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옛 전성기 복제하다 웃음 뚝, 이수근도 무색한 이유[TV와치]

지연주 2018.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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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지연주 기자]

‘개그콘서트’가 10년 전 전성기를 그리워한 탓일까. ‘개그콘서트’는 옛 인기코너를 자기 복제하며 시청자에게 웃음 대신 씁쓸함을 안겼다.

개그맨 이수근은 10월 21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에 11년 만에 깜짝 등장했다.

이수근은 ‘해봅시다’ 코너에 우유 모델로 출연했다. 이수근은 2007년 인기코너 ‘키 컸으면’ 노래를 부르며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수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160cm, 동산 위에 올라서도 160cm”라고 말했다. 클라이언트 역할을 맡은 권재관은 “이수근 쓴다고 우유 매출이 오를 것 같아? 내기할래?”라고 질책했다. 그러자 이수근은 “내기하지 말자. 내기하면 큰일 난다. 네가 좋아하는 RC카도 못 한다. 나처럼 된다”고 자학개그까지 선보였다.

분명 이수근의 출연은 시청자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키 컸으면’과 ‘고음불가’ 개그는 더 이상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지 못했다. 거기에 이수근이 코너 중간에 보였던 중국어 개그는 tvN ‘신서유기’ 등에서 이미 많이 노출된 바 시청자에게 진부함을 안겼다.

박영진은 ‘러브라더’ 코너에서 아내 디스 개그를 구사했다. 박영진은 “결혼 2년 차 사랑쟁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어 “혼자 살 때는 세상 물정을 몰랐다. 예쁜 아내 덕분에 우유는 유통기한 지나고 먹어도 탈이 안 난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고무장갑 안 하고 설거지하면 습진 걸린다는 걸 직접 체험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박영진에게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먹이고, 고무장갑 없이 설거지시켰다는 걸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VIP 아내를 ‘내 돈 냠냠’이라 부른다”고 농담했다.

박영진은 지난 2010년 코너 ‘두분토론’을 통해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박영진은 ‘두분토론’에서 “소는 누가 키우냐”, “여자가 말이야” 등 유행어를 남겼다. ‘두분토론’ 자체가 사회 속에 자리 잡은 남녀 편견을 꼬집는 코너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박영진은 여성을 비하하는 중장년층 캐릭터를 맡았다. 박영진은 ‘러브라더’에서도 ‘두분토론’과 비슷한 개그를 구사, 시청자의 성장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코너 ‘다있Show’를 맡은 유민상, 김수영, 송영길도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은 “결혼할 때도 흙돼지(결혼할 때는 흙침대)”, “네가 참 소라(네가 참 좋아)” 등 히트곡의 가사를 재치있게 개사하는 개그를 선보였다. 그러나 세 사람의 개그는 과거 “아하 그렇구나” 유행어를 남긴 도레미 트리오를 연상케 했다. 노래를 개사해 웃음을 부여한다는 점, 노래가 끝난 뒤 짤막한 콩트를 선보인다는 점이 유사했다.

‘Scens(신) 봉선생’ 속 오나미와 신봉선도 과거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신봉선은 서태훈과의 커플연기를 통해 외모비하 개그로 코너를 채웠다. 서태훈은 신봉선의 외모를 보고 키스신을 거부했다. 신봉선은 후배 역할로 출연한 서태훈과 오나미를 각각 남자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해 웃음을 유발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세 사람이 선보인 외모비하 개그는 지금껏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질책받았던 점을 답습한 것에 불과했다.

중복된 코너 속에 눈에 띈 것은 ‘비둘기 마술단’이었다. 권재관을 중심으로 개그맨들은 사람 축소 마술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웃음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에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개그콘서트’는 과거 인기 코너를 복제한 듯한 유사코너를 쏟아냈다. 신선함을 찾아볼 수 없는 개그가 ‘개그콘서트’ 시청률 추락의 가장 주된 요인이 아닐까. ‘개그콘서트’는 이제 과거의 전성기를 그리워할 때가 아니다. 전성기에서 추락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도약을 위해 신선한 도전을 해야 할 때다.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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