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생충' 웃고나면 씁쓸하고 재밌는데 무서운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입력 2019. 5.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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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기생충' 포스터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한국 사회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유머와 풍자, 그리고 날카로운 은유와 비유로 가득 찬 '기생충'은 재미와 웃음은 물론 섬뜩한 공포와 생각할 거리를 담았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대학교 입학을 위해 수능만 4번 친 기우는 대학생 친구인 민혁(박서준 분)의 소개로 박사장네 집에 들어가 예쁜 고등학생 2학년 여학생인 다혜(정지소 분)의 과외를 하게 된다. 기우는 이 집의 막내아들 다송(정현준 분)의 미술 과외 선생님으로 자신의 동생인 기정(박소담 분)을 소개하고 두 사람은 이 집에서 서로를 모르는 척 함께 과외를 하며 박사장 가족과 얽히게 된다.

영화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의 연극 같은 삶을 보여주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속에는 우리 한국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부와 빈곤이라는 극심한 차이의 두 가족은 한쪽은 우아하게, 한쪽은 치열한 생존을 위해 살고 있다. 조금은 과장되고 영화적 상상력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와 신분으로 살아가다가 우연한 기회에 섞이게 된다.

전혀 다른 직업, 전혀 다른 칸에 타고 있는 두 가족이 함께 섞여서 살아가는 것이 언뜻 보면 함께 살아가는 공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물과 기름처럼, 두 가족은 전혀 섞일 수 없고 섞이지도 않는다.

/사진='기생충' 스틸컷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하듯 디테일한 설정과 대사들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와 대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곳곳에 섬세한 표현과 의미심장한 대사로 관객을 사로잡는가 하면, 허를 찌르는 블랙 유머로 웃음을 전한다.

무엇보다 영화의 속도감이 인상적이다. 지루한 구간이 전혀 없이 131분의 시간 속에 촘촘하게 이야기를 녹여냈다. 초반부 두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장면은 디테일한 이야기들로 꽉 채웠다. 중반부 이야기가 전환되는 구간에서는 관객의 상상을 넘어 그 이상의 이야기로 시선을 잡아 붙든다. 후반부에서는 몰아치는 이야기와 속도감으로 충격을 전한다.

'기생충'은 공감과 충격이 공존한다. '어떻게 저런 일이'라고 생각했다가, 금방 다시 '저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유가 가득하지만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기에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마에스트로 봉준호 감독의 지휘 아래, 배우들의 오케스트라가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배우들의 케미와 호흡이 완벽하다. 송강호는 가장의 역할 그대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기택네 가족 캐릭터의 중심을 잡는다. 장혜진은 보편적이면서 독특한 엄마의 모습으로 이 가족에 색깔을 부여한다. 최우식은 기택네 가족을 박사장의 집과 연결시키는 고리로 이 공생관계의 중심에서 성찰할 거리를 던진다. 박소담은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기택네 가족에 웃음과 슬픔을 더한다. 이선균은 사람 좋아 보이는 부잣집 중년 남성의 모습에 특유의 젠틀함을 더해 이 가족 희비극에 불씨를 당긴다. 조여정은 새로운 발견이다. 부자라서 착하고 부자라서 순진할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은 영화에 비현실성을 더하면서도 '기생충'에 색을 입힌다. 이정은은 '기생충'의 키 포인트로 활약한다. 영화 중반부 이정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 영화는 심상치 않은 영화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보고 재밌고 웃기다고 하면 그 말은 아마 맞을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무섭고 슬펐다고 하면 그 말도 맞을 것이다. 분명히 재밌는데, 웃고 나면 씁쓸하고 또 한편으로는 슬프고 무섭기도 하다. 봉준호라서 가능하다.

5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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