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결국 고름은 터지기 마련이다 [이슈&톡]

윤지혜 칼럼 2019. 6. 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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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 내의 마약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의 활동도 잦고 소속 가수 중 외국에서 유입된 이들도 많다 보니, 워낙 자유로운 장르의 음악을 하다 보니, 마약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접근방식이 개방적일 수밖에 없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이해의 범위에 해당할 뿐, 우리 사회에선 엄연한 범죄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유독 YG에서만 제어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속 가수의 관리 소홀이라고, 스타로서의 전인격적 교육의 부재라고만 여겼다. 이러한 세간의 끊임없는 지적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잊을 만하면 YG의 이곳 저곳에서 터지는 마약 관련 사건들을 보며, 영입되는 이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질 자체가 금기시된 영역까지 솟구치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자유로운 영혼인가 싶기도 했다. 즉, 어쩔 수 없는 저들 개개인의 문제인가 싶었다는 것.

이 와중에 일어난 승리의 버닝썬 사태는 YG 내의 여러 논란과 사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점을 다르게 하는 무엇이었다. 고작 몇 해만에 보통의 이들은 상상하지도 못할 인기와 경험, 수익을 얻은 아이돌 출신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나이도 그리 많지 않은 연예인이 그리 천박한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두려움 없이 저지를 수 있었을까. 더 경악스러웠던 건 웬 만큼의 증거와 증인이 나왔음에도 끝까지 부정하며 버티던 모습이다. 결국 명백한 정황들 앞에 자백하긴 했다만.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그간 승리가 보고 학습한 장면들이 그러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연히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잘못을 저질러도, 인맥, 지연으로, 여러 맥락으로 연결된 힘 있는 자들의 도움을 얻어 별 탈 없이 잘 빠져나오더라. 돈과 권력, 명성 앞에선 아무리 강력한 법이라도 작은 힘조차 발휘하지 못하더라는, 왜곡된 생태를 마치 세계의 당연한 이치인 것처럼 배워 왔고 덕분에 거의 블록버스터 급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현재, 안타깝게도 이 조심스러운 논리를 증명해 줄만한 일이 벌어졌다. 안 그래도 버닝썬으로 골머리를 앓는 중인 YG에게 날라온 또 하나의 비보, 소속 아티스트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투약 혐의를 대하는 YG의 조치(그룹에서의 탈퇴 및 전속계약 해지)는 시기도 시기이고 사안도 사안인지라, 이례적이라 할 만큼 강력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단번에 무마시키는 공익신고 하나가 곧, YG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양현석 대표를 강타했다.

3년 전에도 관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비아이는 당시엔 법적 처벌은 물론이고 경찰의 수사도 받지 않았는데 신고자에 따르면 YG가 부단히 힘을 쓴 결과라는 것.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며 그의 이름을 언급한 이를 만나 진술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경찰과 유착하여 수사를 무마시키는 등, 자신의 위치가 지닌 힘을 악용한, 지금과는 상반된 대처방식을 취했다는 것. 물론 아직까진 사실 확인 중에 있지만, 불거질 대로 불거진 의혹에 양현석은 대표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마약을 구하고 싶다는 비아이의 메신저 속 대화에서 우리가 무엇보다 놀랐던 점은 들킬까 염려는 하면서 스타로서 불법적 행위를 하려는 본인에 대해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고심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다. 이상하리만치 결여되어 있는 도덕적 의식, 승리에게서도 볼 수 있었던 형태로, 이쯤에서 우린 다시 한번 진지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유독 YG에만 이런 이들이 모여 있는 걸까, 단순히 YG의 불행한 취향 탓에 찾아온 불운인가, 아니면 혹시, YG의 환경이 초래한 상황은 아닐까.

법의 테두리는 힘을 써서 잘 피해 볼테니, 사람들의 목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자숙 잘 하다가 멋진 무대로 상황을 전복시킨다, 팬들의 사랑은 견고하니까.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던 YG의 앞선 선배들이 보인 전례라 하겠다. 잘못을 해도, 제대로 된 대가를 치르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 이들의 모습은 후배들에겐 충분히, 하나의 귀감이 되었을 게 분명하고.

그러니까 양현석이 이끌어온 YG가 맞이한 현 사태는, 혹독한 해석일 수 있겠다만, 속담 그대로 제 무덤 제가 판 꼴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겉보기 좋게 봉합되었어도 제대로 짜지 않은 고름은 결국 터지기 마련이다. 막 터지기 시작한 이 고름이 얼마나 크고 깊은 지는 모르겠다만, 이제라도 모두 빼내고 제대로 치료받아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를. 그 동안 아무 것도 모른 채 조건 없는 사랑을 제공한 팬들을 위해서라도, 아직 소속되어 있고 앞으로 소속될 아티스트들을 위해서라도, 양현석이 손절된 YG에게 남겨진 책임감 있는 행동이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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