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장나라, 악녀 존재감 잡아먹는 美친 여주인공[TV와치]

[뉴스엔 이민지 기자]

장나라가 이렇게까지 잘 해낼 줄은 몰랐다.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 보는 안목으로 늘 흥행 드라마를 만들어왔지만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에서까지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고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이다.

어느날 갑자기 황후가 된 오써니 역의 장나라는 극 초반, 드라마의 코믹을 담당했다. 무명 뮤지컬 배우로 겪는 굴욕적인 상황들부터 황제 덕후답게 이혁(신성록 분)을 향한 무차별 애정 표현까지 오써니의 해맑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오써니가 황실 입성 후 황제의 진짜 얼굴을 깨닫고 황실의 비밀을 알아가면서 조금씩 흑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황제가 자신을 죽이려 한 이후 살아돌아와 황실을 부숴버릴 기세로 전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가 돌아왔다' 등에서는 여주인공보다 악녀 캐릭터들이 더 화제를 모았다. 악녀들이 기상천외한 악행과 경악스러운 뻔뻔함으로 무장해 말 그대로 미친 존재감을 보일 때 여주인공들은 착하고 순진한 모습으로 답답함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황후의 품격' 오써니는 이런 김순옥 작가의 전작 여주인공들과는 다르다. 비교해보자면 김순옥 작가의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킨 '아내의 유혹' 민소희와 닮은 모습.

황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랑에 빠진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절벽에서 살아돌아온 오써니의 흑화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황제와 민유라(이엘리야 분)가 함께 있는 곳을 급습해 쑥대밭으로 만들고 민유라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은 통쾌함을 안겼다.

'황후의 품격'에는 태후(신은경 분), 민유라, 서강희(윤소이 분) 등 자신의 야망으로 온갖 계략을 세우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악녀라 불릴만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오써니는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장나라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감정적으로 깊은 연기, 휘몰아치는 연기를 하게 될 것 같다.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드라마였다"던 장나라의 말이 영상화 된 듯한 모습이다.

12월 13일 방송된 16회는 비녀에 찔린 채 죽어있는 태황태후(박원숙 분)를 오써니가 발견하고 이 현장에 이혁이 나타나는 충격 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태황태후 살인 용의자로 몰릴 것이 예고되며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모인다. (사진=SBS '황후의 품격'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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