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비교불가 빠르다? '안시성'의 지나친 자신감[무비와치]

[뉴스엔 배효주 기자]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이 9월 26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9월 19일 개봉한 후 8일 만에 이룬 성과다. 이에 '안시성' 배급사 NEW, 홍보사 호호호비치 측은 이날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은 가장 빠른 흥행 속도"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추석 연휴 시즌 개봉한 유일한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가 개봉 11일 만에 300만 관객 돌파 시점과는 비교 불가의 빠른 속도다"며 "한국영화 흥행사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 계산에 불과할 뿐, 말처럼 '비교 불가' 흥행세는 아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는 2012년 9월 13일 개봉했다. 그해 추석은 9월 30일이니, 연휴 17일 전에 개봉한 것이다. 그에 반해 '안시성'은 추석 불과 5일 전인 9월 19일 개봉했다. 당연히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비해 대목 코앞에 개봉한 수준이니 '비교 불가의 빠른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300만을 돌파한 것은 연휴가 시작되지도 않은 9월 23일이다. 이처럼 개봉일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로 '안시성'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앞섰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게다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위를 차지할 때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이나 '테이큰2'같은 외화가 2위에 올라있다. '어벤져스' 시리즈처럼 고정 팬층을 확보한 작품도 아니며, 동원 관객 수도 현저히 적다. 그해 10월 11일이나 되어서야 한국영화 '회사원'(감독 임상윤)이 개봉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천만을 향해 독주할 발판이 충분히 마련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시성'은 상황이 다르다. '안시성'과 마찬가지로 대목을 노린 대작 '명당'(감독 박희곤)과 '협상'(감독 이종석)이 뒤를 쫓고 있어 관객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현재는 '안시성'이 1위 독주 중이나, 지난 2017년 설연휴 '더 킹'(감독 한재림)에 뒤지던 '공조'(감독 김성훈)가 입소문을 통해 흥행 역주행을 이뤄내며 결국 누적 관객수를 200만 이상 앞질렀던 것을 생각해보면, '명당'이나 '협상' 역시 '안시성'을 누르고 깜짝 역주행을 이뤄내지 못하리란 보장이 없다.

'안시성'과 '명당' '협상' 그리고 '물괴'(감독 허종호)까지, 추석을 겨냥한 BIG4 영화가 '윈윈'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현재, 결국 대작 네 편은 일단 손익분기점 도달이라는 목표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시성'이 흥행 역사를 새로 쓸지는, 현재로서는 지켜봐야 한다.(사진=영화 포스터)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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