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대치동 돼지엄마가 말하는 'SKY캐슬'.."학원상담사 출신 점쟁이, 초성으로 갈 대학 찍어줘" [스경X이슈]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입력 2018. 12. 6. 13:06 수정 2018. 12. 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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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극 <SKY캐슬>(스카이캐슬)이 초반 무서운 질주를 보여주고 있다.

<SKY캐슬>은 첫 방송에서 시청률 1.7%에 그쳤으나 2회는 4.4%, 3회는 5.2%, 4회는 7.5%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초반 충격적인 사건 이후 점입가경으로 뻗어가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 미스터리한 분위기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명연기가 삼박자로 맞아 떨어지면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예약을 걸어놓은 상황이다.

<SKY캐슬>은 특히 국민적 화두인 사교육과 부모들의 욕망을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 소재지이자 사교육의 중심지 대치동 엄마들 마저도 “맞다, 맞아” 손뼉을 치며 보는 <SKY캐슬> 속 현실을 ‘대치동 돼지엄마가 말하는 <SKY캐슬>…“막장극 아닌 실제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로 담아본다. 대치동 학부형과 사교육 종사자의 증언을 재구성했다.

드라마 ‘SKY캐슬’ 포스터. 사진제공 JTBC

■한서진(염정아)는 딸 예서의 개인 코디네이터를 자르고 과외팀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지만 쉽지 않다. 팀 과외를 짜는 일이 이토록 힘든 일일까? “힘든 건 맞다. 성적도 얼추 비슷하고, 성향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팀을 짜는데, 팀이 만족스러울수록 외부에 팀을 오픈하지 않는다. 특히 라이벌은 절대로 끼워주지 않는다. 학원에서 개설되어 있더라도 엄마들이 짜온 팀이라면, 정규반으로 간주할 수 없어 원장이라도 오픈하기 어렵다. 요즘 상위권 대상의 내신 학원은 4명~6명 정도로 규모는 작아지고 학생 맞춤형으로 내신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이다. 학원에서 일대일도 성행한다. 단 비용이 몇 배 비싸다. 대규모 학원의 경우 수능이나, 선행을 준비하기 위한 목표로, 특성화된 1타 강사들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선행, 수능 1타 강사들도 각자 연구실을 두고, 학교별로 내신 문제를 연구해 시험 기간엔 내신 기출 문제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대입 수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을 반증하고 있다. 내신에 예민한 엄마들은 극 중 염정아의 딸처럼 팀 내에 갈등을 유발하더나, 특정 사유 (연애나 가족, 친구 간 갈등) 등의 이유로 집중하기 못하는 아이가 끼어있으면 그 아이를 반에서 빼달라고 학원에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원에서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를 뺀 팀 전체가 다른 학원으로 이동하거나, 해당 선생님과 과외팀을 짜는 진풍경도 허다하다.”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은 자신이 맡을 아이를 ‘의뢰’ 받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다. 가능한 얘기일까? “일부 맞다. 아이가 과학영재원 준비를 위해 학원을 알아본 적이 있다. 친한 엄마가 과학영재원에 들어가기 위한 필수 코스라고 특별히 점지해줬는데, 웨이팅을 걸려고 전화를 했다. 선생님이 성적, 수상실적은 물론 집안 히스토리를 물어 보더라.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애인지 부모들의 학력도 보는 것이다. 또한 큰 애가 영재원 출신이라면 학원 등록이 유리했다. 엄마가 어느 정도 노하우를 가지고 관리를 해 왔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란다. 학원의 힘에 엄마의 재력과 아이 관리 노하우를 더해야 성공적인 입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단다. 또 유명 학원은 학년별 대기번호가 200번이 넘는 곳도 있다. 그런 경우 기존 학원생 엄마들의 은밀한 추천으로 낙하산으로 학원에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면 곧바로 나오는 질문이 ‘어느 학생 어머니의 추천이시죠?’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한서진은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금괴를 선물한다. 실제 사교육 강사에게 잘 보이기위한 엄마들의 노력 있을까? “공교육 선생님을 향한 선물 공세가 김영란 법으로 막힌 만큼 사교육 선생님들에게 지극정성을 들이는 경향도 발생했다. 과거 모 은행장 자녀를 과외 한 적이 있는데 명절이면 보너스를 주는 것은 물론, 집안에 들어온 선물이라며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하고, 과일 상자, 굴비 등을 차에 가득 실어주더라. 드라마 속에서 김서형은 금괴 선물을 마다하는데, 이 의미는 대치동 강사들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엄마들의 사례는 정성이라고 생각하고, 사례 규모는 자신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믿는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단, 가능성이 없는 학생들의 선물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어차피 학원이란 10% 이내의 우수그룹을 바라보고 다니는, 90%의 학생들이 돈을 벌어주는 곳이니까. 1타 강사들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벌고 자존심도 하늘을 찌른다.”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은 노승혜(윤세아)의 집을 방문해 아이들 공부방을 둘러보며 “강압적 분위기는 뇌세포 활성을 방해한다”며 힐난한다. 실제로 공부방 배치나 분위기도 전문가의 손길을 구하나? “컨설팅을 할 때 포함되는 것이 아이 방 사진이다. 책상의 배치나 집중력 높이는 컬러 등을 조언해준다.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입시 전문 점집도 성행하고 있다. 신사동에 학원 상담사 출신의 점술사가 운영하는 점집들이 있다. 한 두 곳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학기마다 순회를 하는 엄마들도 있다고 한다. 3~6개월 대기할 정도로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 번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무슨 근거나 빅데이터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아이의 증명 사진만 보고 아이의 특성, 적성, 성적을 예측하더다. 입학에 유리한 대학교를 초성 점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점을 보는 내내 예약 전화가 울려댔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서진의 둘째 딸 예빈은 편의점에서 과자를 훔치는 등 일탈을 행한다. 공부 강박에 빠진 대치동 아이들은 실제로 일탈을 벌일까? “다른 지역에 비해 학생들의 목표의식도 강하고, 학원 내의 면학 분위기도 가장 잘 조성된 곳이 대치동이다. 하지만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굉장히 많다. 솔직히 유명 대형 학원에 가도 아이들의 30%는 딴짓을 하거나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을 깨우고 분위기 관리하는 멘토 선생님을 따로 두기도 한다. 그래서 대치동에서 학원 만큼 잘되는 곳이 청소년 신경정신과 병원이란 말이 있다. 어떤 병원은 전략적으로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을 만들어놓은 곳이 있다. 한 번 상담받아 본 적이 있는데 아이를 진단해주고 심리상담과 함께 10번 정도 프로그램에 참여 하는데 2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했다.”

■시놉시스 인물소개를 보면 예서(염정아 딸)은 우주(이태란 아들)에게 심쿵한다. 이로 인한 성적의 변화와 부모들 간의 갈등이 증폭될 조짐이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코디인 김주영(김서형)의 개입도 예상된다. “대치동에도 이성 교제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애들이 되게 많다. 학생들의 연애로 발생하는 학교의 문제는 대치동에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일부 아이들끼리는 성적이 높은 아이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이성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쟤 꼬시면 얼마 줄게’하며 일부러 매력적인 이성을 라이벌에게 붙이는 식이다. 그 뒤에는 엄마들의 묵인과 자금력이 함께한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신 등급을 따내는 곳이 바로 대치동이다. 또 고등학생 아들이 동급생 아이와 교제하며 성적이 떨어지고 정신을 못차리자 자퇴를 시키거나, 특목고의 경우 상대 아이가 조기 졸업 할때까지 아들을 병과로 1년 유급시킨 경우도 있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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