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로 간 아이들' 상처를 감싸는 뜨거움, 감독 추상미의 도전 [종합]

김수영 기자 2018. 10. 15. 1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수영 기자]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 한국전쟁 고아의 가슴 아픈 과거를 추적하며 상처를 감싸 안는 뜨거움을 이야기한다. 배우 아닌 감독으로 나선 추상미가 묵직한 주제로 큰 울림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감독 추상미·제작 보아스필름)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겸 감독인 추상미가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와 폴란드 선생님들의 비밀 실화, 그 위대한 사랑을 찾아 남과 북 두 여자가 함께 떠나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추상미가 배우에 이어 감독으로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간 추상미는 단편 영화 '분장실' '영향 아래의 여자'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 영화는 추상미의 첫 장편 도전이자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이날 추상미는 감독으로 활동하는 것과 배우로 작품에 임하는 것의 차이점을 밝혔다. 그는 "모든 예술 분야는 본질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주제를 해석하고 분석한 후 결과물로 내보내야 하는 것은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배우를 할 때는 세상과 많이 분리된 느낌이다. 내면의 세계에 더 몰두하고 위해 외부적인 것과 단절된 시간이 많았다. 반면 영화감독으로서의 나는 세상에 훨씬 더 열려 있었다. 세상과 분리되지 않고 타인과 내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여정은 추상미가 제작하는 극영화 '그루터기들'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추상미는 극영화를 공개하기에 앞서 사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극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폴란드를 가고, 생존자들의 증언도 듣기 위해 폴란드 측과 접촉을 해보니 교사분들의 나이가 80대 후반이었다"면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실화였기 때문에 이분들의 실존 모습과 육성을 기록으로 남기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추상미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는 극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일단 관점이 다르다. 극영화라 하면 폴란드로 보내진 아이들의 시선을 다룰 거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폴란드 선생님들에 많이 집중이 돼 있다. 극영화가 아이들의 이야기라면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분단의 상황이나 한국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추상미가 역사적인 문제를 담은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에는 배우인 부친 추송웅의 영향도 있었다. 추상미는 먼저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영화 '소리굽쇠'를 제작한 친오빠 추상록에 대해 언급하며 "오빠와 내가 시대적인 이슈를 논하는 건 없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예전에 아버지가 자유에 대해 다룬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을 원작으로 연극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시위를 하는 학생수가 줄어들 만큼 많은 학생들이 극장에 와서 연극을 봤다고 하더라"면서 "아버지가 좋은 예술작품 하나가 분노를 멈추게 하고 성찰을 하게 만든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술가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셨다"고 말했다.

특히 추상미는 "나도 항상 작품에 대한 소재를 찾을 때 사회의 상처나 문제에 대해 많이 찾는다"면서 "상처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 삶과 마찬가지로 상처로부터 좋은 것들이 많이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걸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렇기에 추상미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가 가져올 희망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분들의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개봉이 되면 더 많은 소식이 들려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상미는 영화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프와코비체 양육원 원장의 말을 꼽았다. 그는 "원장님이 '아이들이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타국의 아이들이 아니라 내 유년시절의 아이들 같았다. 아이들에게 커리큘럼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모든 선생님들에게 엄마 아빠라고 부르도록 하게 했다'고 말한다. 또 본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돌아봤을 때 가장 잘한 일, 만족스러운 일이 북한 고아들을 돌본 일이라고 하셨다"며 감격했다.

끝으로 추상미는 "폴란드 교사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또 다른 민족의 아이들을 품는데 썼다. 우리한테 분단에 대한 상처가 어떻게 고민됐나 생각했다. 증오하고, 프레임을 만들고,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 것은 분명한데 이걸 조금 더 선하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어떤 분들은 영화를 보며 눈물을 많이 흘리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것 같다"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재차 강조했다. 31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김수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폴란드로 간 아이들' 포스터, 스틸]

추상미|폴란드로 간 아이들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