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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아이즈원, 꽃길 앞에 드리운 '우익 논란' 도돌이표

강선애 기자 입력 2018.10.31. 14:18 수정 2018.10.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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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강선애 기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프로듀스48’ 방송 당시부터 우익 논란에 시달렸던 아이즈원 일본인 멤버들이 정식 데뷔 후에도 같은 이유로 비판에 직면했다.
 
아이즈원은 지난 8월 31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48’에서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로 선정된 최상위 12명, 장원영, 미야와키 사쿠라, 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야부키 나코, 권은비, 강혜원, 혼다 히토미,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으로 구성된 한일 합작 걸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29일 첫 번째 미니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전부터 팬덤이 형성돼 있던 그룹인 만큼, 아이즈원은 데뷔 이후 눈에 띄는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타이틀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는 음원차트 10위 안에 안착했고, 발매 당일 하루에만 34,000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성적만 보면 아이즈원의 ‘꽃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듀스48’ 방송 때부터 제기됐던 ‘우익 논란’이 다시금 아이즈원의 발목을 붙잡는 모양새다.
 
일본인 멤버들의 원 소속그룹인 AKB48은 ‘프로듀스48’ 방송 당시 우익 논란에 휩싸였다. AKB48이 과거 전범기가 그려진 공연 의상을 입었고, 우익 공연 무대에 오르거나, 기미가요 제창 등을 했다며 이들의 한국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게다가 AKB48을 키운 아키모토 야스시가 대표적인 우익 성향으로 문제 되는 발언과 행동을 해온 인물로 알려지며 그가 만든 AKB48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프로듀스48’ 때부터 따라다닌 ‘우익 논란’의 불씨는 아이즈원으로 옮겨붙었다.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가 AKB48 소속이란 이유로 ‘우익 그룹’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심지어 지난 28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일본 우익그룹 아이즈원의 공영방송 출연을 금지시켜 주세요’란 글까지 올라왔다. 청원자는 “AKB48은 일본 우익 활동에 적극적인 그룹이고, 이번에 아이즈원으로 데뷔하게 된 멤버 중에도 우익 관련 콘서트 등에 참여한 전력이 있는 멤버가 있다”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 아이즈원이 출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31일 오후 2시 현재,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공영방송인 KBS의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 게시판에도 아이즈원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본어 가사로 만들어진 아이즈원의 노래가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KBS는 지난 30일 아이즈원의 데뷔 앨범 수록곡 중 '반해버리잖아?(好きになっちゃうだろう?)'가 “가사 전체가 일본어로 구성됐다”며 방송심의 관련 규정에 저촉되기에 방송에 부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애초에 한일 합작 그룹으로 만들어졌기에 한국어와 일본어가 모두 들어있는 음악을 하는 게 아이즈원의 그룹 색깔이지만, 정작 한국 방송에 그런 곡으로는 출연조차 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졌다.
 
안그래도 ‘우익 논란’으로 시끄러운데, 한국인 멤버마저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 30일 방송된 JTBC ‘아이돌룸’에 출연한 아이즈원의 강혜원은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팬이라며 “‘진격의 거인’ 3기가 나왔으니 많이 봐달라”고 홍보했다.
 
‘진격의 거인’은 원작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가 우익, 혐한 논란에 휩싸이며 ‘우익 만화’라고 비판받은 작품이다. 또 영화화가 되며 조선인 강제징용의 역사적 아픔이 서린 ‘군함도’에서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우익 만화’로 여겨지는 ‘진격의 거인’을 홍보하는 모양새가 됐으니, 강혜원을 향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아이즈원을 둘러싼 ‘우익 논란’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아이즈원의 공영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글도 있지만, “아이즈원은 그냥 꿈을 이루고픈 소녀들이다. 정치이념의 표적으로 삼지말라”는 내용의 청원 글도 잇따르고 있다. 멤버 개개인의 성향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이들이 AKB48 소속이란 이유로 싸잡아 비난받거나 정치적인 문제로 확대시킬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일 양국을 둘러싸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독도, 위안부 등 다양한 문제들과, 역사에서 기인한 양국의 깊은 감정의 골을 봤을 때, 아이즈원을 향한 우익 논란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도돌이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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