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드라마 폐지는 '장년층 볼권리' 박탈"

안진용 기자 2019. 1. 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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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소설'에 이어 아침드라마까지 폐지한 KBS를 향해 "장년층의 볼 권리를 박탈했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김 감독은 "TV소설과 아침 드라마가 아무런 설명없이 폐지됐을 때 할머니들이 받는 충격은 엄청났다"며 "'무한도전' 폐지 이야기가 오갈 때 젊은층이 각종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강한 항의와 반대 의견을 밝힌 것과 달리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망연자실한 할머니들을 보며 그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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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다큐감독 강력 비판

“할머니들에겐 절대적인 프로

아무런 설명없이 일방적 폐지

수신료 받는 공영방송 역할을”

‘TV소설’에 이어 아침드라마까지 폐지한 KBS를 향해 “장년층의 볼 권리를 박탈했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수신료를 받는 KBS는 “제작비 문제, 선택과 집중을 위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는 지난해 8월 22년간 명맥을 유지하던 TV소설을 폐지한 후 아침 드라마 ‘차달래 부인의 사랑’을 편성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과 4개월 만에 막을 내린 후 21일부터는 저녁 일일 드라마 ‘비켜라 운명아’를 재방송하고 있다.

TV소설은 한국의 근대사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다뤄 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마지막으로 방송됐던 ‘파도야 파도야’(사진)의 시청률도 10% 안팎이었다. 후속작인 ‘차달래 부인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당시 KBS 드라마센터장은 “시대극인 TV소설이 막을 내리고 본연의 아침드라마가 돌아왔다. 아침 시간대 시청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역시 ‘공수표’였던 셈이다.

‘트루맛쇼’와 ‘쿼바디스’ 등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온 김재환 감독은 3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BS가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심각한 문제”라며 “KBS 아침 드라마는 여전히 TV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노년층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그램인데 일방적으로 폐지했다”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촬영하기 위해 3년간 60∼70대 이상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며 그 여파를 피부로 실감했다. 김 감독은 “TV소설과 아침 드라마가 아무런 설명없이 폐지됐을 때 할머니들이 받는 충격은 엄청났다”며 “‘무한도전’ 폐지 이야기가 오갈 때 젊은층이 각종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강한 항의와 반대 의견을 밝힌 것과 달리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망연자실한 할머니들을 보며 그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칠곡 할머니들을 장기간 지켜본 김 감독은 장년층이 선호하는 KBS의 5대 핵심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일일 단위로 방송되는 ‘아침마당’과 ‘6시 내고향’, 아침 및 저녁 드라마와 매주 월요일 밤 방송되는 ‘가요무대’다. 김 감독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노년층이 주로 살고 있는 시골에서의 시청률은 100%에 가깝다”며 “이런 프로그램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없어져서 충격을 받은 시청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렇게 조용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KB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TV소설을 비롯해 ‘콘서트7080’, ‘VJ특공대’, ‘1대100’ 등 장수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없애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해 8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KBS를 효율적이고 ‘젊은’ 방송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행간에서 주요 시청층인 노인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김 감독은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젊은층과 달리 정작 TV를 가장 많이 보는 노년층이 소외되고 있는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도 제대로 낼 수 없는 힘없는 노년층을 챙길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KBS는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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