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연상된다" 연극 방해..4년 만의 '첫' 사과

홍신영 2019. 7. 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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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대학로 한국 문화예술 위원회 건물 정문에 붙어있는 대자보입니다.

"블랙리스트 해당 인물인지 신원 검증을 했고,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했습니다."

4년 전 예술위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를 한건데요.

피해 예술인만 9천 명이 넘는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하지만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를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건물에서 열린 '팝업 시어터' 공연.

예술위 간부들이 나타나 대사가 들리지 않게 음악을 틀고, 광고판도 켜고 공연을 방해합니다.

연극의 내용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염한별/당시 예술위 담당직원] "그날(공연을 방해한 날) 아침에 단톡방이었나 씨어터 카페에 가서 다들 앉아 있자고…이게 뭐하는 거지 싶고 무서웠던 게 맞는 것 같아요."

예술위는 이후 예정돼있던 공연들의 대본을 사전 검열했고, 결국, 예술인들은 공연을 거부했습니다.

[윤혜숙/피해 예술인(연극 연출가)] "정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고심 끝에 보이콧을 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되게 무서웠어요."

당시 예술위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지만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모두 사실로 드러났고, 비로소 예술위는 이를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습니다.

꼬박 4년이 걸렸습니다.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 2,670건 중 유일합니다.

예술위 위원장이 피해 예술인들과 당시 이를 외부에 알리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예술위 직원들을 만나 직접 사과할 예정입니다.

[윤혜숙/피해 예술인(연극 연출가)] "어쨌든 이것이 시작점이 될 수 있고 어떤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블랙리스트 실행자들에 대한 조치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오히려 문화체육관광부는 핵심 인물로 지목받아 검찰에 수사 의뢰된 고위 공무원들을 최근 주요 보직에 임명했습니다.

심지어 당사자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드러나 비판이 거셉니다.

박양우 장관은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일단 소속기관으로 발령 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처벌과 불이익은 피해자의 몫이 아니라 가해자의 몫이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홍신영 기자 (h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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