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이어 "BTS 팝시장 장악 놀라워..음악의 힘 느꼈다"

박세연 2019. 5.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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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가수 데이어는 BTS의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제공|유니버설뮤직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음악은 국경을 초월한 힘이 있죠. 음악을 통해 누군가를 위로하고, 또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요."

미국 팝 시장에서 ’신성’으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데이어(Daya, 21).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름이겠지만 체인스모커스의 히트곡 ’돈트 렛 미 다운(Don’t Let Me Down)’을 접한 적 있는 음악팬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음색의 주인공이다.

화창한 5월, 데이어가 한국을 찾았다. 2017년 내한 공연을 준비했으나 아쉽게 무산된 터라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서울 홍대 모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데이어는 짧고 굵은 프로모션 스케줄에도 "직접 맛본 코리안 바비큐가 아주 만족스러웠다"며 싱긋 웃었다.

데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팝 열풍과 별개로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나 패션, 뷰티에 대해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스킨케어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은 뷰티 산업이 발달한 곳이라 늘 궁금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팝스타인 그에게 한국 음악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월드스타로 떠오른 방탄소년단(BTS)은 데이어에게도 선망의 뮤지션이라고.

"BTS는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어요. 저 역시 그들 음악의 팬이에요. BTS 정국이 내 음악(’insomnia’)을 SNS에 올려줘 몹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린 서로의 팬이죠."

미국 주류 음악시장을 완벽하게 파고든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현지 뮤지션인 데이어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K팝은 장르 자체로 매력적인 음악이지만 완전히 메인스트림에 들어온 것 역시 인상적"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BTS는 물론이고 다른 K팝 아티스트와 컬래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이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그래미어워드에서 베스트댄스음악상을 수상하고 포브스가 선정한 ’주목할만한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빼어난 ’이력’의 소유자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것은 그의 음악이 지닌 성별, 국경, 나이를 초월한 ’힘’이다.

데이어는 자신에 대한 `천재가수` 수식어가 부담 아닌 동기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유니버설뮤직
"음악 활동을 일찍 시작하면서 저 역시 음악이 지닌 힘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음악의 힘은, 문화와 국경을 넘어서 공감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 한국 팬들과도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영어권 국가의 공연을 다니며 느낀 건, 음악은 언어를 초월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죠."

데이어는 2016년 발표한 곡 ’하이드 어웨이(Hide Away)’가 유튜브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빌보드 매거진 등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발표한 첫 EP ’데이어(Daya)’는 ’빌보드200’ 67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후 체인스모커스의 ’Don’t Let Me Down’ 작업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대중의 뜨거운 반응이 얼떨떨한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의문을 떨치고 스스로를 인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음악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내가 이런 주목을 받고 사랑 받는거지?’ 하는 의심의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열심히 노력하는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바라보게 됐죠."

세 살때 처음 피아노를 접한 데이어는 유년기를 기타, 색소폰, 우쿨렐레, 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며 음악과 함께 성장해갔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지속할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음악의 모든 면이 매력적이고 좋았어요. 곡을 흥얼거리고 쓰고 만드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죠. 창작 프로세스도 좋았고,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도 좋았어요."

음악에 대한 순수한 ’낙(樂)’은 두려움도 떨치게 했다. "처음엔 내 음악, 내 무대에 대해 비평을 받는 게 두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한 덕분인지 두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고, 내 안의 생각과 음악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게 얼마나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인지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아요."

데이어는 음악을 통해 당당한 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공|유니버설뮤직
’천재소녀’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 역시 부담보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데이어는 "어릴 때 들었던 칭찬과 여러 수식들이 제약이 되거나 힘들게 한 건 특별히 없다. 가수라는 업은 그러한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이 중요한데, 나는 그걸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갖고 창작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또 그때와 다른 게, 주위에 같이 잘 하는 사람들이 같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도 굉장히 많고, 끊임없이 영감을 받으며 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갓 스물한 살이지만 데이어가 음악을 통해 꿈꾸는 바는 꽤나 원대했다. 그는 "각자 나름의 갈등이나 힘든 상황에서 분투하는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로를 해줄 수 있지만, 음악을 통해 소명이랄까? 더 큰 의미의 선을 이룰 수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 사회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음악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발표한 ’싯 스틸, 룩 프리티(Sit Still, Look Pretty)’를 통해 1020 여성의 소신을 당당하게 표현한 것처럼, 동시대 여성들에게 음악을 통해 당당함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어린 팬들에게 ’여자도 원하는 누구든 될 수 있고, 사회가 규정하는 틀에 갇혀 살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다 펼치고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저 역시 젊은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깨닫고 있는, 중요한 것들이죠. 결혼, 출산 모든 건 여성의 의무가 아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저 스스로 여성으로서 진화해가는 생각이나 느낌을 팬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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