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입 "래퍼 아닌 직장인의 삶..그래도 행복합니다"(인터뷰)

정준화 2019. 7.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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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선생님', '힙합의 거장'으로 불리는 래퍼.

피타입은 대한민국 1세대 래퍼 중에서도 철학적인 가사로 동료 래퍼들과 대중의 인정을 받았던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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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입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랩 선생님’, ‘힙합의 거장’으로 불리는 래퍼. 피타입은 대한민국 1세대 래퍼 중에서도 철학적인 가사로 동료 래퍼들과 대중의 인정을 받았던 아티스트다. 그가 직장인이 됐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브랜드 마케팅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따로 생업을 하고 있어요. ‘내가 음악을 하기 위해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묶어놔도 되나’ 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그 부분에서는 솔직히 자신이 없더라고요. 왜냐면 나를 하나의 상품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 상품은 어느 정도 수명을 다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피타입은 그래서 회사 취직을 택했다. 회사 출근을 위해 6시 30분에 기상해 지하철에 몸을 던진다. 지난 2017년 12월, 결혼식을 올린 린 바. 직장인의 삶을 택한 이유가 ‘결혼’에 있는지를 물었다.

“결혼이 결정적이었기는 한데,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은 게, 그렇게 되면 마치 집사람이 내 꿈을 옭아맨 거 같이 보일 거 같아요. 그건 절대적으로 자의에 의한 선택이었거든요. 남자는 가족을 만났을 때 비로소 Y유전자의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기능을 못하는 남자는 좀 못났다고 스스로 믿고 사는 편이에요. 내가 내 기능을 다 하려면 밥벌이를 해야겠다고 스스로 판단한 거고 지금은 그 기능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해요.”

41살의 늦은 나이. 그렇다면 피타입은 어떻게 취직할 수 있었을까.

“브랜드마케팅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무작정 인사팀에 이메일을 보냈죠. 소위말해 경력단절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날 어떻게 바라봐줄 지 모르는 것이고, 내가 가수 활동을 했었던 것이 회사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도 모르는 것인데..숨길 것도 없이 겸손하게 메일을 보냈고, 지금 몸을 담고 있는 회사에서 다행이도 반응을 해주셨어요.”

음악을 포기하고 생업을 하는 것에 대한 속상함은 없을까.

“안 해본 것도 아니라서 익숙하게 적응하고 있고, 이걸로 인한 회한이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이 자체로 되게 행복한 거 같아요. Y유전자의 기능을 못할 때 창피하고 부끄럽고 서글프고 하겠지만, 지금 다 하고 있으니까요.”

피타입은 앞서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힙합 거장’의 출연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불구덩이 미션에서 탈락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함께 출연한 래퍼들은 물론, 음악 팬들도 충격이라는 반응이었다.

“확실히 그 플랫폼에는 나이 어리고 쌓아놓은 것이 덜 한 사람들이 유리하고 즐기기에 좋은 거 같아요. ‘거기 나가서 즐길 수 있는가’를 타진하고 나갔어야하는데, 저는 ‘내 랩은 훌륭한가’를 타진하고 나갔기 때문에...큰 실수였던 거 같아요. ‘쇼미’에 나간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 후회했어요. 저에게 실망한 사람들도 이해해요. 그걸로 서운함을 표출하고 디스 랩했던 래퍼들 100% 이해하고 심지어 미안하기도 하죠.”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음악을 아예 놓은 것은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발표를 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행위 자체는 끊은 상황이죠. 하지만 지금도 가사도 쓰고 뱉어보고 하죠.”

정준화 (junama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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