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조정석·윤아만 살아남았네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19. 7. 1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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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공식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편파적인 한줄평 : 재난과 웃음의 불협화음

지루함에 갇혀 버렸다. 구조도 실패다. 제작비 136억원을 들였으나, KBS2 <위기탈출 넘버원>보다 몰입감 없는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다.

<엑시트>는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몇 년째 취업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동아리 후배 ‘의주’(윤아)가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시를 탈출하는 코믹 재난 액션물이다.

이 작품의 문제점은 ‘장르명’에서부터 발견된다. 잘 나가던 ‘코믹’에 재난물이 섞이면서부터 분위기가 뒤틀리고 이야기에 불협화음을 낸다.

물론 초반은 흥미롭다. 조정석의 능글맞은 연기력이 보는 이의 웃음보를 자극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는다. 일상 속 가족들이 빚어내는 유머러스한 상황을 포착한 것도 나쁘지 않다. 웃음과 리얼리티가 관객을 휘감으며 흡인력을 뿜어낸다.

문제는 재난이 발생하면서부터다. 비극도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지만, 실상 웃음과 재난을 섞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등장인물들이 갑작스럽게 위험에 처하면서 이제껏 웃고 즐기던 관객들에게도 제동이 걸린다. 사람들이 죽어가는 아비규환을 연출하면서 웃음포인트까지 욕심 부리니, 보는 이는 웃으면서도 찝찝한 뒷맛을 물리칠 수 없다.

개성을 위해 두 장르의 혼용을 용감하게 선택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재난물의 강점을 더더욱 잘 활용했어야 했다. 상황을 더 타이트하게, 그리고 영화의 속도감엔 더욱 채찍질을 가했어야 그나마 약점이 상쇄됐을 터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메가폰은 안일하게 굴었다. 장소만 바뀔 뿐, 비슷한 패턴의 위기와 극복 과정이 몇 번이고 반복한다. 게다가 뒤로 갈수록 그마저도 억지스럽게 전개된다. 스크린 속 주인공들은 숨이 턱 끝까지 찰 정도로 뛰는데, 보는 이는 하품이 나는 이유다.

그나마 꺼져가는 재미에 호흡기를 다는 건 조정석과 윤아다. 조정석은 ‘용남’이란 인물을 꼭 맞는 맞춤복처럼 덧입고 이곳저곳에서 훨훨 날아다닌다. 내공은 역시 속일 수 없다는 걸 입증한다.

윤아 역시 그 못지 않다. 앞서 <공조>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더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치길 바라는 기대감마저 생긴다. 오는 31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2개

■흥행참패지수 : 2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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