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칸]'기생충' 봉준호, 韓최초 황금종려상..심사위원장이 밝힌 '만장일치' 이유[종합]

김현록 기자 입력 2019. 5. 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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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심사위원 만장일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25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놀란 듯 일어나 곁에 있던 송강호와 감격의 포옹을 나눈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어로 '메르시'(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무대에 올랐다. 그는 "불어 연설을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영화적 모험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건 저와 함께해 준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홍경표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이름을 호명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어 "이 자리에 함께해 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인 송강호 배우의 멘트를 이 자리에서 꼭 듣고 싶습니다"라면서 수상자의 자리에 송강호를 불러세웠다.

송강호는 감격에 겨운 듯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그리고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모든 영광을 바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저는 12살의 나이로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도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메르시, 메르시 보꾸(Merci, Merci Beaucoup)."

▲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인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시상식 직후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나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은 "상당한 시간 동안 고심하면서 선정했다"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두고 "'유니크'한 경험이었고, 다른 영화와 차별되는 느낌을 느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웃음으로 승화시키 점 등이 영화를 본 후에 감상이 계속 커졌다고도 언급했다.

한국영화 최초의 영예이자 한국영화 100주년의 기쁨이다. 올해는 한국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는 '의리적 구토'가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처음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동시에 한국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하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지 무려 35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품게 됐다.

'기생충'의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한 이래 9년간 이어진 칸영화제 수상 가뭄을 함께 해소했다. 이전에는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황금종려상에 이은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을 수상한 것이 최고의 이력이었다. 이밖에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2006년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옥자'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한 뒤 2년 만에 2번째 경쟁무분 초청작으로 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 '기생충'까지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됐지만, 본상을 수상한 적은 없었다.

한국영화 유일의 경쟁부문 초청작이자 공개와 동시에 칸의 열기를 폭발시킨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화제 내내 가장 뜨겁게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인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이다. 봉준호 감독 스스로 "한국인이라야 100%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한국적인 뉘앙스가 가득하지만 자본주의의 극심한 빈부격차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섬세하고도 통찰력 있게 담아낸 이야기이기도 하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이 출연해 열연했다.

▲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지난 21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상영을 가진 '기생충'은 진심어린 8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올해 칸의 가장 막강한 주자로 떠올랐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만 무려 5명, 그 중 2명이 2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명장일 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 올해의 칸에서 한국에서 온 50살의 감독 봉준호가 화제를 휩쓸었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욱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봉준호의 또 다른 진화를 알린 '기생충'에 대한 칸의 뜨거운 열기는 현지 리뷰와 평점으로도 확인하기 충분했다.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영국 '스크린데일리'가 각국 주요 매체 기자 10인의 점수를 합산해 집계한 평점에서 '기생충'은 4점 만점에 3.5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프랑스 리베라시옹이 별2개를 별3개로 바꾸면서 첫 공개 때보다 평점이 0.1점 올랐다.) '르 필름 프랑세즈'의 평점에서 평가에 참여한 15개 매체 중 10개 매체가 '기생충'에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종려가지를 매겼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흑인 여성 최초의 경쟁부문 초청작 감독인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옵의 '아틀란티크'가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수상했다.

가장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디오 아티스트 출신 라지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 그리고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이 연출한 '바쿠라우'는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의 '리틀 조'에서 열연한 에밀리 비샴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2번의 황금종려상을 수사한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가 '영 아흐메드'로 수상했다. 또 프랑스 여성감독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본상을 받았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렸다. 한국영화는 경쟁부문 '기생충'을 비롯해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 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이 초청됐다.

▲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다음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자(작)

▲황금종려상=기생충(감독 봉준호)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아틀란티크'(감독 마티 디옵)

▲심사위원상='레미제라블'(감독 라지 리), '바쿠라우'(감독 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상=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영 아흐메드)

▲여우주연상=에밀리 비샴(리틀조)

▲남우주연상=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각본상='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감독 셀린 시아마)

▲특별언급='잇 머스트 비 헤븐'(감독 엘리아 술레이만)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누에스트라스 마드레스(세자르 디아즈)

▲단편 황금종려상='더 디스턴스 비트윈 어스 앤드 더 스카이'(감독 바실리 케타토스)

▲단편 특별언급=몬스트루오 디오스(아구스티나 산 마틴)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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