일본을 찬양한다.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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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이에요. 여러분들이 불매할만한 소비재는 (워낙 비중이 작아서) 보이지도 않아요. 불매운동은 애초에 일본 경제에 어떤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액션이 아니죠. 사실상 그냥 화풀이일 뿐인 겁니다. (중국 관광객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여행을 안 가봐야 일본 경제에 피해가 별로 없어요."
색깔론, 친미, 친일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활발히 퍼지게끔 유통을 담당한 곳은 다름 아닌 '교회 카톡방'이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소녀상 옆에서 벌어진 친일 기자회견을 공지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온 곳 역시 개신교 교인들의 한 카톡방이었다.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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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을 세워준 기업이 그 일본 기업이에요. 그것이 한국에 있고 그 재산이 있으니까. 그것을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해서 빼앗아온 거예요. 정말 한국 사람들은 악해도 보통 악한 것이 아닙니다. 반일감정을 계속 부추기고 일으키는 '악함'이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실 거 같냐?"
예배당에서 일부 목사는 극우 인사 뺨치는 수준으로 일본을 찬양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말하지 않고 대한제국의 멸망은 필연적이었고 일본을 배워야 한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가르치고 있다. 사랑침례교회의 정동수 목사의 말이다.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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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어떻게 벌어질 수 있을까? '스트레이트'는 교회 안에서 목사와 신도들 사이에 형성된 권력 관계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강하게 신뢰하는 목사들의 정치적인 발언이 어떤 여과도 없이 고스란히 신도들에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교인은 말한다.
"우리 교회에 어떤 분이 오셔서 인사하고 그러면 '아, 목사님이 저분을 찍으라는 소린가 보다' (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노골적으로 헌금을 요구하는 목사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전광훈 회장이다. 그는 설교하는 도중에 '문재인 대통령 하야 서명운동'을 위한 헌금을 하라고 신도들에게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MBC |
▲ <스트레이트> '배은망덕한 한국...친일 선봉에 선 교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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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친미, 친일을 조장하는 가짜뉴스 삼박자 속에 개신교는 병들고 있다. 일부 교회와 목사들의 머릿속엔 오로지 '기승전 정권교체'로 가득하다. 그래서 친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하며 정부를 비난한다. 가짜뉴스, 그리고 교회의 위험한 정치개입을 취재한 '스트레이트'는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목사입니까? 정치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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