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 한 벌 제작에 2억원.. '미국판 복면가왕'은 차원이 다르죠"

백수진 기자 2018. 9.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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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티스 前NBC 제작자 내한 "지금이 한국 예능 수출할 適期"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를 제작한 크레이그 플레스티스(55)가 한국 예능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MBC 예능 '복면가왕' 포맷을 수입해 미국판으로 제작했고, 내년 초 폭스TV에서 'The Masked Singer'란 제목으로 방영한다. 5일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참석차 서울에 온 그는 "미국인들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한다. '복면가왕'에 이어 한국에서 두세 포맷을 더 사들일 계획"이라고 했다.

5일 만난 크레이그 플레스티스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와 ‘복면가왕’의 성공 비결은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포맷”이라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지난달 공개된 미국판 '복면가왕' 예고편에 한국 네티즌들은 "원조를 뛰어넘는다" "규모가 다르다"고 환호했다. 얼굴만 가리는 한국의 '복면'이 미국에선 피부색 조차 알 수 없도록 온몸을 감싸는 화려한 복장으로 변신했다. 의상 한 벌 제작하는 데만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스티스는 "레이디 가가와 케이티 페리 의상을 제작한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스타 섭외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그래미상, 에미상 수상자 등 최고 재능을 가진 스타들이 주인공. 그는 "별 볼일 없는 사람만 섭외됐다면 아예 쇼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출연자 정체에 대한 보안도 철저했다. "미국 펜타곤 수준의 철통 보안이었어요. 제작 스태프보다 보안 요원이 더 많았고 스타를 따라온 동료도 모두 가면을 씌웠죠."

미국 LA에 있는 태국 식당에서 태국판 '복면가왕'을 처음 봤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하고 TV에 빠져 있었다"면서 "그때 '이건 우리가 가져와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미국판 복면 가왕인 ‘The Masked Singer’ 예고편의 한 장면. 피부색으로 인종이 드러나지 않게 온몸을 가리는 의상을 제작했다. /FOX


플레스티스는 세계 최초로 거대 전투 로봇들이 겨루는 예능을 제작할 만큼 모험심이 강하다. NBC 리얼리티 책임자였을 때 타 방송사에서 거절당한 '아메리카 갓 탤런트'를 가져와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다. "심사위원이 노래를 듣다가 중간에 버튼을 누르면 '×'가 뜨고 탈락하는 형식이 당시엔 굉장히 새로웠어요."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로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을 스타로 만든 '어프렌티스'도 그의 손을 거쳤다. 당시 NBC 간부였던 그는 "그땐 트럼프가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고,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허풍과 호들갑이 심한 사람이라 리얼리티 쇼에는 잘 어울리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파생 상품 비슷해지는 요즘 예능은 비판했다. "전 세계 어디서든 일부만 변형한 예능이 쏟아지고 있죠. '또 다른 게임 쇼' '또 다른 오디션'이라고 홍보하지만 사실 비슷한 포맷의 반복입니다."

플레스티스는 "최근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같은 아시아 콘텐츠가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한국에는 앞으로 6개월이 미국과 전 세계에 진출할 좋은 시기"라고 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밀리는 방송사에도 조언했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처럼 동시간에 여러 사람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이제 TV는 넷플릭스가 하지 못하는 것을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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