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여행으로 그친 '개콘' 1000회 특집

김인구 기자 2019. 5. 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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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19일 1000회를 맞이했다.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20년간 '갈갈이 패밀리' '고음불가' '달인' 등 약 1500개의 코너를 선보이며 웃음을 전했다.

그러나 최근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개그콘서트'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은 시스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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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등 레전드 대거 출연

유행어 재연해 폭소터졌지만

시청률 8%… 초라한 성적표

전성기때 개그맨들 열정 대단

요즘은 얼굴 알린후 예능으로

KBS 2TV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19일 1000회를 맞이했다. 이날 오후 9시 22분부터 10시 44분까지 82분간 10여 개의 코너가 방송됐다.

난타 퍼포먼스에 이은 첫 코너는 김원효·김준현·송병철의 ‘비상대책위원회’. 경찰과 군의 간부로 분장한 김원효와 김준현은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해결책을 제시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원효의 “야, 안 돼∼”와 김준현의 “고뤠” 같은 유행어를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터졌다. 지하철 노선도를 외우는 ‘수다맨’ 강성범도 속사포 개그를 재연했다.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노선도를 외우는 모습에 관객들이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안상태·김진철의 ‘깜빡 홈쇼핑’. 안상태가 엉뚱한 상품을 제안하는 쇼핑 호스트로 나와 인기를 누렸던 코너다. 그의 느릿한 말투와 “빠져 봅시다”라는 유행어는 역시 중독성이 여전했다.

이후에도 ‘추억의 코너’가 계속됐다. 김대희·유상무 등의 ‘씁쓸한 인생’, 박준형·정종철·오지헌의 ‘사랑의 가족’, 강유미·정경미·김경아의 ‘분장실의 강선생님’, 심현섭·윤형빈 등의 ‘봉숭아학당’이 방송됐다. 익숙한 것을 오랜만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유행어만 한마디씩 해도 추억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인미답의 1000회를 맞았지만 추억 속에서만 맴돌 뿐 한 발짝 앞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20년간 ‘갈갈이 패밀리’ ‘고음불가’ ‘달인’ 등 약 1500개의 코너를 선보이며 웃음을 전했다. 전유성·김미화·심현섭·김영철·김대희·김준호·이수근·김병만·박준형·김현숙·윤형빈 등 수많은 스타 개그맨들을 배출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초·중반엔 시청률이 무려 30% 가까이 솟았다. 일요일 밤 한 주일을 마감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월요병’을 잊게 하는 웃음보따리였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 “그까이꺼 대충∼”이라는 유행어에 지난 시름을 덜었다.

그러나 최근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평균 5∼6%대이고, 1000 회 특집은 겨우 8%를 찍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의 21.3%에 비하면 턱없는 성적이다. ‘개그콘서트’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은 시스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성기 때는 개그맨들의 열정과 투지가 대단했다. 한 번이라도 출연하기 위해 개그맨들은 일주일간 대본과 씨름했다. 몇 번씩 고쳐 쓰고 연습한 후 담당 연출자에게 ‘검사’를 받았다. 재미없으면 ‘퇴짜’를 맞기도 했다. 웃음을 연습하고 재확인하는 시스템이 배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게 사라졌다. 관찰 예능이 등장하면서 굳이 고생스럽게 웃음을 짜낼 이유가 없어졌다. ‘개그콘서트’에서 얼굴을 알린 후 곧바로 여행이나 음식을 소재로 한 예능으로 옮겨가는 개그맨들이 많아졌다. ‘개그콘서트’가 과거 시스템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개그맨들에게 헌신적인 웃음만 강요할 수도 없다. 따라서 tvN ‘코미디빅리그’의 랭킹제 등 개그맨의 열정을 대신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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