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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조승우 "카메라, 아직도 무서워..평생 갈 숙제"

부수정 기자 2018. 9.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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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배우 조승우는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으로 분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명당'서 천재지관 박재상 역
"대본에 집중하며 연기"

"아직도 카메라 앞이 무서워요."

'조승우가 곧 장르'라는 찬사를 받는 조승우(39)가 의외의 대답을 들려줬다. 믿고 보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에게서 나온 뜻밖의 대답이었다.

'비밀의 숲', '라이프' 등 최근 브라운관에서 준수한 연기를 펼친 조승우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명당'(감독 박희곤)은 2명의 왕을 배출할 천하길지 대명당을 둘러싼 욕망과 암투를 통해 왕이 되고 싶은 자들의 묏자리 쟁탈전을 그린다.

조승우는 풍수와 사주, 천문학 등 음양학에 대한 모든 것을 통달한 조선 최고의 천재 지관 박재상으로 분한다. 박재상은 세도가 하늘을 찌르는 장동 김씨의 풍수 음모와 역모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조승우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보다 생동감과 속도감이 빛나는 영화였다"며 "디테일이 더 있었다"고 전했다.

'명당'은 2013년 개봉해 913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관상', 이승기와 심은경 주연의 개봉 예정작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로 알려진 작품이다.

조승우는 "이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두 작품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화 '명당'에 나온 조승우는 "인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지적에는 "(그런 점을) 이미 알고 시작한 영화"라며 "박재상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잘 티를 내지 않은 인물이다. 인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이뤄야 했다"고 말했다. "박재상은 스토리를 지닌 인물이에요. 청렴한 인물인데 세도가에 흔들리는 왕을 위해 자신의 능력으로 옳은 말을 합니다. 이후 모든 걸 읽고 13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갑니다. 그러다 흥선을 만나고 개인의 복수를 뛰어넘은 대의명분이 생기죠."

박재상은 흥선이 가야사를 불태웠을 때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 그는 "그때 박재상은 엄청난 감정적인 요동을 느낀다"며 "이후 박재상이 바뀌는데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땅을 찾는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점을 묻자 "감독님이 전문 서적을 줬다"며 "'명당'은 허구가 섞여 있는 작품인데, 여러 자료를 보면서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희곤 감독과는 '퍼펙트 게임'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박 감독을 믿고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는 "감독님이 만든 '인사동 스캔들'을 봤는데 전개가 빠르고 감각 있는 영화라 생각했다"며 "감독님은 특유의 개성과 감각이 있는 분이다. 감독님이 그간 두 차례 작품을 제안을 해왔는데 거절하다 '명당'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승우는 사극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원래 과거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나라의 역사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죠. 땅을 소재로 한 점, 흥선대원군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점 등이 신선했죠. 감독님이 사극을 한다면 새로운 사극이 탄생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죠."

작품이 정적이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적임 속에 태풍의 눈이 있다"며 "나중에 곱씹어 생각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자신했다.

영화 '명당'에 나온 조승우는 "무대가 가장 편하다"고 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박 감독은 조승우에게 명확하게 중심을 잡아줄 것 같아 박재상 역을 제안했단다. 배우는 "박재상은 다른 인물들보다 튀지 않은 인물"이라며 "이런 역할은 너밖에 할 사람이 없다면서 감독님이 설득하셨다"고 했다.

2000년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조승우는 '클래식'(2003), '말아톤'(2005), '타짜'(2006), '신의 선물 - 14일(2014), '내부자들'(2015), '비밀의 숲'(2017), '라이프'(2018) 등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로 소신 있는 캐릭터를 해온 그는 "확실한 메시지가 있는 작품에 끌린다"며 "더 나아가서 배우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내가 한 작품이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고 영향을 줬으면 합니다. 이런 점에서 배우란 참 멋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맨 오브 라만차' 할 때 이런 생각을 했죠."

유재명과는 '비밀의 숲', '라이프'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그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생겼다"며 "유재명 형은 함께하고 싶은 배우다. 형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연기 비결도 궁금했다. 그는 "모든 답은 대본 속에 있다"며 "대본을 파고 파고 또 판다"고 했다.

대본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는 그가 대본을 보지도 않고 선택한 작품은 딱 하나. 최호 감독의 '고고 70'이란다.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으로 분한 조승우는 "대본에 충실하며 연기한다"고 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조승우는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등 매체를 아우르며 활동한다. "일단 저는 무대에서 활동하는 게 가장 좋고 편해요. 드라마는 여러 대본을 갖고 계속 연기를 하잖아요. 일주일에 영화 한 편씩 개봉하는 셈이죠. 드라마는 시간만 충분하다면 연기할 맛이 나는 즐거운 작업입니다. 영화는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로케이션이 많다 보니 흐름이 끊기기도 합니다. 저한테는 영화가 가장 힘들어요."

그러면서 그는 "난 아직도 카메라가 부담스럽다"며 "모든 걸 집중한 채 카메라를 보는 게 두렵다. 평생 갈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불편한 일을 계속 해왔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게 무대 연기에 도움이 된다"며 "카메라 연기와 무대 연기의 조화를 잘 이루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조승우에게 포기할 수 없는 신념은 무엇일까. "선택해서 실패하더라도 후회하지 말자고 다짐해요.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자고도 마음을 다잡고요. 타인에게 피해도 주지 말아야 하고요."

'명당'이니 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땅에 관심이 있냐고 묻자 "없다"며 "나중에 집을 짓고 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미소 지었다.

조승우표 멜로 연기를 바라는 대중도 많다. 그는 "의도적으로 안한 건 아니다"며 "사랑을 대놓고 표현하는 작품보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담는 작품에 끌린다"고 했다.

11월에는 뮤지컬 무대에 선다. 2004년 초연부터 네 시즌을 함께해 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다시 합류했다. 그는 "때가 됐다"는 답을 들려줬다. "많은 분이 원하시는 목소리도 들었고,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저는 원래 무대 배우고요. 무대에 서는 건 숨 쉬듯 당연한 일입니다."

조승우에게 배우의 초심이 떠오르냐고 묻자 "뮤지컬 배우를 꿈꾸다가 영화로 데뷔했는데 그때 초심은 없었다"고 웃었다. "'맨 오브 라만차'를 보고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내 모든 걸 받쳐서라도 무대에 서고 싶었죠. 10년도 안 돼 꿈을 이뤄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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