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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방탄소년단은 펜과 메모지를 꺼냈다

박현택 입력 2019. 04. 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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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제작발표회나 쇼케이스,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연예인들이 흔히 내뱉는 말이다.

기자가 2~3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던져 잠시 집중력을 잃었거나, 질문이 난해했다면 충분히 잊을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질문을 받은 이가 '나에게 무엇을 물었느냐'고 되묻는 일이 잦아지면 이내 맥이 빠지고 만다.

이날 유일하게 영어로 질문한 영국 BBC 방송사의 한 기자는 리더 RM이 내놓은 3분여 간의 정성스런 답변이 끝나자 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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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질문이 뭐였죠?”

프로그램 제작발표회나 쇼케이스,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연예인들이 흔히 내뱉는 말이다. 기자가 2~3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던져 잠시 집중력을 잃었거나, 질문이 난해했다면 충분히 잊을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질문을 받은 이가 ‘나에게 무엇을 물었느냐’고 되묻는 일이 잦아지면 이내 맥이 빠지고 만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DDP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발매 기념 쇼케이스는 1시간 40분이 넘어 종료됐다. 보통의 쇼케이스가 1시간 내외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꽤 긴 시간. 원인은 20여개의 질문이 쏟아진 ‘질의응답’ 순서에 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7인은 ‘라이브 중계’ 카메라가 꺼지고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일제히 펜과 메모지를 꺼내들었다. 이는 흔치 않은 일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모든’ 질문에 ‘모든’ 멤버가 고개숙여 필기 했고, 답변을 시작하기 전에는 메모를 들여다보며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자연히 “질문이 뭐였죠?” 라고 되묻는 멤버가 있을리 없었다. 또한 동문서답이나 틀에박힌 답변도 없었다. 질문의 요지를 미처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멤버가 직접 나서 부연해 주기도 했다.

월드스타의 세심한 ‘받아쓰기’에 기자들은 신났다. 앨범과 타이틀곡에 담긴 의미와 세계관에 대한 질문, ‘SNL’ 과 빌보드 어워즈에 대한 질문. 피처링을 맡아 준 할시와 에드시런에 대한, 아미와 선한 영향력에 대한 질문이 파고들었다. 방탄소년단도 장단을 맞췄다. 7인은 ‘그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질문은 참 중요하다’ 등의 말과 함께 잘 정돈된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유일하게 영어로 질문한 영국 BBC 방송사의 한 기자는 리더 RM이 내놓은 3분여 간의 정성스런 답변이 끝나자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 신명나는 ‘핑퐁’의 수혜자는 독자, 팬, 그리고 대중이다. 펜과 메모지를 꺼내는 것은 자리에 모인 ‘기자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기사를 읽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예의다. 또한 커다란 홍보의 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현명함, 그리고 공들여 만든 자기 작품 또는 앨범에 대한 애착이기도 하다.

이날 방탄소년단과 기자들이 만들어낸 20여개의 ‘현문현답’마다 녹아있는 진정성은 방탄소년단의 입을 떠나 기자들의 펜을 통해 독자들의 눈과 마음으로 전달됐다.

박현택 (ssal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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