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④] 장혜진 "연기끊고 10년 공백, 마트·백화점 판매왕으로 살았다"

조연경 2019. 6. 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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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돌아와줘서 다행이다. 장혜진이 '기생충'으로 대중들에게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까지 과정을 털어놓으며 10년간 자발적으로 연기를 멀리했던 사연도 공개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장혜진은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를 그만 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감회가 남다른 듯 깊이있는 미소를 짓더니 "이야기 하자면 좀 긴데…. 19살 때부터 시작해 이제서야 나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까지 그 오랜 시간을 이야기 하자면 한 시간으로는 모자라다"며 운을 뗐다.

장혜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로 '기생충'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선균과 동기다.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으로 데뷔했지만 데뷔작이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일한 필모그래피가 됐다. 단 한 편의 작품을 남기고 돌연 고향으로 떠났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아닌 지금의 장혜진을 있게 한 '연기' 때문이었다.

장혜진은 "98년도에 영화를 찍고 바로 내려갔다. 뒤도 안 돌아봤던 것 같다. 사실 연극원에 들어가고 많이 힘들었다. 학교에서는 연기가 점수로 나온다. A, B를 못 받으면 무조건 F였다. 어떻게든 A, B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어느 순간 연기를 위한 연기가 아닌, 점수를 받기 위한 연기처럼 느껴지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바로 실전에 뛰어 들었어야 하는데 학교에만 4년을 묶여 있었다. 내 연기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체크할 수도 없었다. 학교 안에서는 워낙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신감도 떨어졌다. 재미가 없었고, 행복하지 않았다. 캐릭터를 구축하고 연기를 해 나가는 것이 두렵고 괴롭기만 했다. '행복하려고 선택한 연기인데 나를 괴롭히고 피폐하게만 만든다면 계속 하는게 맞나?' 싶더라"고 토로했다.

스스로 '이건 아니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장혜진은 "기계적인 연기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만 뒀다. 고향으로 내려간 후에는 진짜 연기와 상관없는 일들을 했다. 백화점 판매, 마트 판매도 하고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근데 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왕을 하면서 상금도 받았다. 자꾸 스카웃이 되더라.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마트도 단계가 있다. 마트에서 시작해 백화점까지 진출한 케이스다. 그 백화점에서 봉준호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장혜진은 16년 전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살인의 추억' 출연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연기를 끊은 채 완전히 떠나있었던 터라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그 전화 한 통이 장혜진도 몰랐던 새 장혜진의 마음을 다시금 일렁이게 했다는 후문이다.

장혜진은 "연기 학원도 다녔는데 연기 강사가 아니라 홍보마케팅팀 팀장을 했다. 나레이터 모델들을 총괄하는 팀이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경남과 부산 일대 돌아다니면서 월드컵 홍보를 했다. 그러다 결혼하고 남편이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서 아기 낳고 연기는 완전히 포기하고 살고 있다가 이창동 감독님의 연락을 받았다"고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했다.

10년의 세월이 오히려 고맙다는 장혜진은 "생활 연기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서 직접 겪은 삶을 통해 닦아진 것 같다. 공부만 했을 땐 그저 잘 짜여진 연기였다. 근데 고객을 응대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고,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낳으면서는 감성도 풍부해졌다. 그래서 이창동 감독님이 '감성이 예전보다 더 충만해 졌다'고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또 "'우리들'에서도 연기를 한 것은 아니다. 윤가은 감독님 디렉션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주세요'였다. 대본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았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할지 모르니까. 봉준호 감독님은 '준비된 충숙씨!'라고 하셨고. 다시 연기를 함에 있어 꼭 필요했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냥 버텼다면 아마 지금 같은 연기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단언해 삶에서 우러나오는 깊이있는 면모를 엿보이게 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의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희비극이다. 개봉 6일만에 누적관객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인터뷰⑤] 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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